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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9.03.26 01:15

관악산산행기

조회 수 1984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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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산 산행기(164회)

                                                                                     이 성 희

인구 7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 과천의 휴일 아침, 廳舍 주변은 씻은 듯 정갈하고 한적하다. 때 이르게 높아졌던 기온도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듯 찬 바람이 옷깃으로 파고든다.

10시 15분, 먼저 출발하라는 회장의 말에 따라 모두들 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구세군학교 앞집 마당엔, 두어 그루의 매화가 만개하여 향기롭고 향교 앞을 지나니, 지난 밤 비에 불어난 계곡의 물이 마치 여름날처럼 우당탕탕 소리쳐 흘러내린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은 젊은 부부의 앞을 얼른 지나친다. 길은 군데군데 물이 고여 질고, 돌들은 저마다 완강하여 사람의 발길을 가벼이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아 조심스럽다.

몸은 산에 있어도 마음은 모두 야구장에 가 있는 듯 여기 저기서 중계방송 소리가 작지 않다. 집에 앉아서 우리에게 야구경기를 중계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초반부터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화제는 온통 그리로 쏠린다.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치열하게 밀고 올라오는 새순들의 아우성소리를 들으며 도중 약수도 한 바가지 떠먹고. 마지막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 연주암에 다다른다.

오늘은 유난히 번잡스러운 것 같다. 여기 저기 쌓여 있는 건축자재와 현수막들, 그리고 채 치우지 못한 쓰레기까지. 무엇이든 자꾸 크게 키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성이 보인다. 그래도 우리의 불자들은 열심히 합장을 한다.

이윽고 마당 한가운데 탑 앞에서 빠질 수 없는 증명사진을 두어 장 찍고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오면서 정상주장소를 찾아 모이려 하나 막상 이재상이 없으니 별무소용이라, 그래도 가져온 떡이랑은 나누어 먹고 과일은 벳겨(!)먹어 배낭을 가볍게 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선 비지땀도 흘린다. 재래종 소나무 군락지 사이로 제법 여러 군데 활짝 피어 있는 진달래를 보며 <여긴 벌써 다 피었네>하고 감탄도 하고. 가끔씩은 높은 바위에 서서 사방을 내려다보며 심호흡도 하고 지리공부도 한다.

 

예로부터 개성 송악산, 파주 감악산, 포천 운악산, 가평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으로 이름난 관악의 줄기는 과천 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까지 이를 정도로 품이 넓어 소인의 일별로는 끝간 데가 보이지 않는다.

식당에 도착하니 생태탕전문 식당 안에는 대부분 우리 일행으로 차 있어 전세 낸 듯 시끌벅적하다. 야구 경기가 마악 끝난 직후여서 모두 기쁨에 들떠 한껏 목청을 높인다. 왜 술을 마시면 목소리가 커지는 것일까. 각자가 모두 제 말소리에 취해 남의 얘기가 들리기는 하는 것일까.

시절이 어려워 기쁜 일이 드문 요즈음에 잠시나마 기뻐할 일이 생겼으니 그렇게 한껏 소리 높여 가슴 속 찌꺼기를 밖으로 토해내는 것이 건강엔 아주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뒤늦게 식사라도 같이 하려고 파스텔톤 스웨터를 차려 입은 멋쟁이 정진구가 나타나고, 김영길이 삶은 마 보따리를 풀어놓아 맛있게 먹는다. 꼭 맛있는 고구마 같다. 늘 얻어먹기만 했지 애써 농사지어 정성스레 싸들고 온 친구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빛난다.

지난 설 무렵에는, 허리에 탈이 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꼼짝 없이 갇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젠 산에 다 갔구나> 하는 걱정이 먼저 들어 혼자 실없이 웃던 기억이 난다. 침을 맞으러 다니면서 영영 낫지 않으면 어떻게 사나 하고 겁이 덜컥 났다. 건강수명이 다 된 것일까. 사람이 발이 묶인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울까.

다행히 이십 여일 후 몸을 추스르고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새삼스럽게 평소에는 무심하던 일상의 고마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기다림 없이 피는 붉은 꽃은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고 시인들은 노래했는데 그렇게 고통으로 피워낸 꽃을 다만 고운 꽃으로만이 아닌 길고 깊은 인내의 끝에 분출한 힘의 원천으로 바라 볼 수 있는통찰력이 생긴다면 내 앞에 남아 있는 시간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4월 산행은 토요일로 결정됐다. 교회일로 참석하지 못했던 친구들이 모두 와주기를 기대하며.

 강기종 김윤종 송인식 변병관 김동인 정만호 이태동 임승빈 정태영 장용웅 김영길 정진구 우무일 박찬홍 김두경 남득현 이영식 이상훈 심항섭 김상건 박태근 정숙자 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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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항섭 2009.03.26 06:42
    쓸게 없어 어떻게 하나? 하시더니, 더 잔잔한 한편의 수필을 쓰셨네.
  • profile
    남득현 2009.03.26 08:49
    온통 야구중계 소식에 들떠서 무심히 지나치던 산행일정을 그토록 세심하게 묘사할 수 있다니, 그저 감탄할 따름 입니다.
  • profile
    金正次 2009.03.26 09:46
    토요일로 산행이 변경되어 좋구나! 그리고 이성희는 글도 참 예쁘게 쓴다. 그 날 산행에 참석 못했지만 읽고나니 참석했던것 같은 느낌이네!
  • profile
    이재상 2009.03.26 18:39
    내도 갔으면 했는디 하는 아쉬움과 궁금증을 한방에 해소 해주네 그날의 야구 마냥.
  • profile
    노준용 2009.03.28 06:00
    글이 멋잇다. 맛있다. 행여 탈 나는 일 없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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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길 2009.04.01 16:33
    관악산 마른 바위와 나무들이 모두 이성희동기의 사뿐한 발길을 기다렸나봅니다. 기쁨 가득한 산행기에서 진달래 향기가 피어오르는 듯 싶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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