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중앙공원 및 율동공원 트렉킹기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때 이른 태풍 ‘메아리’가 서해상으로 통과할 거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오늘 산행 멤버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어떤 멤버들이 참가할까? 궁금해 하면서 약속장소인 분당 이매역으로 10시반까지 나갔다. 어? 생각보다 많이 참석했네.
멀리 김포에서 온 박효범이야 등산회장이니 그렇다 치고, 일산에서 거의 2시간이나 걸려 우무일이가 나왔고, 상계동쪽에서 민병훈, 남득현, 이성희가 나왔다.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김윤종을 비롯, 분당에서는 장용웅, 강기종, 김두경, 변병관, 심항섭이 나왔고, 그 외의 지역에서도 유정숙이와 이향숙, 그리고 정기봉, 민일홍, 송인식, 이재상, 신해순, 송인식이가 간편한 복장으로 나타났다.
당초의 예정대로 영장산으로 올랐다가 장어를 구어 먹으러 갈까? 부슬 부슬 오는 비이지만 혹시나 중간에 폭우로 변할지도 모를 날씨에 대비해서 안전하게 탄천으로 해서 율동공원으로 가는 길을 택할까? 결국 안전하게 김윤종이의 안내를 받으며 모두 탄천으로 접어든다.
갈대 숲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사이로 어제 내린 비가 시원하게 흘러간다. 큼직한 잉어들이 신나게 헤엄쳐 나가고 어미 오리가 귀여운 새끼들을 데리고 여유있게 노닐고 있었다. 비를 맞고 앉아 있는 왜가리의 모습은 좀 측은해 보인다.
곧 중앙공원으로 접어들어 선다. 이 곳은 원래 고려말 충신 목은 이색 후손 韓山 李氏들의 묘역이었던 곳이었는데, 1989년 분당 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시민 휴식처로 바뀐 곳이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여 어린 애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놀이터로,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겨울에 눈이라도 내릴 때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 만점인 곳이다. 오늘과 같이 녹음이 우거진 여름이 되면 이 곳의 야외 공연장에서 야간 축제도 이어진다.
새파랗게 잘 다듬어진 잔디밭 위에서 우리도 모두 기념사진 한 장 찍는다.
야외 공연장 나무 좌석에 앉아 잠시 막걸리와 간식을 들고 공원 정자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는 다시 탄천 길로 들어 선다. 아파트 촌이긴 하지만 시원하게 흘러가는 물 소리 때문인지 도시 소음이나 도시 냄새는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처음부터 2시간여를 걸었으니 운동은 제법 한 셈이다. 영장산 산행을 하지 못하여 아쉬운 감은 들지만, 분당에 10년 이상 살면서도 잘 알지 못하였던 새로운 트랙킹 코스를 걷게 된 셈이니, 나름대로의 운동은 잘 한 셈이다.
율동공원 호수가 나오고 율동공원 번지 점프대가 보인다. 호수 저쪽 너머로 요한 성당이 보이는 경치도 그럴듯해서 호수를 배경으로 다시 한번 기념사진 한 장 더 찍어 본다.
호수 옆에 위치한 풍천 장어집에서 이 곳으로 직접 온 박미자, 유미희, 황정환, 정숙자, 정영경이가 함께 합석하니 일행이 모두 24명이나 된다.
장어를 구어 먹으며 장어가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지, 왜 풍천 장어라는 말이 나왔는지, 우황 청심환의 원 재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박식한 한 테이블의 강기종이로부터 듣는다. 간암을 앓게 된 소의 간으로부터 채취하여 만든게 우황 청심환이라니 허? 신기하다. 곰팡이로부터 페니실린을 얻게 된 것과 일맥 상통한 건가? 아까 탄천 옆을 걸을 때는 민병훈이로부터 요즈음 유행하는 성체 줄기 세포에 대해서 그동안 알았던 인식을 새롭게 하였었는데..., 오늘 배운게 짭짤하다 . 매주 산에서 만나는 이재상이로부터는 저하된 우리 체온 상승 방법이니 잇몸 건강법이니 등 수많은 새로운 지식을 얻곤 하는데,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니 운동도 함께 하게 되고 새로운 상식도 덤으로 매번 얻어 듣는다.
식사를 마치고 일부는 당구장으로, 그리고 대부분은 근처의 노래방으로 들어간다. 분당에 온 친구들을 환영하는 기념으로 분당 사는 김두경이가 기분을 내잔다. 녀석의 노래가 유정숙의 백 댄싱으로 한껒 살아난다. 정숙자와 정영경, 유미희와 이향숙, 이성희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남득현의 샹송, 민병훈이의 부드러운 노래 등을 듣고 나서 1시간 반만에 노래방에서 나왔더니 요란하게 시끄러울 것 같았던 ‘메아리’가 어느 사이에 멀리 멀리 슬며시 북으로 사라져버리고 푸른 하늘이 구름 사이로 빼꼼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