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신년 산행기( 173회)
아침 일찍 제천에서 올라 왔다는 신덕애를 비롯, 김양자, 이성희, 정숙자, 정영경, 그리고 권영직, 이상훈, 임승빈, 남득현, 이재상, 변병관, 박효범, 박찬홍, 정만호, 정기봉, 민병훈, 송인식, 신해순, 이영식을 태운 버스가 수서역에서 떠나 2시 15분경 죽전 간이 정거장에 도착, 분당 팀 강기종, 이석영, 김두경, 장용웅, 황정환, 심항섭을 태우니 모두 25명이 경부 고속도로를 함께 달리게 된다.
며칠 전 내린 비로 차창 밖 풍경에서는 어디도 눈 흔적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덕유산 눈꽃 보긴 틀린건 아닌가 생각하면서 자주 눈에 띄는 비닐 하우스며 중간 중간 잘 가꾸어진 묘지들을 바라본다. 몇 십년을 지나면 저 풍경들이 어떤 풍경으로 바뀔까? 비닐 하우스와 묘지 풍경중 어느게 먼저 사라질까?
죽암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가 무주 스키 리조트에 도착, 와인 판매소에 둘러 달콤한 와인과 드라이한 와인을 시음한다. 이 곳 무주에서 재배한 머루로 담근 와인이다. 머루 포도만 생각하다가 진짜 머루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쪼만한 포도인데, 맛은 좋은 편이다. 4인 1실 각 방에 와인 한 병씩 선물을 받아들고는 더덕구이로 저녁 식사를 한 후 노래방으로 들어가, 처음 산행 나온 신덕애 동문이 노래하는 동안 남은 5명의 여학생이 화답하고 있다.
따끈따끈한
온돌 방이었지만 새벽 2시가 너머서야 자리에 누웠는데도 잠이 오질
않아 몇 번이나 뒤척뒤척인다. 잠이 들긴
들었었나 했는데, 어느 사이에 벌써 6시라고 알리는 핸드폰
메시지에 일어나 버린다. 대충 정리하고 7시에
일찌감치 아래층 식당에 내려 가 아침 식사를 한다. 가족끼리 하는 펜션인지 밥
맛도 좋고 사골 국물에 끓인 북어 해장국이며 반찬이
정갈하여 맛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나니 못 잔 잠이 보충되는 듯
한다.
8시에 버스를 타고 스키장 리프트 타는 곳에 가 보니 아직 스키장은 준비 중이다.
8시 45분경 8인승 곤도라에 6명씩 타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밖의 풍경을 15분 정도 감상하다보니 설천봉 정상이다. 잠깐 전 아래 쪽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진 풍경이며 날씨이다. 눈 구경이나 할 수 있을까 했었던 생각이 180도 완전히 바뀌었다. 모두 아이젠을 장착하고 옷 매무새를 단단히 하고 이상훈 와이프 아이디어라는 노란 표식의 손수건들을 하나씩 배낭 뒤에 매어 달고는 눈 속, 바람 속의 산길을 오른다.
2, 30분 올랏을까 1614 미터 향적봉 정상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은 우리나라 4번째 높이의 덕유산 정상이다. 하도 단단이들 가린 얼굴들이라 누가 누군지를 구분하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 본인들이야 본인을 알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추운 날은 사실 사진 찍기도 싫어진다. 사진 찍을 때보다도 찍고 나서의 손이 더 시려워서이다. 그래도 나 혼자 보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눈 꽃 모습들이다. 더욱이나 눈을 이고 있는 주목의 모습은 더욱 그러하다. 죽어도 천년이라고 한 말이 사진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이하에서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을 것 같다. 아름다운 사진들을 감상하시라.
계속 아름다운 눈 경치가 아름답게 펼쳐지니 손도 시렵고 갈 길도 바쁘지만 사진기를 꺼냇다 집어 넣었다 한다.
하산 길이다. 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 갈때가 더 조심스럽다. 그러나 내려다 보이는 경치의 아름다움도 보기가 좋다.
나무에 핀 꽃만 아름다운게 아니다. 길 옆 밧줄에 맻힌 눈 꽃마져 아름답게 보인다.
이제 백암봉 송계리 3거리이다. 내려 온 길을 다시 올려다 본다.
그리고는 모두 한 커트 찰칵한다. 여기선 아까 향적봉 정상때와는 달리 얼굴 모습을 알아볼 수가 있다
이젠 햇살에 비추이는 나뭇가지도 여유잇게 올려다 보며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잠시 멈춰본다.
동엽령 갈림길에서 잠시 쉬며 따듯한 물 한모금씩 마시고는 우측, 안성계곡 쪽으로 내려와 안성지구 매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타고 용추폭포 가든에서 1시 40분부터 버섯전골로 추운 몸을 녹이며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는 정확히 3시에 서울로 출발한다. 하나도 막히지 않는 길을 시원스레 달리며 이재상이의 사회로 즐겁게 웃으며 6시에 도착, 조선 면옥에서 저녁식사까지 잘 하고는 1박2일의 즐거운 신행을 마친다. 좋은 산행 기획 살펴주신 이상훈 등산회장, 그리고 즐겁게 함께 산행을 즐긴 친구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