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부고 16회 등산회는 2006년도 12월 24일 아침 10시 서초구 원지동 원터마을 느티나무 밑에서 제 138회 산행을 위하여 정겨운 동기들 이향숙, 유정숙, 류진희, 정숙자, 박미자, 박정애, 정영경, 남영애, 이성희, 이태동, 박상규, 송인식, 김용호, 강기종, 심항섭, 권영직, 김영길, 위광우, 정기봉, 민일홍, 민병훈, 김윤종, 장용웅, 신해순, 윤주수, 이재상, 김상건, 이명원, 변병관, 주환중, 정태영, 김성광, 박효범, 김진국까지 무려 34명이나 모였다. 특히 퉁소연주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윤주수가 동행이 되었고, 병마를 이겨낸 정기봉의 늠름한 모습이며, 인천이 아닌 분당의 이명원이 동행하였다는 점이다.
2007년도 신임 동기회장으로 선출된 심항섭 등산회 회장을 비롯하여 일년간 알뜰하게 등산회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해온 훌륭한 동기들에게 먼저 기립박수를 보낸다.
원터골 입구를 출발하여 원터골 쉼터에서 잠시 쉬고 삼거리를 지나 헬기장 에서 헤쳐 모여 매바위(해발578m)와 돌문바위를 통과한 뒤 매봉(해발 582.5m)을 돌아 원터골 입구로 다시 내려오는 4,8㎞를 쉬는 시간을 포함하여 3시간 가량 걸리는 비교적 가벼운 황토길 산행코스다.
10시 10분쯤 하여 우리 일행은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새로 놓은 듯한 마루길을 걸어 나와 왼편으로 매봉방향 표지판을 보고 산길을 걸어 오른다.
며칠동안 영상의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계속되는 포근한 봄날씨에 바람마저 잠잠하여 아이젠 없이도 산행을 즐길줄 알았는데, 산길로 들어서자 마자 맑은 공기로 가득찬 천지에 발밑은 온통 빙판길이다. 역시 겨울 등산의 맛을 보여주는 서울시민의 허파랄 수 있는 청계산이다. 올들어 4번째 밟아보는 청계산이건만 올 때마다 다른 코스와 다른 맛을 보여주는 정겨운 산이다.
매봉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우리 심항섭 회장께서 더 좋은 화면을 잡기 위하여 뒤로 한걸음 더 물러나다가 몸의중심을 잠깐 놓지는 위험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매봉에서 과천쪽으로 잠시 내려와 다시 원터골 쪽으로 방향을 잡고 하산할 때에는 산길이 녹아 진흙길을 밟아 내려와야 한다. 산 중턱에 떡갈나무잎이 수북이 쌓인 양지바르고 편평한 숲언덕에 모여앉아 배낭을 열고 각종 안주와 술을 꺼내어 먹고 마시면서 만나지 못한 동안 궁금했던 야그들을 나눈다, 단연 이태동이 가져온 샌드위치가 인기다. 태동이 가라사대 형수님 동서가 싸준 간식이란다. 또 다른 인기품목은 김상건이 가져온 복분자다. 커다란 콜라병에 가득 담아 왔는데 복분자용 산딸기를 자연발효시킨 가용 특제(99.99%)로 색갈과 맛이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않게 향기롭고 맛이 순하다. 여기에 더하여 재상이가 가져온 더덕주 향기로 매바위 자락까지 흔들어 놓았다. 진짜 술안주로는 깡통에 들어있는 신해순표 미제 쏘세지 두통이 인기를 끌었다.
흥이 도도해질 무렵 진국이가 12년산 임페리얼 양주까지 내놓자 모두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이구동성으로 양주는 모두 다 뫃인 당진두부집에 가서 열자고 하며 부지런히 원터골 입구를 향하여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하여 오후 1시30분경 모두 당진 두부집에 모여 지난 일년을 뒤돌아 보며 내년을 기약하는 건배로 연말총회를 시작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푸짐한 개근상과 정근상 등 시상식을 거행함과 아울러 참석자 전원에게는 근사한 등산모를 선물하고, 총동산악회(회장:김윤종)가 발간한 기념비적인 '선농산악'도 한부씩 나누어주면서 흥취가 무르익은 가운데 권영직 차기 등산회장의 인사와 조각발표 그리고, '텔런트가 벗는다' 시리즈로 이어져 좌중의 배꼽을 도려 뺀 뒤 심항섭 회장의 수십만원이나 되는 이월금까지 넘겨준다는 발표로 오후 3시쯤에는 흥취가 정상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