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신문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 영섭이 사무실을 찾았다. 년 초 동기회 예산을 세울 때 착한 영섭이에게 신문 제작비 인하를 떼쓰듯 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려 작정하고 벼르고 있었던 날이다. 비록 동창회비 절약을 위해 네고는 했지만 대신 신문이 나오는 날 열심히 그를 찾아가 소주한잔 하며 아양이라도 떨어줘야지 히히. 그랬던 거다. 당연히 향숙이도 불러서 말이다.
우리 신문 선농지에 대한 꺼질 줄 모르는 정열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은 올해도 예정보다 십여 일 빠르게 신문을 만들어 쌓아 놓고 400장 넘는 그 걸 접고 접어서 봉투에 주소 라벨 붙이고 우표 붙여 국내외로 보낼 걱정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새로운 것을 깨달으며 사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지만 나는 오늘 새로 출판된 우리의 신문을 보며 남들 보다 뒤 늦었지만 깨달음 하나를 얻었다. 이 두 친구가 우리 동기들을 사랑하는 우리의 보배라는 것 말이다.
동기들이여. 이번 신문을 받거든 두 친구의 수고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한자 한자 정독하고 책꽂이에 고이 끼워두길 바란다.
추신 : 이번 선농지에서 誤字를 발견해 최초에 이글 말미의 답글란에 올리는 동기에겐 확인 후 5월 25일 선농 축전 회비 전액을 면제할 겁니다. 그리고 오늘 영섭이 사무실에서 김군승동문을 만났는데 그는 좋은 소식과 함께 동기회에 찬조금 30만원을 주었습니다. 이향숙 편집인이 이번 선농지에 그에 관한 좋은 소식을 올려 준 것이 매우 흐믓한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