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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12.04.03 17:30

좋은 수필 (퍼 옴)

조회 수 109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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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좋은 것들

글 / 헬렌므로슬라 / 번역 류시화

 그는 내가 가르치던 미네소타주의 모리스에 있는 성모 마리아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우리 반 학생 34명 모두가 사랑스런 아이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마크 에클런드는 특별한 아이였다.

얼굴도 잘생겼고 특유의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 때문에 이따금 짓궂은 장난을 쳐도 밉지 않고 모두를 즐겁게 만들었다.

  마크는 또 늘 떠드는 학생이었다.

나는 수업 중에 허락 없이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마크에게 몇 번이나 주의를 주곤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내가 잘못을 지적할 때마다 마크는 매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 잘못을 바로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녀님!"

  처음에는 그런 말을 듣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그 말을 듣다 보니 곧 익숙해졌다.

한 번은 오전 수업 중에 마크가 너무 심하게 떠들어댔기 때문에 내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 그 당시 나는 신참 교사였다.

나는 마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분명히 말하는데, 만일 한 마디만 더 떠들면 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버리고 말 테다."

그런데 10초도 지나지 않아서 처크가 일러바쳤다.

"선생님, 마크가 또 떠들었데요."

물론 나는 다른 학생들에게 마크를 감시하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내가 한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만 했다.

그날의 일을 나는 마치 오늘 아침에 일어났던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교실 앞쪽에 있는 내 책상으로 걸어가 신중하게 서랍을 열고 넓은 접착 테이프를 꺼냈다.

그리고 한 마디 말도 없이 마크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 테이프를 크게 두 조각으로 잘라서는 마크의 입에다 엑스자로 붙였다.

그런 다음에 나는 다시 교탁 앞으로 돌아갔다.

  나는 마크가 어떻게 하고 있나 보려고 슬쩍 곁눈질을 해서 쳐다보았다. 그랬더니 그 순간 마크는 내게 윙크를 던지는 것이었다.

늘 그런 식이었다.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화가 난 내 행동에 주눅이 들었던 반 아이들이 모두 박수를 쳐대며 웃어댔고, 나는 다시 마크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 냈다. 내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자 마크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이것이었다.

 "제 잘못을 바로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녀님."

  그 해가 다 지나갈 무렵 나는 중학교로 옮겨가서 수학을 가르치게 되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크가 다시 내 수업을 듣고 있었다. 마크는 훨씬 더 미남이 되어 있었고 공손했다.

내가 가르치는 중3의 '어려운 수학'에 열심히 귀를 기울여야 했기 때문에 마크는 전처럼 떠들 수도 없었다.

  어느 금요일이었다.

수업 분위기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우리는 1주일 내내 난해한 수학 공식에 매달려 씨름을 했으며, 내 느낌에 학생들은 자포자기 상태인 것 같았다. 그리고 서로에게 잔뜩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나는 사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이 살벌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바꿔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 모두에게 백지 두 장씩을 나눠주며 적당한 간격으로 급우들의 이름을 전부 적게 했다.

그런 다음 그 이름 옆에다 자기가 생각하는 그 사람의 좋은 점과 멋지고 훌륭한 점 모두를 적으라고 말했다.

 그날의 수업은 그것을 작성하는 것으로 다 보냈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은 자기들이 작성한 용지를 나한테 제출하면서 교실을 나갔다. 처크는 미소를 지어 보였고, 마크는 이렇게 말했다.

  "저를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녀님,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토요일과 일요일 내내 나는 별도의 백지들을 가져다가 한 장에 한 명씩 학생들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그 학생에 대해 다른 학생들이 말한 내용을 거기에 전부 적어 내려갔다.

월요일이 되었을 때 나는 그 리스트를 남학생과 여학생 각자에게 나눠주었다. 어떤 아이는 두 장이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아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정말로 내가 그렇단 말야?"

아이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 왔다.

"내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이토록 멋있게 보일 줄은 몰랐는걸!"

"다른 아이들이 날 이렇게 좋게 생각하고 있는 줄 정말 몰랐어!"

  그리고 나서 수업이 시작되었고, 수업 중에는 누구도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들이 방과 후에 자기들끼리 혹은 부모에게 가서 그것에 대해 얘기를 했는지는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으니까. 어쨌든 내 시도는 성공을 거두었다. 학생들은 다시금 서로에게 우정을 느끼게 되었고 수업 분위기는 훨씬 좋아졌다.

