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 산탐방 일기 2
이 성 희
鴨綠江단교는 신의주과 단동을 잇는 다리이다. 1911년 1943년 2개의 다리가 가설되었는데 먼저 가설된 다리는 6.25때 파괴되었고 상류 쪽만 조.중우의교라 개칭하였다. 다리를 건너 잘려진 부분에 이르렀다. 어김없이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고... 우리는 언제나 6.25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인들은 그 상처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虎山長城은 고구려성인 千里長城의 끝 泊灼城 터에 1990년에 성벽을 쌓고 만리장성의 기점이라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만리장성은 B.C 2세기경에 축조되었고 고구려 성은 그보다 훨씬 후대인 A.D 5-6세기경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곳은 요동반도에서 평양성으로 이어지는 교통로를 방어하는 성의 하나였다. 북한의 국경이 그 가운데를 지나고 있다고 한다. 일행 중 아무도 원하지 않아 長城에 올라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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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는 인근 북한식 식당 고려정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화려한 미니 한복 차림의 아가씨들이 우리를 안내한다. 식탁은 이미 깔끔하게 차려져 있었는데 마악 자리에 앉아 수저를 들자 갑자기 음악소리가 들리며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미 들은 터라 별 감정이 없을 줄 알았는데 < 아리랑 >을 부르기 시작하자마자 뜻하지 않은 설움이 북받쳐 올랐다. 무슨 까닭인가. 이북이 고향인 부모님 생각이 난 것일까. 그 뿐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은 짧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곳의 종사원들은 모두 高學力의 美人들로 단단히 교육을 받고 투입된 듯했다. 一行 중 한 사람이 북한식 말투를 흉내내어 말을 붙여 보았지만 전혀 반응도 없었고 심지어 미소조차 없는 얼음장 같은 얼굴들이어서 분위기가 써얼렁했다. 화장실까지 개별로 따라 왔으며 식사가 끝난 후에는 식당 입구까지 배웅(?)을 했다. 누가 저 고운 아이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앗아갔을까. 씁쓸하다.
식후 한국식 노래방에서 잠시 쉬었다가 심양시내로 향한다.
엊그제 미처 못보았던 도시위용이 드러났다. 옛날 만주지역의 <봉천>은 이제 거대공업도시로 탈바꿈한 듯, 모든 건물의 거대함에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롯데백화점도 있었다. 인구는 천만 남짓이지만 면적이 넓어 한 번 돌아보는데 3,4일이 걸린다고 한다. 반면에 주변 공기는 탁하고 무거웠으며 뒷골목에 쌓여있는 쓰레기는 엄청났다. 發展하는 도시의 빛과 그림자다. 상점은 모두 일찌감치 문을 닫는다. 그 후에 노점상이 어둠을 밝히고 저녁 손님을 끌어모으는 것 같았다. 우리들도 마지막 밤을 그 노상에 둘러 앉아 한잔의 맥주로 달래야 했다.
24일
공항까지 가는 길은 대도시답게 혼잡스러웠다. 아침 출근길 시내 버스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짧은 여정이 끝나고 우리도 다시 그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인천에 내리니 오후 1시 20분. 예상은 했지만 공항은 텅텅 비어 있었다. 각자 짐을 챙겨 집으로 흩어진다.
※지금의 백두산은 북한쪽 면적이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는 중국의 칭바이산(장백산)이다.
역시 백두산을 민족의 始原으로 중시하는 청나라 강희제와 조선 숙종이 1722년 백두산 정계비로 국경을 정했지만 1909년 일제가 남만주 철도부설권의 대가로 백두산의 대부분을 청나라에 넘겼다고 한다. 그나마 지금의 백두산은 북한이 중국과 협상을 통해 되찾은 것이라고 하니 김정일에게 감사해야 할까보다.
백두라는 이름이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마음속의 향수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지금 중국은 대대적인 觀光地區로 거듭나기 위해 백두산 일대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라고 하니 엄청나다. 우리는 단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시설에 발을 들여놓아 그들의 주머니를 불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억울한 생각도 든다. 北韓이 남아 있는 수려한 동쪽 면이라도 개발하여 개방한다면 그들의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民族의 聖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꼭 그리 되기를 희망해본다. 그 때 다시 陸路로 올라가 천지 물에 손이라도 담글 수 있기를.
박상규 이상훈 김영길 강기종 김양자 김종숙 강소화 박정애 이성희 이석영 이미화 진영애 정영경 정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