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10시에 만나기로 한 원터골 팔각정 앞으로 분당 팀인 강기종, 김두경, 황정환과 함께 급히 가다가 양복을 입은 임승빈을 만났다. 년말 등산모임엔 참가하겟다고 등산회 권영직 회장과 약속을 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山은 올라가지 못해도 얼굴은 보여야 한다며 굳이 이곳까지 나온 것이다. 약속이란게 무언가를 보여주는 사나이의 모습이다.
팔각정에는 10시 5분 전인데도 이성희가 여학생중에서는 유일하게 나와서 이상훈, 박효범, 민일홍, 변병관, 이재상, 우무일, 정태영, 한동건, 정만호, 위광우, 송인식과 함께 속속 오는 일행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곧이어 남득현, 김상건, 주환중, 김성광, 유정숙, 박상규, 박정애, 남영애, 정영경, 유진희, 정숙자, 유미희가 속속 도착한다. 먼곳에서 김정차도 나타나고 오래간만에 박찬홍, 이종건(코트라)의 모습도 보인다.
오늘은 자유산행이라며 각자 편하게 산을 올랐다가 12시 반에 식당 소담채로 오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모두들 편하게들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제법 쌀쌀했는데, 오늘은 봄날같이 따듯한 날이라 얼마를 오르지 않았는데도 땀이 나기 시작하여 원터골 샘터에서 웃옷을 벗고는 옹녀봉을 오르는 옥녀팀들과 헤어져 매봉쪽 길마재 정자쪽으로 오르는 강쇠팀에 합류하여 얼마를 오르니 5갈래길에 서 있는 정자이다.
여기에서 새해 시산제 자리를 물색한다며 이상훈이 먼저 관현사쪽으로 내려간다. 내년 등산회장으로 내정 되었기에 매봉 오르는걸 포기하고 내려가는 거다. 그 모습을 보면서 두 어깨에 책임을 진 사람의 남 모르는 고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의리의 사나이 이재상도 등산을 포기하고 그 뒤를 따르고, 나머지는 모두 헬기장에 올라 간단하게 간식들을 든다.
간식을 마친 후 대부분은 식당으로 내려간다며 하산하고, 넷이서만 매봉에 올라 증명사진을 찍는다. 먼저 올라 왔다가 내려간 권영직, 이성희, 정만호, 김정차도 함께 찍었더라면...
소담채에 내려오니 이미 식사가 한창 진행중이었고, 연말 선물이라고 등산 양말도 주고 스키 장갑도 준다. 만원씩 내었는데, 푸짐한 식사에 선물까지 준비한 권영직 회장과 이성희, 김상건 부회장의 알뜰한 등산회 살림 솜씨에 감사할 뿐이다.
식사를 하면서 돌아보니 산을 오를 때 못 보던 이석영, 이영식 얼굴이 새로이 보이고 곧이어 박미자와 신해순도 나타나 모두들 함께 식사를 하면서 권영직 등산회장과 정태영 동기회장의 건배 선창에 따라 내년도 즐거운 등산을 기약한다.
이어서 새롭게 등산회를 이끌어 갈 신임회장으로 이상훈을 추대하며, 천직으로 알고 봉사하겠다는 인사와 함께 이성희와 남득현이 부회장으로 선출되니, 내년도 우리들의 산행모임도 기대가 된다.
왕년에 오랜기간 등산회장으로 수고햇던 꺽정이가 멋쟁이 모자를 쓰고 왔기에 한카트 찰칵하면서, 기왕에 그 모자를 돌아가며 쓰고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우리 모두 내년에도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모임이 됩시다 ! 기약하며, 술꾼들 몇은 그 자리에 떨꾼채 비교적 일찍 일어난다.
**옥녀봉으로 오른 여학생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