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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8.03.26 10:23

산행기(153회)

조회 수 1962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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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길산 산행기(153회)

                                                                                            이  성  희


 驛舍의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타악기의 두드림처럼  리드미컬하게 머리 위로 쏟아진다. 빗방울이 흩어져 가볍게 코끝을 스친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일까.  머얼리 소실점을 가르며 열차가 달려온다.   마치 정처 없는 나그네처럼 망연히 열차에 오른다.

 

덕소 역구내는 한 번 왔던 터라 낯설지 않다.

출발 시간이 가까운데 예상대로 여자는 아무도 없다. 모두  13명, 근래 보기 드물게 적은 인원수다. 마을버스로 20여분을 이동, 山 入口에 도착한다.

깔끔하고 적막한 동네에 인적 하나 없고 빗소리는 사방을 더욱 고즈넉하게 만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우산을 받쳐 들고 걸어 올라가기 시작한다.  모두들 빗길에 위험을 자처하고 싶지 않아 몸들을 사리는 모습이다. 권회장의 말대로 A조니 B조니 가르지 않고 함께 가기로 한다. 위를 올려다보니 운무에 싸인 산자락들이 아슴푸레하다.

 11년 전, 처음 遠行으로 팔봉산에 올랐을 때가 생각난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서툴고 힘든데다가 비까지 내려 죽을 힘을 다해 따라갔던 것 같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그치고 구름만 어둡게 끼어 있는데 정상 부근에는 비안개가 짙어 마치 허공 속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리는 후둘거리고 온 몸은 땀범벅인데 내려갈 생각을 아니 아득했다. 그때 마침 계곡 저 아래쪽에서부터  불어 올라오는 한 줄기 바람,  가슴 밑바닥까지 차갑게 스며들어 한순간에  피로를 훑고 지나가던 그 때 그 바람 맛은 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는 첫 산행의 추억이다.

  오늘 이 코스는 대체로 평탄한 흙길이어서  그리 어렵지 않으나 좀 길다는 느낌이다.  정상부근에서의  뾰족 바위와 급경사는 숨이 찼고, 내려다보니 눈앞이 아찔하다.   땀 흘려 오르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시원한 바람과 만날 수 있으며,  雲霧 속에서 일렬로 서 있는 근사한 나무들의 사열을 받을 수 있으며, 향기나는 땅에 두 발을 디디고 서서 마치 내 몸에서 뿌리가 내려지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과문한 탓에 나는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한다.

  아직은 피어 있는 꽃이 별로 없지만  얇은 베일 속에 감춰진, 이제 곧 터질 것 같은 그들만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흐린 시야 속에서도 노란 생강꽃(지금까지 산수유로 착각)은 마치 水墨畵속의 채색처럼 곳곳에서 눈에 띤다. 그 와중에 < 그럼, 그 뿌리에 생강이 달려 있느냐? >고 묻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는데, <그게 아니고,  생강 냄새가 나는 꽃>이란 賢答이 돌아온다.

 해발 610m, 운길산 정상에 오르니 짙은 안개 속에서  반대편에서 올라온 김윤종과 심항섭, 민병훈 세 친구가 우리를 반겨준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마치 이산가족 같다.


下山 길은 경사가 만만치 않아 자칫하면  미끄러질 것 같아  있는대로 용을 썼더니 나중엔 다리가 뻐근해진다. 30여 분 지나 水鐘寺에 도착했다. 운길산에서도 가장 전망 좋은 7부 능선에 자리 잡은 절, 앞 마당에서 보면 양수대교를 비롯한 양수리와 북한강 일대가 시원하게 한 눈에 들여다보이고 조선의 名 文章家였던 서거정이  동방사찰 중, 제 일의 전망이라 격찬했다는데  오늘은 시계가 흐려  조망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세조(1460년)때 창건했고, 1890, 1992년 중창, 오늘에 이르는 고찰 마당에는 당시 심었다는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위용을 자랑했는데, 잎이 무성할 때를 상상해보니 입이 쩍 벌어진다.

 1시 40분 경, 마을이 보이는 곳에 도착. 한음 이덕형 생가가 있는 쪽으로 내려오는데 역시 커다란 은행나무 둘이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다. 오랜 풍상에 시달려   枯死 直前에, 시멘트를 덧발라놓은 것이 생명연장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老翁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집집마다 텃밭이나 앞마당을 갈아엎어  놓았는데 이 동네도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잘 생긴 개 한 마리가 짖어대는 마을을 뒤로 하고 식당으로 向한다.

 진흙으로 범벅이 된 바지와 신발이 민망하지만 동동주 한잔과 따끈한 개성만두, 맛깔스러운 빈대떡으로 모든 피로를 잊는다.

 

  돌아오는 길엔 팔당역을 이용한다. 창밖에  여전히 비는 내리고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강변을 바라보고 달리니 그럴듯하다.

 가속도 붙은 세월은 무심하기만 하고 우리는 또 다시 4월을 바라고 작별한다.


참석자 

민병훈 권영직 심항섭 박효범 우무일 송인식 김윤종 이상훈 민일홍 정기봉 주환중 변병관 이재상 정태영 이영식    이성희

 

  • profile
    이재상 2008.03.26 10:35
    유일하게 홍일점으로 참석 하더니 차분한 산행 기록 고맙 습니다, 마지메 효범이의 유일한 히트 개그 마따나 원더풀 뷰티풀 쌍꺼풀 입니다.
  • ?
    이향숙 2008.03.26 10:44
    네 글은 역시나 일품. 향긋한 생강꽃 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걷는 동문들 모습이 선하다.
  • profile
    심항섭 2008.03.26 14:37
    마음의 평안을 주는 봄 비입니다. 그 비를 맞으며 오른 산행을 다시 음미하게 하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 profile
    박효범 2008.03.26 16:54
    내 개그도 힛트되다니! 감사,기다린보람있게 순한소설처럼 감동이 와닿는 우리모두의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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