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7회 산행기( 관악산)
여학생들은 추석을 앞두고 며느리, 시어머니, 장모, 할머니 역할을 하느라 바쁜가 보다. 전에는 추석 상을 미리 준비하고 오는 등의 성의를 보이더니 이제 나이가 들어서 순발력이 떨어졌는지 혹은 정열이 식어서인지 혹은 맡은 역할이 과중해져서 그런지, 어쨋거나 내가 알고 있는 한 우리 등산회가 생긴지 생전 처음으로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16명이 관악산을 오른다.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어 간다면서 북구의 우중충한 하늘을 닮아 가던 하늘도 오늘따라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보여준다.
사당동에서 출발, 관음사 쪽으로 오르는 길을 오르면서 추석을 앞두고 벌초 얘기가 나오고 말벌이 기승을 부려 어느 시골 노인네는 말벌에 쏘여 죽기까지 하였다는 말이 나온다. 말벌 침이 여느 벌보다도 독하다는 얘기가 나오다가 끝내는 다방면으로 박식한 이재상의 프로폴리스에 대한
얘기로까지 옮아간다.
항암, 항염, 면역 증강 기능이 있는 프로폴리스는 꿀벌들이 자기 벌집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식물에서 뽑아내어 만든 것을 채취하여 우리가 먹는거다. 재미있게 하는 얘기를 듣느라 관음사 왼쪽으로 꺾이어져 다리를 건너는 걸 잊고 관음사 쪽으로 오르다 다시 빽을 한다.
바위가 적당히 있는 아기자기한 산인데다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바위를 올라가는 친구들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잠간 쉬면서 뒤를 돌아다 보니 바로 밑에 동작동 묘지의 뒷산, 그리고 남산, 그리고 그 너머로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또 오른 쪽으로는 수락산과 불암산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그 흔하디 흔햇던 거무스름한 오염 띠도 말끔히 사라진 서울의 전경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관악산 중계탑이 코 앞에 보이고 서쪽으로는 63 빌딩 너머 개성까지 보일 듯 하다.
아까 중턱에서 보이던 남산, 북한산, 도봉산의 모습이 여기 더 올라서 보니 또 다르다.
마당 바위를 지나 나무밑 시원한 곳에 자리를 펴고 사과, 배, 포도 등의 간식을 들고는 널찍한 헬기장에서 관악산을 배경으로 그리고 뒤쪽 북한산 및 도봉산을 배경으로 16명이 포즈를 취한다.
송인식, 이상훈, 정기봉, 주환중, 황정환, 심항섭, 정태영, 박효범, 우무일, 강기종, 이영식, 민일홍, 이재상, 김상건, 신해순, 권영직이다.
이제 서울대 쪽으로 하산이다. 중간에 널찍한 바위가 있어 잠시 쉬면서 관악산 능선을 바라보면서 한커트이다.
관악역 삼미옥에서 시원한 맥주로 입가심한 후에 수육 안주로 소주를 마시고는 설렁탕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오늘은 모두 집에 일찍 들어 가 와이프 집안 일을 돕자며 헤어진다.
16회 동문들 풍요롭고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