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앨범

  • 사진영상

  • 옛 사진첩

행사앨범
  • thumbnail
    0
    2025-05-13
  • thumbnail
    0
    2025-03-25
  • thumbnail
    0
    2024-12-17
  • thumbnail
    0
    2024-11-29
  • thumbnail
    0
    2024-11-29
  • thumbnail
    0
    2024-05-22
  • thumbnail 2024-04-09
  • thumbnail
    0
    2024-04-09
  • thumbnail
    0
    2024-04-09
  • thumbnail
    0
    2024-04-09
  • thumbnail 2024-04-09
  • thumbnail 2023-12-16
  • thumbnail
    0
    2023-10-26
  • thumbnail 2023-06-28
  • thumbnail
    0
    2023-05-18
  • thumbnail
    0
    2023-05-18
사진영상
  • thumbnail
    0
    2024-07-25
  • thumbnail
    0
    2024-04-03
  • thumbnail
    0
    2023-07-31
  • thumbnail
    0
    2023-07-02
  • thumbnail
    0
    2023-04-26
  • thumbnail
    0
    2023-03-30
  • thumbnail
    0
    2023-03-30
  • thumbnail
    0
    2022-03-24
  • thumbnail
    0
    2019-03-18
  • thumbnail
    0
    2018-05-04
  • thumbnail
    0
    2017-08-16
  • thumbnail
    0
    2016-12-22
  • thumbnail 2016-05-20
  • thumbnail
    0
    2016-05-17
  • thumbnail
    0
    2016-05-17
옛 사진첩
  • thumbnail 2013-12-09
  • thumbnail
    0
    2013-12-03
  • thumbnail
    0
    2013-11-25
  • thumbnail
    0
    2013-11-04
  • thumbnail
    0
    2013-11-04
  • thumbnail
    0
    2013-11-04
  • thumbnail
    0
    2013-11-04
  • 2013-10-30
  • 2013-10-30
  • thumbnail
    0
    2013-05-14
  • thumbnail 2013-05-13
  • thumbnail 2013-04-29
  • 0
    2013-04-28
  • 0
    2013-04-28
  • 0
    2013-04-28
  • 0
    2013-02-25
자유게시판
2010.12.28 06:18

세 친구들

조회 수 1698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김성순의 병실에 있던 테이프 레코더의 카세트 테잎에서 제일 먼저 흘러나온 노래의 가사이다. 성순이를 위하여 어느 분이 녹음하여 준 테잎이었다. LA  서쪽 산타모니카 방향에 위치한 재향군인병원의 한 병실에서 청춘 김성순은 이 테잎을 들으며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였다.  뜨레스  디아스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부르던 노래라고 한다.  듣고 또 듣고 하여 덕분에 나의 귀에도 친숙하게 되었다 . 지금은 이 노래가 축복송으로 많이 유행되어 있지만, 그 때는 참 새로웠다. 당시 자신이  암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이야기, 이 노래를 그들과 같이 부르며 율동도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확신이 없었던  하나님의 사랑에 접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성순이는 울고 있었다.

그날 밤이었던가 아니면 성순이가  새  나라로 이사를 가고 나서인가 나는 이 순간의 성순이를 생각하며 몹시 부끄럽고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의 천진스럽고 깨끗하기 짝이 없는 모습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의 건방지고 거들먹거렸던  모습이  나의 친구의 그 모습에 반사되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는 성순, 무슨 기도한다고 종이에  써가지고 중언부언하였던 나 – 참 너무나 틀리었다.  

그의 등은 너무 오랜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 많이 헐어 있었고, 가끔 아파하고 답답해 하였다,  어느날 저녁 그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였다. 힘이 센 보조 간호사의 도움으로 침대에서 겨우 휠 체어로 옮겨 앉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자 마자 그의 누님, 그리고 주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누구의 선창 없이 함께 노래를 불렀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참 아름더워라, 주님의 세계는…”. 별로 아름다울 것이 없는, 아니 오히려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해가 막 지려고 하는 저녁 시간의  병원 뒷마당이었다. 그런데  우리들은 성순이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참 아름다워 보였고,  성순이와의 만남을 통해 알 수 없는 열매를 맺고 있었다.

