6월엔 거의 날마다 메르스와 비 이야기가 인사말이었다.
이 번엔 비가 흡족히 내리다.
밤새 그리고 아침, 또 낮에도 강약을 달리하여 기분좋게 내린다.
기쁜 마음에 '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뛰쳐나가 춤을 추고 싶다.
몹시 기다린 까닭에 마중예의를 다하여 비만 바라본다.
비를 맞는 사물들의 표정을 살핀다.
비가 내려와 닿는 소리는 여러 음향이다.
세멘바닥에는 '딱 딱' 거리는 소리, 낙수물통에는 퐁~퐁 울리는 소리로
또 고구마 이랑 위 검은 비닐 덮개 위에선 '타 타 타' 튀기는 소리
흙모래엔 세미하고 부드러운 리듬으로. 파잎에선 방울 방울 미끄러져 내리고.
산천초목 모두가 하늘에서 내려주는 빗물로 부드러운 표정 꽉 찬 부요함과 생기를 얻었다.
참 고마운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