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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7.12.26 02:15

청계산 산행기(150회)

조회 수 2124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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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산 산행기 (150회)

                                                                 이 성 희


 9시 10분. 너무 일찍 도착했네요.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는 모습은 아직 없군요. 느티나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도 들어가 앉아 있을 만한 데가 없어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들고 옅은 안개에 둘러싸인 산등성이를 바라봅니다.  따스한 찻잔의 온기가 손바닥으로 전해집니다.

  어느새 올해도 끝자락이네요. 다시 한번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마음은 지금 어디쯤에서 멈춰 서 있을까요? 누군가 그랬지요. 될 수 있는 한 지나간 일은 떠올리지 말고 현재와 미래만을 생각하라고. 그래야 정신건강에 좋다나요.  혼자 있을 때는 특히 그렇지만, 옛날 일 말고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으니 그게 탈이지요. 


  어느 더운  여름 날  만났던 할머니 한 분이 생각납니다.

그 날도 한 시간 정도 땀 흘려 걷고 난 뒤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숱 많은 회색빛깔  머리를 한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젊었을 때 열심히 운동하라고.> 그래서 <젊지 않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래도 환갑은 넘지 않았지?> 합니다. <아뇨 벌써 지난 지 몇 년 됩니다.> 했지요.   그때  마침 다른 할머니 한분이 저쪽에서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는데 허리가 구십도 가까이 굽어 있어 안쓰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먼저 온 할머니는 그걸 보더니 혀를 차며 운동은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당신이 직접 시범을 보입니다. 의자 위에 올라가 발레리나처럼 두 발을 곧추 세우더니 폴짝 폴짝 대여섯 번을 토끼처럼 뛰어 보이며 <나는 매일 하루 삼십분을 이렇게 한다.>고 하데요. 그리고 당신의 옆구리를 만져보라면서, 예전에 아들에게 간이식을 해 주었는데 아들도, 당신도 지금까지 이렇게 건강하다나요. 그리고는 <우리 아들이 지금 칠십인데 박사 공부 중이야.>  하고 자랑스러워 하면서 당신은 이제 곧 박사 엄마가 될 거라고 기뻐했지요.  지금 몇이시냐고 물으니 갑자기 벌떡 일어서며 <응, 나 지금 구십이야.> 하고 가슴을 펴보이던 모습이 자못 당당하더라고요.  자신도 나이가 70이라는 허리굽은 할머니도 두 눈을 둥그렇게 떴습니다. 그 날 그 분 앞에서 나는 아주 작은  어린 아이가 된 느낌이었지요.


 구름이 한 겹 살짝 덮인 하늘은 수묵화처럼 부드럽게 산어깨를 감싸고 낮은 소리로 수런거립니다.  버릇처럼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지난 가을은 너무도 힘이 들었습니다.  늘 옆에서 펄펄 살아 있던  젊은 생명이 며칠 만에 한 줌 재로 덧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목격한 후에는 모든 것이 허망하기만 했지요.  그러나 세월은  아는 대로 아주 명약이군요.  이 세상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야 필연적으로 시간과 함께 지나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우리에게 망각의 능력(!)이 있다는 것, 이럴 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연휴가 길어   긴 여행을 떠난  탓일까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네요.

10시가 가까워오자  삼십명이 넘게 모였네요.   잠시 후 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슴에  쌓인 시름을 발자국마다에 담아 놓아두고 내려와도 품넓은 산은 그냥 말이 없겠지요.

 

오늘은 自由山行입니다. 다들 잘 아는 곳이니 어느 코스로 가든 길을 잃을 염려는 없으니까요.

한 팀은 옥녀봉까지, 또 한 팀은 매봉까지, 그리고 또 일부는 헬기장까지, 삼삼오오 흩어집니다.

헬기장에서는 잠깐 파티가 벌어집니다. 각자의 배낭에서 나온 먹거리가 다채롭습니다. 그리고 역시 이재상의 보따리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요. 다양한 酒種과 안주거리에 모두들 환호합니다.

갑자기 찬바람이 휘몰아치기도 합니다. 지금이 한 겨울임을 잊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라도 보내는 듯하네요. 한동안 앉아 있었더니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돕니다. 이제 짐을 챙겨 내려가라는 신호이지요.

계단은 예전과 달리 새로 잘 정비되었지만 내려오는 길은 진흙이 질척거리며 발에 들러붙습니다. 포근한 날씨 탓인가요? 마치 이른 봄 解氷期 같기도 하고.

꼬마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뜨입니다. 띠로 어린 아기를 안은 아빠도 있는데 조금도 힘든 얼굴이 아니네요.  아빠는 아기의 宇宙임이 분명하군요.  아래쪽 계곡에서는 사람들이 신발에 묻은 진흙을 물에서 닦아내느라 분주합니다.

식당에 도착하니 연말 기념품이 기다립니다. 기능성 속옷이군요. 포장을 풀어 내용물을 펴 보고 야단들입니다.  선물을  받는 일은 역시 즐겁네요.

 속 깊은 이야기는 서로  나누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모여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점점 더 단순해지는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그래서 될수록 길게, 오랫동안 이어가기를 소망합니다.

동문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빌면서...         Happy  New Year!



참석자 명단

황정환 정기봉 정태영 송인식 강기종 심항섭 주환중 김성광 우무일 변병관 위광우 박효범 김영길 박상규 김상건 김진국 이영식 이재상 이명원 정만호 민일홍 이상훈 정진구 권영직 

이석영 이성희 박미자 유정순 정숙자 정영경 박정애 진영애 강인자 김양자


  • profile
    심항섭 2007.12.26 05:38
    깔끔한 한편의 수필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
    권영직 2007.12.27 20:09
    역시 참 맛깔스런 산행기입니다.감사합니다.
  • profile
    이재상 2007.12.26 18:23
    잔잔한 수채화를 보는것 같네요 역시 성의 있는 성희 마음씨 때문 인가 봐요.
  • profile
    金正次 2008.01.02 11:16
    이성희씨의 글은 재미있고, 정말 깨끗하다.
    깨끗한 것은 곱지.
    나도 임기가 끝나는 금년 6월말부터는 산행에 참여할 예정이다.
    멀리서 새해 아침에 김정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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