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
2014년 09월 02일 (화) 경상일보
고통에 좌절 말고 다가올 행복 기다려야
영혼의 기쁨은 힘든 육체도 춤추게 해
아침마다 세수하듯 영혼의 그을음 닦길
신은 자연과 인간을 창조하였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우리의 자유의지에 달렸다. 삶의 모습이 다양한 만큼 어느 길이 정답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수 는 없다.
영혼의 기쁨은 힘든 육체도 춤추게 해
아침마다 세수하듯 영혼의 그을음 닦길
신은 자연과 인간을 창조하였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우리의 자유의지에 달렸다. 삶의 모습이 다양한 만큼 어느 길이 정답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수 는 없다.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마냥 재산·권력 그리고 명예를 지향하다가 곤경에 빠지는 사람들을 자주 보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순간의 유혹에 편리한 지름길을 가다가 평생을 그르치는 이들도 많다.
천사와 악마는 별개가 아니라 한 사람 안에서 같이 공존한다. 선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지만 악은 솔깃하고 자극적이며 마음을 빼앗는다. 우리의 마음은 정원과 같아서 자주 가꾸지 않으면 악이라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선을 가린다.
신은 자연을 닮으라고 암시를 주는데도 인간은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편리한대로 산다. 언제 밤하늘의 별을 헤아려보고 숲 속에서 새의 노래를 듣고 야생초의 꽃 향기를 맡아 보았는가. 자연의 소리가 법문이고 설교인데 우리는 교각화된 지식의 틀에 익숙해져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이 퇴화되어 인위적인 자극에만 익숙하게 반응한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고막을 두드리는 메탈음악, 달콤한 조미료가 가미된 음식에 길들어져 근시안적 삶에 익숙한 나머지 자연의 아름다움과 내 곁의 이웃을 보지 못한다.
때론는 이 것이 아닌데 하면서도 세상의 조류에 휩쓸려가며 구원의 손길을 바라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삶과 죽음을 아름하여 진리를 인도해줄 종교가 손에 닿지 않는다. 때로는 일상 생활에서 생긴 마음의 생채기를 어루만져 주며 위로를 받고 싶다. 낮은대로 임하라는 종교의 가르침을 인도하는 성직자들이 종교권력의 성을 쌓고 세상의 고통과 아픔에는 무딘 채, 지킬 계명만을 강조하며 높은 곳에 앉아 군림한다.
종교가 세상을 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세상이 종교의 부패와 종교인들의 타락을 걱정하고 있으며 세상이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고 있는데도 종교지도자들은 그런 사실을 외면하고 신의 이름으로 대우받기를 원하며 낡은 틀에 안주하고 있다. 종교의 본질은 사랑과 자비이다. 종교 본연의 가르침과 달리 나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신앙, 교인들만 선택된 인간이며 타 종교나 비신자들을 이단시하는 사시적인 편견이 세상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심지어 천사의 탈을 쓴 악마들이 신을 찬양한다. 이 세상에서 천국을 만나야지 죽어야 가는 다른 천국은 없다. 자연을 닮아 서로 나누고 조화롭게 산다면 이미 천국은 시작된 것이다.
선교사가 아메리카에 진출하기 전에도 인디언들은 이미 신의 섭리를 알고 있었지만 그 표현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서로 다름을 극복하고 소통하기 위하여는 나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 인생의 마지막날 모든 걸 이 땅에 내려놓고 영혼만이 가지 않겠는가. 신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비를 뿌리고 햇볕을 준다. 선물을 고마워하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신은 인간을 벌하기 보다는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더불어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종교가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하여는 성직자와 신자가 종교의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달은 아니다. 지난 광화문 종교 집회와 깔끔한 전·후를 보면 법정스님, 김수환 추기경과 동시대인 우리는 이미 근본적인 소양은 갖추고 있으나 더 많은 참사랑의 현양에 목말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늘에서 내려온 성자가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우리에게 잠든 신성을 깨우쳐 주었고 참 믿음을 보여주었다.
이유있는 고통은 있어도 의미없는 고통은 없다고 한다. 고통에 침몰해 좌절하기 보다는 뒤 따라오는 행복을 기다려야 한다. 아침마다 세수하고 거울을 보듯 우리 영혼의 그을음을 닦아야 한다. 육체의 안위는 영혼을 나태하게 하지만 영혼의 기쁨은 힘든 육체도 춤추게 한다.
조현오 울산시티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