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수탉은 아침에 꼬꼬댁하고 회를 치고, 뒷집 진돗개는 외부 사람이 접근하면 짖어대는 게 일과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닭과 개는 조용하기만 했다.
하루는 개가 닭에게 물었다.
"넌 왜 새벽에 홰를 치지 않니?"
닭 가라사대----
"우리 집 아저씨가 백수가 되었는 디 새벽잠을 깨워서 쓰겄냐? 근디 넌 왜 요즈음 짖지 않고 조용한 겨? 요즘 그 흔한 성대수술이라도 했냐?"
개가 대답했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세상천자를 봐도 모두가 도둑놈 판인데, 짖어봐야 뭐하노. 내 입만 아프지."
닭도 개도 이렇게도 세상물정을 안다는 건 첨 알았다. ㅎ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