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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주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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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  성  희

 

1962년 가을 10월 어느 날, 학교가 끝나 집으로 가려고 교문을 나서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길가에 늘어선    플라터너스 가로수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인도 위에 수북히 쌓여갔다. 그 때 마포행 전차가 와서 올라탔다. 저 앞 쪽에 운동장이나 복도에서 몇 번 보아서 이름 정도는 기억하는 3학년 S선배가 얼핏 눈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보이스카웃 단원이었는데 제복을 입은 모습이 썩 괜찮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름도 기억이 났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우산도 없이 전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상가 골목으로 들어섰는데 그 선배가 같이 내리더니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왔다. <우리 동네 사람은 아닌데 웬 일일까> 나는 설마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고 결국 나를 따라오는 것이 점점 확실해지자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나는 그 사람을 피해 도망치듯 걸음을 서두르다가 어느 순간에 사람들이 視野를 가린 틈을 타서 옆 후미진 골목 안으로 재빨리 뛰어 들어가 숨어서 몰래 바깥을 살펴보았다.

뒤따르던 선배는 갑자기 목표물을 잃어버린 듯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나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 사람은 갈 길을 잃은 듯 한동안 우두망찰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빗물이 모자 위에 떨어져 어깨를 적시고 가방위로 뚝뚝 흘러내렸다.

<그만 가지 왜 저러고 서 있을까> 한참 뒤 다시 내다보니 그는 단념한 듯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고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차츰 더 굵어지는 빗줄기 사이로 사라졌다. 숨어서 지켜보던 나는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겨울 방학이 시작됐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어느 날 집에 카드가 한 장 배달되었다.

S선배가 보낸 것이었다. 난생 처음 그렇게 예쁘고 고운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아보니 다시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쳤다. 내용은 지극히 간단했다.< Merry Christmas!> 그리고 자신의 이름 <00> 이렇게 단정한 필체로 써 있었다. 나는 무슨 보물을 어루만지듯 그 카드를 가만가만 손으로 쓸어보았다. 거기 적혀 있는 단순한 몇 글자가 마치 긴 사연의 이야기를 내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때마침 근처에 사는 절친 k가 집에 놀러 왔다가 그 카드를 목격했다. 나는 마지못해 그 애에게 지난 가을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 애는 카드를 들고 이리 저리 살펴보더니 갑자기 자기 주머니 속에 그 카드를 쑥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두 눈을 빛내면서 내게 말했다.

-, 일어나. 우리 이거 돌려주러 가자.

-뭐라고! 야 미쳤어?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나는 질겁을 하고 그애를 말렸으나 그 친구는,

-왜 재밌잖아? 여기서 멀지도 않아. 심심하기도 하고.

하면서 내 말을 듣지도 않고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애를 따라 나섰다. 만약 집을 찾더라도 다른 말은 일체 하지 않기로 굳게 약속하고서였다.

마포에서 북아현동까지는 가까운 거리였다. 그 동네 입구에 들어서니 우리가 사는 분위기하고는 완연히 달랐다. 마치 하늘과 땅 차이랄까. 기라성 같은 집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있으려니 초장부터 기가 질려버렸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까.> 우리는 주소를 들고 밑에서부터 무작정 훑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아무리 해도 우리가 찾는 주소는 나타나지 않았고 짧은 겨울 해가 기울어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자 추위는 더욱 심해져서, 변변한 방한복도 챙겨 입지 못한 두 가시내는 꽁꽁 얼어 동태가 되기 직전이었다. 무엇보다도 배가 고팠고 손 발 끝이 아려와서 움직이기조차 버거웠다. 나는 친구의 손을 잡아끌었다.

-, 이러다가 얼어 죽겠다. 그만 가자,

그래도 그 친구는 막무가내였다. <딱 한 번만 안 가 본 데로 돌아보자>는 것이었다. 애초에 그런 말을 들어줄 친구가 아니었다. 하는 수 없이 구멍가게에서 양초 두 자루를 샀다.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촛불을 켜들고 일일이 문패를 대조해가면서 한 시간 가까이 더 찾아 헤맨 끝에 마침내 우리가 찾는 주소를 발견했다.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대문이 있는 커다란 집을 올려다보니 마치 난공불락의 성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친구는 망설이지도 않고 그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무리 기다려도 인기척이 없어서 나는 <차라리 잘 되었다.그만 가자>고 그 애를 끌고 계단을 내려서는 데 등 뒤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내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점잖은 노부인이 나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다. 당돌한 친구는 얼른 품에서 카드를 꺼내들고 어른께 보이면서 <여기가 이 학생 집이 맞느냐>고 물었다. 그 어른은 카드를 받아들고 들여다보시다가 <맞는다>고 하셨다.

-이 학생이 이 카드를 저기 제 친구에게 보냈어요. 그래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돌려주려고 왔어요.-

친구가 그렇게 나를 가리키며 그 어른하고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덜덜 떨면서 달아날 궁리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노부인은 우리를 아래위로 훒어 보시더니 뜻밖에 <들어들 오너라>고 손짓하시며 안으로 들어가셨다. 따라 들어갈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우리는 넓은 잔디밭이 있는 뜰을 지나 거실로 들어갔다. 노부인은 <잠간 앉아 있거라> 하시고는 주방 쪽으로 들어가셨다. 우리는 크고 부드러운 가죽소파의 끄트머리에 엉덩이를 겨우 걸치고 앉아 마치 죄인처럼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다른 식구들의 기척은 없는 것이 어른 혼자 계신 듯했다. <대체 여기서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친구를 막지 못하고 따라 온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였지만 친구는 아주 재미있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잠시 뒤 어른께서 손수 따끈한 차 두 잔을 가지고 오셔서 우리에게 마시라고 주셨다. 추운 데서 개처럼 떨다가 그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자 따뜻한 온기가 손바닥을 타고 온 몸으로 퍼지며 전신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이제 좀 괜찮으냐? 쯧쯧. 대체 얼마나 오래 밖에서 돌아 다녔길래.....

내가 손자 녀석에게 이 카드를 돌려주고 다시는 그리 하지 못하도록 따끔하게 이를 터이니 너희들도 이만 돌아가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벌이지 않도록 하거라. 그리고 여자 아이들이 이렇게 남학생 집에 찾아다니고 그러면 못쓴다. 부모님께서 아시면 어쩌려고? 어서 돌아들 가거라. -

나지막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위엄 있는 말씀에 우리는 한 마디 대꾸도 하지 못하고 할머니께 이마가 땅에 닿도록 절을 올린 후 서둘러 그 집을 벗어났다.

때마침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온 세상이 은빛으로 덮여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始原을 알 수 없는 멀고 어두운 세상으로부터 나비처럼 흰 눈송이가 끝없이 나풀거리며 내려 앉았다. 그리고, 우리는 前人未踏의 비탈길에 네 개의 발자국을 선명히 남기며 천천히 언덕을 걸어 내려왔다. 어디선가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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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항섭 2019.10.25 07:01

    그 s 선배  다시 한번  보고 싶겠네요,

    그 할머니도  멋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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