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모교 체육관에서 총동바둑대회가 성료되었습니다.
각기에서 쟁쟁한 바둑 고수들이 참가하여 300여명의 규모에 이르는 큰 대회였지요.
우리기에서는 12명이 마음을 설레이며 아침 9시부터 모습들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이종건 동기회장과 맹혜열 부회장을 비롯해 다섯명의 응원군이
격려차 나와주었습니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도 모두들 나서주어 고맙게 생각
합니다.
우리기의 명예를 걸고 고군분투한 결과 천주훈 3단이 3위를,박찬홍 6급과 심항섭
6급이 각각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고령의 나이에 우리보다 꽤 연배차이가 있는 아래
기수들과의 대국에서 선전을 거둔 것이지요. 저녁 회식자리에서 이분들께 경의를
표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처음 두판을 파죽지세로 연파했는데,점심 먹고난 후의 오후
대국에서는 눈이 가물가물하고 정신이 혼미해져 실수하는 바람에 내리 2연패를 했으
니 이분들의 기개가 대단한 것이었지요.
종합단체전 시상 호명에서 우리는 전혀 기대를 안하고 딴전을 피우고 있었는데, 우
승,준우승,3위를 발표하더니 갑자기 우리 16회를 호명해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고령
단체팀으로 지명된 것이었습니다. 10명 이상의 단체 참가팀에서 우리기가 제일 고참
회기였나봅니다. 그리고 성적도 웬만했으니까요.
최고령 회기팀 수상을 엉겁결에 받고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우리가 벌써 그나이에
이르렀나, 이걸 영광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서글픔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내년에도 최고령 회기팀 수상을 기대해야 할까요?
대회가 모두 끝난 후에 뒷풀이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습니다. 원래 그전부터 찾았던
태릉돼지갈비집에 유무하회장이 예약을 해놓았다고 했으나 예약확인을 해보니 전화
번호가 없어졌더군요. 그래 당일 아침 일찍 현장 확인을 하고 강기종군이 미리 조사해
두었던 큰대문집에 가서 부랴부랴 예약을 해두었지요. 꽤 유명한 곳이라더군요. 강남
에서까지도 일부러 찾아온다는군요.
이동기회장과 응원차 나와준 주현길군을 비롯해 출전선수 9명이 자리를 해 오손도손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그자리에서 청주와 분당에 각각 영예를 빛낼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청주 건은 제
가 입에 올리기가 좀 그렇고 나중에 아시게 될겁니다. 분당 건은 차기 기우회장에 심
항섭군이 선출되고,회장을 도와줄 총무에 위광우군이 선출된 것입니다. 특히 심항섭
군은 동기회장, 또 뭐드라...해서 세개 회장을 거친 바 있는데 이참에 아예 네개를 채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으로 만장일치 통과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저녁 경비는 이동기회장이 계산해주었습니다. 우리 기우회에서는 돈 한푼
안들이고 하루를 즐기고 맛난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응원차 나와주셨던 여동창 세분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
다. 그리고 우리기의 김윤종군이 총동회장을 맏고 있어서 아침 개회식 때 축사를 해
주어 영광스러웠습니다.
참석은 안했지만 성원을 보내주셨던 우리 모든 동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내년에
는 최고령기 단체상이 아닌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성원에 보답드릴 것을 약속드
립니다.
기우회 회장 유무하
심부름꾼 한건수 배상
3위를 차지한 천주훈군 수상식
장려상을 수상한 심항섭,박찬홍군 수상식
최고령기 단체상 수상식(맨 오른쪽이 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