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오월이면 네 살 되는 손녀의 발음이 이제 아주 정확하다.
뽀송뽀송한 피부에 또랑또랑한 애기 눈망울로 나를 부른다.
저 녀석이 그렇게 나를 부르니
“그래그래, 내가 네 할아버지다.” 하지만
할아버지라는 말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
내 어린 시절의 우리 할아버지가 진짜 할아버지고 난 아직은 아니다.
할아버지이기엔 아직은 너무 젊은 것 아닌가.
그렇다고 저 놈 보고 아저씨로 부르라 할 수도 없으니
난 옛 우리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그저 손녀딸 덕에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지금 나보다 더 적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내게 들려주셨던 당신의 어린 시절,
고향 마을 얘기가 어렴풋이 새롭다.
읽고나니 마음이 애잔해지네요.
그렇지요! "할아버지" 이 단어가 우리에게도 불리울 날이 이렇게 빨리 올줄 정말 몰랐지요.
그런데 저도 두 손녀의 할머니가 되었고 항상 아이들의 젊은 아빠일것만 같았던 남편도 할아버지가 되었답니다.
지난 수요일, 오는 사월이면 다섯살이 될 손녀가 서울을 다녀갔습니다.
4박5일의 짧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어디선가 "그랜파" 하고 뛰어올것만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