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설겆이하면서 갑자기..
여자한테 부모 형제 자식을 뺀,
즉 혈연이 아닌 남자가 몇이나 있으면 차-암 좋을까???
하는 생각이 불쑥 났다.
그 날, 하늘은 청명하고 구름은 탐스러웠는데 그런 날의 생각치곤
어째,
단정치 못한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재밌는 기분도 들었고,
또, 하루가 다르게 옆구리 온도가 뚝뚝 떨어지는 이 가을에
따져볼 수 있는 일이라 싶어 본격적으로 생각해 봤다.
설겆이가 끝날 때 쯤 결론을 내렸다.
..
다섯명으로.
그 날 저녁,
이런 얘기하기엔 만족스런 상댄 아니지만,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냄편밖에.
해서,
"내가 따져보니까아~"
하면서 주저리 주저리 냄편에게 얘기했다.
"여자한테는 혈연관계 빼고 남자가 아~주 아주 최소한으로
다섯명 정도 있으면 딱 좋겠드라구.
우선은 기본적으로 남편은 하나 있는거야.
그래서 일단 기초적인 사회적 생활을 호기심 내지는
잔소리 같은 거 안 듣고 해 나가는거야.
그 다음으론 친구가 꼭 필요해. 남자 친구지.
여자라는(남자라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서로 드라이하면서도
또 살가운, 정말 진득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남자 친구가 있는거야.
서로의 사상과 영역을 얘기할 수 있고 넘나들 수 있는
스스럼없는 그런 친구지.
그리고 그 담엔, 정부(情夫)가 하나쯤 있음 좋겠어.
꼭 뭐 자주 만나고 그런거 아니어두 돼.
멀리 떨어져 있어도 되고.
예를들면,
해외 여행 중 마드리드에서 이박삼일 만나고
삼년만에 케냐에서 재회하고,
이듬 해 겨울에 제주에서 잠깐 부딪히고 그러는거야.
물론 年下 좋지. 그래두 너무 차이나는건 쫌 그래.
그림 뵈기 싫어져.
다음엔,
이렇게 살래면 스폰서가 하나 있어야 돼.
물질적으로도 아낌없이 기꺼이 팍팍 밀어주고,
정신적으로도 언제든지 따뜻하게 맞아주고 조언해 주는
그런 기댈 곳이, 확실하게 하나 있는 거야.
마지막으론, 이 경우는 굳이.. 없어도 되는데,
그래도 구색을 완벽하게 갖추자면,
보디가드가 하나 있으면 좋지.
왜 '모래시계'에 나왔든 이정재 있잖아.
말없이 충직하게 주인님을 사랑하는 그런 보디가드 말야.
월급두 없어. 지가 좋아서 그냥 쫒아다니면서 지켜주는 거야.
물론, 사이코는 안되징.
어때? 응?
이거~~ 이거~~ 완벽하지?
이 여자 천년만년 살고 싶겠지? 그치?"
냄편이.. 쳐다도 안 보고 딱 한 마디 한다.
"개똥!같은 소리!"
..
"그래두 이거 열명쯤 할까 하다가 반으로 확 줄인건데."
내 말에 냄편이 쳐다본다.
어이없어하는 웃음.
아고, 고만해야지 킬나겠다~^^
에궁~
그래, 다섯이고 열이고 다 xx같은 얘기고,
제대로 된 남편 하나(아내 하나)만 있으면 인생 대박이지.뭐.
거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