 

2008년 LA의 무척 더운 어느 여름날이었다. 한국에서 온 윤상진과 같이 장경순의 집에 들렸을 때 경순이와 그의 가족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경순이의 병색은 아주 깊어 있었고 우리와 이야기하기도 힘들어 할  정도였지만 그는 애써 우리들을 반기어 주었다.  Mrs. 장의 얼굴도 무척 수척해  보였지만 복도에서부터 밝게 우리들을 대해 주었다.  어느 큰 교회의 반주자로 일하고 있는 그의 딸은  과일을 깎으며 우리가 계속 먹어주길 권하였다    또 경순이의  손녀는 쉬지 않고  우리 주위를 맴돌며 재롱을 부리고 있어, 나는 경순이의 아픔을 잊고 있었다.   아, 경순이가  이런 아름다운 가족 속에서  계속 오래 살수만 있다면…  하지만 우리가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경순에게 심한 통증이 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까, 6월 28일 이른 아침,  USC 병원에  벌써 여러날 입원해 있는 경순이에게 갔지만, 그는 이미 새 나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도 귀띔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요사히 부쩍 경순이는 많은 세월동안,  우리가 학교 졸업이후 서로 따로 따로의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에 있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왜 그랬을까, 나는 주로 그의 이야기를  듣는 쪽이었는데 지금  좀 후회가 된다,   나도 나의 이야기를 그에게 많이 해 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하고 아쉽다.  멀리,  떠난 곳으로 다시 돌아 간,  경순이를 포함한 나의 친구들은 여기 아직 남아 있는 나보다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정직하고 , 어린아이들의 모습이었고,  못했던 말들을 다하고 그리고  그의 주위의 사림들을 한없이 사랑하였다.  그리고 온화하고 겸손하였다.  경순이의 가족사랑은 참으로 남달랐고, 또 그의 아들과 딸들의 아빠사랑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아빠를 간호하기 위하여 그의 아들은 유명대학을 휴학할 정도이었다.  

장경순 -  고등학교 시절, 그는 한자가 많이 섞인 사상계라는 잡지를 읽고 있어 나로서는 그가 어려워 보이고 실제로 나보다 나이도 많아 형처럼 느끼어졌었다. 또, 그는 만사에 경솔했던 사춘기의 우리들을 형처럼 타이르기도 하고 그 자신은 늘 바른 생활안에 있는 분위기였다.  

어느날 나는 그와 더불어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었다. 눈치를 챈 그는 나를 건너방으로 안내하고 문을 닫아 걸고, 성경과 찬송가를 꺼내었다.  진통이 몇번 오는 아픔속에서도 그는 끝까지 꼿꼿이 앉아 있었다.  이 장면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하겠는데 그의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 충성된 마음은 모든 형식을 벗어난 어린아이와 같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신실하고 진지하였다.  오랜 투병생활을 하였던  나의 친구들은 항상 나에게 말할 수 없는 가르침을 주고 떠났다. 그래서 나는 항상 친구들의 덕을 보았고 아직도 덕을 많이 보며 살고 있다.

잊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경순이가 가고 없는 데도 그의 부인이 동창회비로 적지 않은 회비를 기부한 것이다.  당시는 넉넉지 못한 살림이었을 터인데도.

 

어떻게 보면 홍중선은 나에겐 아픈 친구가 아니었다. 그와 나는 건강한 친구들끼리의 사람들 처럼 지내왔다.  우리는 어떠한 위기에서도, 가슴속에 있는 아픔이나  두려움을 쉽게 들어내 보이지 않고,  혹은 그것을 이기어 내려고 서로 웃기는 얘기들을 즐기었으며  다른 친구들의 최근 소식과 그들의 어렷을 적부터의 특별한 버릇들을 상기해가며 낄낄거리고 웃었다.  하물며 그의 병실까지도 그의 표현대로 “친구들의 놀이터”로  바뀌었다.  급하면, 그에게 급식된 병원 밥도 같이 나누어 먹었다. 서울이나 타주에서 친구들이 LA에 오면 그의 집이나 병원으로 먼저 갔다. 여기 그 이름들을 나열하자면 너무 많다.  버뱅크의 그의 집으로 갔다가  나올 때 쯤이면 언덕 위 하늘에 우리가 살아온 날들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별들이 벌써 높이 깔리어 있었고 ,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놀라며 집에 돌아가고는 하였다.

그를 통하여 나는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그는 사람과 사람을 화목하게 하는 탤런트가 있었고, 또 그 고통중에도 다른 병상의 친구들의 안부를 본인이 직접 확인하였고, 그들을 염려해주는 긍휼의 마음을 가진 보기 드문 친구이었다. 오년 전쯤인가, 그의 60세를 기념하는 모임에서 그의 아들 대니는 자신의 아빠를 소개하는 인삿말중 운전할때 빼고는 아주 “gentle and humble”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아들에게 인정받은 아비, 정말 나도 그를 표현할 때 다른 단어를 찾을 수가 없다.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  그는 누구 위에도 올라가 있으려 하지 않았고, 어떻게 해서라도 섬기려 하였다.  그는 대접 받기를 어색해 하였고, 오히려 자신을 숨기며 남을 대접하기를 힘썼던  친구이었다. 그것도 기력이  다한 몸으로.  

