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3차 산행 ( 남한산성, 2020. 2. 23. )
10시 반에 마천역에 이성희, 진영애, 강기종, 김윤종, 정만호, 심항섭 여섯명이 모여서
남한산성 산행을 하였다.
역대 산행 멤버중 가장 단촐한 식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말썽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으로 보인다.
우측으로 5층짜리 옛 군인 아파트가 있던 지역에 고층 아파트들이 한창 건설중이다.
소위 위례 신도시 지구이다. 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이 곳의 면모가 어찌 변할지 머릿 속으 로 그려 본다.
성불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 코스에 접어든다.
언제부터인가 둘레길 걷기에 익숙해져서인지 본격적인 오르막 길은 웬지 낯선 느낌이다.
나이가 들고 있다는 증세인가? 그래도 어쨋거나 이렇게 친한 친구들과 걷는 것 자체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하고 자위해본다.
나의 이러한 생각을 아랑곳 하지 않은 듯 강기종은 나이를 잊은 듯 횡하니 저 앞으로 치닫으며 꼬리를 보이지 않는다.
아침 기온은 어제보다 좀 쌀쌀해졌다곤 하지만 11시를 넘어가니 따듯한 햇볕으로 파카를 벗어들고 올라서 중간 지점에서 간식 자리를 편다.
따듯한 홍삼 차, 맛갈 나는 부침개, 단감 후식 그리고 겻들여 지평 막걸리까지 마시고 있자니
지나가던 등산객 하나가 몹시 부러운 듯 진영애와 이성희에게 한마디씩 던지고 지나간다.
미쓰 남한산성 탄생의 순간이다.
남한산성을 오를 때마다 ‘만일 ... 이라면’ 이라는 역사의 금기사항을 생각하면서
병자호란의 슬픔을 떠올리곤 했는데, 오늘은 대신에 잠시 산성 전망대에 올라가 아래에 펼쳐지는 모습을 바라본다.
아까 지나쳣던 한창 건설중인 위례 신도시의 모습이 펼쳐진다. 남성대 골프장과 미군 골프장 터 그리고 저쪽으로 보이는 롯데 타워의 모습 등이다.
서문, 북문을 지나 산성 광장 식당을 찾는다.
1시 반이 되어간다.
아까 쏜살같이 올라갔던 강기종을 찾아 광장 옆에 위치한 황선홍 두부집에 들어간다.
오늘 점심식사 및 주류 일체를 진영애가 아까 좀 늦게 온게 미안하다며 그여코 다 미리 낸다.
귀한 명이 버섯이 들어간 두부 찌개에 소주, 막걸리, 맥주까지 마시고는 근처 분위기 있는 찻집에 들어가 여섯명이 오붓하게 앉아 이것 저것 커피로 입가심을 하면서 얘기 꽃을 피운다.
미세먼지도 싹 걷힌 따듯한 봄 날, 코로나도 잊고 다른 시끄러운 모든 걸 싹 다 잊으면서
오붓하게 오래간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즐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