학생들은 차츰 나이를 먹고 상급학교로 진학했다.

그로부터 여러 해가 흘러서 어느 해 여름인가, 나는 방학을 맞아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의 부모님이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 주셨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어머니는 늘 하시는 대로 내 여행에 관해 물으셨다.

날씨는 어떠했느냐, 어디를 들렀느냐, 재미는 있었느냐 등등이었다.

그러다가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문득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곁눈질을 하며 단순히 "여보."하고만 말씀하셨다. 그러자 아버지가 목을 한 번 가다듬고는 이렇게 입을 여셨다.

"얘야, 마크네 집에서 어제 밤에 전화가 왔더구나."

"그래요?"

나는 놀라서 말했다.

"몇 년 동안 통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마크는 잘 지낸대요?"

그러자 아버지가 나지막이 대답하셨다.

"마크가 베트남에서 전사했단다.

장례식이 내일인데, 마크의 부모는 네가 꼭 참석해 주길 바라더구나."

  오늘날까지도 나는, 아버지가 차를 운전하고 가시면서 마크의 죽음을 전했던 I-494번지의 그 길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

나는 군대용 관속에 누워 있는 병사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때가 처음이었다.

마크는 훨씬 더 미남이 되어 있었고 어른스러웠다. 그 순간에 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이것뿐이었다. 마크, 네가 다시 입을 열어 말을 할 수만 있다면 세상에 있는 모든 접착 테이프들을 다 내던져 버릴 텐데.

 성당은 마크의 친구들로 만원이었다.

처크의 누이동생이 미합중국 병사의 노래를 불렀다.

왜 장례식 날이면 비가 내리는 걸까?

그 날도 비가 줄기차게 퍼부어서 무덤까지 걸어가는데 애를 먹었다.

신부님이 통상적인 기도를 하셨고, 나팔수는 영결 나팔을 불었다.

마크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한 사람씩 다가가 마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관 위에 성수(聖水)를 뿌렸다.

관 위에 마지막으로 축복을 내린 사람은 나였다.

내가 관 앞에 서자 관을 메는 사람 중의 하나였던 군인 하나가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수녀님께서 마크의 수학 선생님이셨나요?"

나는 관을 응시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군인이 말했다.

"마크가 선생님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뒤 마크의 동창생 모두가 처크의 농장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그곳에 도착하니 마크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기다린 눈치였다.

"선생님께 보여 드릴 것이 있습니다."

마크의 아버지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면서 말했다.

"마크가 죽었을 때 품속에 이것이 있더랍니다.

우리는 선생님께서 이것을 기억하고 계시리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가 꺼낸 것은 노트 용지 크기만 한, 접혀 있는 두 장의 종이였다.

접힌 자리가 닳아서 여러 번 테이프로 붙인 흔적이 있었다.

나는 그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보지 않고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마크의 급우들이 마크의 모든 좋은 점들을 적어 낸 바로 그 종이였다.

마크의 어머니가 말했다.

  "이런 일을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보시다시피 마크는 이것을 늘 보물처럼 여겼답니다."

마크의 옛 급우들이 우리 주위로 몰려왔다. 처크가 약간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저도 아직까지 제 것을 갖고 있어요. 내 책상의 맨 윗 서랍에 항상 간직하고 있지요."

존의 아내가 말했다.

"존은 그것을 우리의 결혼 앨범에 끼워 놓았어요."

마릴린이 말했다.

"제 것은 언제나 제 일기장 속에 들어 있어요."

그러자 또 다른 급우였던 비키는 작은 손가방을 열어 지갑을 꺼내더니 그 안에서 너덜너덜해진 그 종이를 꺼내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전 언제나 이것을 갖고 다녀요."

비키는 반짝이는 눈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각자의 것을 간직했군요."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마크를 위해, 그리고 다시는 그를 만나지 못할 그의 모든 친구들을 위해 울었다.

               

 

 

 

 

 

  • profile
    정만호 2012.04.04 16:03
    좋은 글 잘읽고 감사합니다.앞으로도 아름다운 얘기들 많이 들려주세요
  • profile
    김영길 2012.04.04 16:51
    감동을 주는 수필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모르는 사이 물 두 방울을 훔쳐야 했습니다.
  • profile
    박창호 2012.04.11 08:40
    좋은 글이며 감동도 주네요. 자신들의 장점을 모르다가 어려서도 주위 친구들의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다는 것은 작금의 한국 교육도 좀 생각을 하여야 한다고 느낍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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