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겨울다운 겨울의 하루를 16동기23명이여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평창군 선자령으로.
그 곳은 해발1,158m이며 이름난 바람언덕이다.
희고 깨끗한 눈이 한없이 내려 장관이 되어 있을 곳, 설레임과 두려움이 섞인 맘으로 교대역에서 07:30에 서울을 떠나다.
이성희와 정숙자의 수고로 꾸며진 간식꾸러미를 받다
USA dark 초코레이트,벨지움 커피사탕,12가지곡물로 만든 비스킷등 다국적 행동비상식량이다.
통통한 은박지 김밥과 귤 2알씩 받아 차속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외곽지역에서 탑승화는 친구들은 반가운 인사를 더 많이 받는다. 이석영의 옷차림 보소.
보온의상 모델처럼 몇겹으로 입고 또 입어 두리둥실. 넘어지면 아마 못 일어나리라.
여주 휴게소에 들려 뜨거운 커피 몇 잔 사서 한 모금씩 나누어 마시다.목적지에 가까워질 무렵 산행차림으로 무장하다.
스패치와 아이젠 착용하는 일에 초보인 여학생들이 당황할 때 남동들의 친절한 보살핌을 받다.
10:40분 800고지인 맑은 날씨에 바람은 없고 햇빛은 눈위에서 반짝반짝인다.
완만한 경사지만 -17c의 강추위에 모두가 한걸음 한걸음 지팡이를 짚어가며 묵언 수행자처럼 걷는다.
맨살이 노출되면 몹시 괴롭다.
눈보호 색안경과, 귀마개,입가리개며 매사냥꾼 같은 털이 가득 들어 있는 특별한 모자를 쓴 친구들.
야생겨울의 세계로 점점 올라간다.
수 년전 이곳 산행 때 눈섞인 강풍에 초죽음이 되었었던 경험을 말해주는 여동문들의 이야기는 오늘 날씨의 최적함을 강조하여 마음을 가라앉히는 덕담이 되었다.
그 때,정상 표지석을 향할 땐 눈바람이 왼쪽 볼때기를 때렸고 내려올 땐 오른쪽을 정신 못차리게 후리쳤다고.
바람은 나무위에 쌓였던 눈을 모두 날려버려 상고대 눈꽃 핀 황홀한 경치는 볼 수 없다.
촘촘하게 서 있는 쪽동백나무 두충나무 참나무 전나무 숲을 번갈아 지나간다.
정상 쪽 넓은 언덕에는 나무가 별로 없다.
이재상 박효범 장용웅 그외 여러 용사들은 손가락이 얼어드는 수고 속에 기념사진을 계속 찍어준다.
너무 추우니 간식 시간은 매우 짧다.
곶감, 무게를 최소화한 작은병의 알콜들, 생강차,열량높은 과자 등.
혹한의 날씨.그러나 입에 한 점씩 주고 받는 사이사이에 뜨거운 정이 꽃핀다.
동창 홈피에는 외과 의사로 훌륭하게 살아온 민병훈의 <버킷리스트>라는 글이 있다.
병상의 침대에서 모든 걸 내려 놓고 독백처럼 쓴 내용이어서 읽는 자들이 간접적인 아픔을 느꼈지만
상태가 호전되었다 한다. 답글은 안쓰지만 여동들도 밝은 웃음으로 안도의 말을 한다.
해외의 한 동기는 함부로 핀잔도 주며 진한 농담이 오고가는 글담놀이를 하고 있다.
진정성이 강한 만화같기도 하다. (미안!)
요즘은 동기들 사이에 '버킷'이 화두가 된것 같다.
우리 중 누군가가 산정상에서 즉석라면을 먹는게 그의 버킷이 되어, 가장 추운 날 이 일을 실행했다.
점심예약시간에 닿기 위해 하산에 남은 힘을 다 쏟다.
음식 동아리를 짰다.생태찌개팀, 황태정식팀,오삼불고기팀.
배가 부르니 웃음소리가 높아졌다.
참이슬,야관주,보리술로 건배!
16:30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박상규: 신회장의부탁으로 A4에 예습을 해왔다.
*먼 길을 여행여 '절정'스님을 찾아가는 애마부인 이야기
그녀가 건너는 다리와 연못과 물고기들은 모두 이상한 이름을 가졌다.
*들을 귀 있는 사람만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 여러 개.
이재상: 남성들의 연령대 별 관심사.
*꽃이야기-꽃중의 왕 '모란꽃'
할미꽃 전설. 그래서 '할미꽃' 동요를 부르게 되었다.
할미꽃의 아름다움을 재평가하였는데 底意는 여학생들이 다 할미꽃으로 보여진다는 뜻이었는지
(그 속내는 알 수 없었다)
장용웅: 강진여행의 의미. 제주여행의 유의점. 여행시 그의 인맥 활용 안내.
김윤종: 총동에서 가는 바이칼 호수 트레킹과 네팔의 3박4일코스 숨겨진 괜찮은 트레킹 코스 안내.
4시간 이상 소요된 오늘 산행에 동기 모두 성공한 것을 산악인다운 담담한 목소리로 칭찬하다.
신해순: 수시로 참고사항과 주의점, 대원의 안전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다.
** 산행회장과 그를 도운 분들의 애간장이 녹아 있는 (혹독한 추위 때문에)
이 번 선자령 눈길 여행은 다녀온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재상씨의 수컷 영역표시 이야기는 야담으로 전할게요.
늘 참석하던 회원들 얼굴이 생각났고 좀 안타까웠고요. 새 해 늘 평안하심을!
뜻하지 않게 후기 기록자로 지정되어(주최측 음모로) 노곤한 몸으로 숙제 겨우 끝.
참석자 이름도 빼먹었어요.
강기종 김윤종 박상규 박찬홍 박효범 신해순 이명원 이재상 이종건 장용웅 정만호 황정환 허창회
강인자 남영애 박정애 신덕애 이석영 이성희 정숙자 정영경 진영애 김양자( 남13 여10 총2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