작년 말, 그는 종만이를 본지가  오래 되었다고 궂이 가고 싶다고 하였다.  중선의 집에서 약 2시간반, 왕복 5시간,  이 거리가 보통 거리가 아닌데 그의 마음은 흠뻑 친구에게 가있어 나는 찍소리도 못하고 같이 가야만 했다.   실은 나도 종만이가  감동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아니, 이렇게 먼곳을 중선이가 오다니!  항상 중선이는 이런 식이어서  아직도 나는 그가  지금  여기에 정말 없는것인지 헷갈리고, 어디에 가면 또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며칠전엔 심규상이가 신영혜와 더불어 그의 묘소에 가서 나에게 전화가 왔는데 묘지의 동판이 왜 아직 없느냐는 것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중선이한테 물어 보렴.  그렇게 대답할 뻔 하였다.  아직도 나는 그의 “부재중”이 실감이 가지 않는다.  

경순이 경우도 그랬지만, 중선의 부인도 보기드문 효부이었다. 얼추 내가 기억하기론 중선이는 약 12-15알 정도의 약을 하루  두어번 씩 먹어야  했는데 부인이  이 약시중을  든 것은 물론이고,  입원과 퇴원을 여러해 동안 한달 간격으로, 혹은 일주 간격으로 하는데 꼼짝도 못하는 중선이를 부축이고 집안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일, 병원까지의 먼길을  운전 하는 일, 병원과 의사, 의료 보험회사로 부터 쏟아져 오는 모든 청구서들과  서류  정리, 또 집안의   관리등등… 희비가 얻갈리는 회복과 비보의 반복으로 인한 스트레스, 한밤중 여러차례 앰뷸란스에 실리어 가는 남편을 울면서 뒤쫒아 갔던 날들.  그래도 중선이는 이 땅에서의 거의 마지막날 즈음에 당신 나없으면 어떻게 살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놈 참!

  • profile
    김경욱 2010.12.28 10:35
    영일아, 모교를 떠난 후 46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한 번도 만나보지못한 친구야, 반갑다. 사진으로 본 자네 얼굴은 고교시절이나 지금이나 두상이 빤지르르 잘 생겨서 "문어대가리"라는 너무나도 잘 지은 별명덕분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네. 이렇게 좋은 내용의 글도 가끔식 올려주어서 가까이 있는듯이 잘 읽고있네. 오래 살다보면 언젠가 얼굴 볼 날도 있겠지. 건강하고 행복한 미국생활이 되기를 기원한다.
  • profile
    한동건 2010.12.28 11:55
    자네 마음 씀씀이 또한 아름답다.
    새 한 해 동안 자네도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 profile
    최 영 일 2010.12.29 15:15
    경욱이와 동건이, 얼굴들이 안개안에서 처럼 가물가물하여 좀 답답하기 까지 하네. 언젠가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이 답답함이 풀어지겠지. 그 때까지 기다릴께, 그리고 기다려 주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36 총동 제 263차 정기산행 안내 이상훈 2011.03.08 1592
1835 방수원,허옥희와함께 초목회를 신동복 2011.03.04 1997
1834 제186차 산행기 - 2011년도 신묘년 시산제에 부쳐 6 김영길 2011.02.28 1764
1833 구 제 역 4 최 영 일 2011.02.18 1710
1832 총동 산행 안내(시산제) 이상훈 2011.02.16 1588
1831 185차 산행기 5 file 심항섭 2011.01.24 1735
1830 세계 제일의 심비디움 왕을 꿈꾸는 문신효 동문!!! 이상훈 2011.02.07 1811
1829 정재훈박사 기사(중앙일보 1월31일자/2011) 1 file 김윤종 2011.01.31 1942
1828 이상 (Ideal) 2 김경욱 2010.12.31 1685
1827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이상훈 2010.12.31 1697
» 세 친구들 3 최 영 일 2010.12.28 1698
1825 제184차 등산(대모산)후기 7 권영직 2010.12.27 2044
1824 LA 동기들 2010 송년모임 사진영상 1 file 최 영 일 2010.12.22 1889
1823 2010동기회 사진영상 2 이상훈 2010.12.15 2441
1822 우리 친구들 이야기 1 최 영 일 2010.12.07 1634
1821 붉은 요정 4 남득현 2010.11.30 1795
1820 성곽길 산행 후기(제183차) 2 이재상 2010.11.29 1862
1819 우리 친구들 이야기 2 최영일 2010.11.27 1600
1818 내몸 부위별 노화방지 공략법(퍼온 글) 박태근 2010.11.21 1662
1817 두 친구들 2 최 영 일 2010.11.20 1686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