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제대로 된 세상에 살고 싶다
사회적인 신뢰와 가치관이 무뎌진 시대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에 충실해야할 때
해결의 첫 단추는 밥상교육과 인성교육
2014년 05월 27일 (화) 경상일보
세월호 침몰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희생된 학생들이 우리 가슴을 무겁게 하고 암울한 기운이 사회 깊숙히 스며 들었다. 젊은이들이 죽음을 맞닥뜨리는 순간, 현장중계를 통해 방관자로서 가슴만 조이며 발만 구르고 있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과 선원은 뺑소니치고, 구조요원들의 상황조치는 극도로 미흡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제 역할을 잃은채 우왕좌왕하는 사이 보호 받아야 할 젊은이들이 짧지 않은 시간동안 서로 부둥켜 안고 울며 사투하며 위로하였을 순간을 생각하면 슬픔보다 분노가 앞선다.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에 충실해야할 때
해결의 첫 단추는 밥상교육과 인성교육
2014년 05월 27일 (화) 경상일보
세월호 침몰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희생된 학생들이 우리 가슴을 무겁게 하고 암울한 기운이 사회 깊숙히 스며 들었다. 젊은이들이 죽음을 맞닥뜨리는 순간, 현장중계를 통해 방관자로서 가슴만 조이며 발만 구르고 있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과 선원은 뺑소니치고, 구조요원들의 상황조치는 극도로 미흡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제 역할을 잃은채 우왕좌왕하는 사이 보호 받아야 할 젊은이들이 짧지 않은 시간동안 서로 부둥켜 안고 울며 사투하며 위로하였을 순간을 생각하면 슬픔보다 분노가 앞선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사회 곳곳에 여러 종류의 세월호가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이 무책임한 선장이고 매맡겨진 탑승자들이다. 일상생활의 한 단편인 자동차와 교통문화를 바라보면 안전과 생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나아가 사회전반적으로 뿌리깊은 위험이 산재해 있다. 잘되겠지 하는 근거없는 낙관으로 일관한 모험주의, 나는 괜찮겠지 하는 자기 예외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면서 막연한 기대가 감각을 무디게 했다. 어쩌면 서로의 묵인하에 일상화 되었을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를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 잠재돼 있다. 특별히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지만 가능성에 항상 대비해야 하며 그 가운데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있어야 한다. 인본주의 사상이야 말로 가장 고귀하고 인류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물욕이 인간을 대리하면서 사람의 생명 대신 돈이 목표가 돼 안전규칙을 무시하고 불의를 묵인해주고 부패가 제도화되면서 이웃보다는 제 각기 이익을 찾아 해맨다. 성과지상주의와 ‘빨리 빨리’문화로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요시하다보니 깨끗한 실패보다 더러운 성공이 인정받는 사회가 돼 정직·성실·근면보다 눈치껏·재주껏 처세술을 부리는 비리와 부조리가 판을 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균형과 방향을 잡아줄 사회적 평형수라고 할 수 있는 신뢰와 가치관이 무더졌다. 신뢰는 사회의 자본이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끈끈한 정으로 윤활유 역할을 하는 바 이 것이 무너지면 불신이 만연, 제 각기 살아갈 방법을 모색함으로서 시스템을 신뢰하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된다.
하인리히 법칙에 의하면 큰 사건이 나기 전에 작은 징후가 수십번 나타난다고 한다. 미리 예측해 대처한다면 발생후 뒤치닥거리하는 것 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다. 우리 모두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건전한 시민정신 함량으로 경쟁보다는 공동체의식, 외형보다는 내실에 충실하는 것이 진정 유리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문제의 첫 단추는 교육이다. 부모들의 밥상교육과 학교의 인성교육이 참 근본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삶에 필요한 설명서를 습득, 삶의 필요와 목적을 알고 방향성과 가치관을 확보해야 한다. 선장과 경찰, 관리가 자신들의 진정한 역할을 알고 있다면 이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마지막 메시지는 ‘사랑해’라고 한다. 타인을 사랑할수 있어야 나도 사랑받는다. 공동체 이익을 위해 나의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경제적 부담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위기가 변화의 기회가 된다면 얼마나 값어치가 있을까. 아직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질서를 지키며 기다린 아이들이다. 타인을 위해 양보하고 목숨바친 승무원, 교사, 학생 그리고 현장에 뛰어든 잠수부, 자원봉사자들의 의롭고 따스한 마음이 분노와 절망을 어루만지면서 상처를 치유할 힘을 갖게 할 것이다.
조현오 울산시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