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년에 개봉된 영화 제목이다.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영화로 두사람은 말기 암으로 우연히 한 병실에 같이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받는다.프리먼의 Bucket List 를 본 니콜슨은 고통스럽고 얼마간의 생명연장책인 치료를 거부하고 List 에 적힌,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자고 제안하여 이들 두사람은 병원을 뛰쳐나와 이를 실행한다.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문신하기,카레이싱과 스카이다이빙,눈물 날때까지 웃어보기 등등.....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였다. 목록을 지워나가기도하고 더해가기도 하면서 두사람은 많은 것을 나누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나도 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나 고통스럽고 지루하여 박차고 달아나고 싶은 심정이다.하지만 List를 작성할 정도로 하고싶은 일이 없어 그냥 지내고 있다.
그러나 내게도 하고 싶은 일이 하나는 있다.
대학을 졸업할 때 쯤에는 3 가지 하고 싶은 일 (소원)이 있었다.
첫째는 의과대학 4 학년 A 강의실에서 1 시간만 강의를 하는 것이었다. 학생때,의과대학 교수가 아니더라도 선배중에 다른기관이나 병원에서 중요한 업적이 있거나 학문적 기여를 한 분들을 모셔 1 년에 몇차례 특강을 듣곤 하였다. 언젠간 나도 한 시간만이라도 특강할 기회가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저 평범한 의사로 세월이 지나 학문적 기여나 업적도 없어 이 첫번째 소원은 이루지 못하였다.
두번째는 아프리카의 누구처럼 일생을 남을 위해 헌신하지는 못하더라도, 2 년 만이라도 돈버는 일과 상관없이 의사로서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이것은 카자흐스탄 6 년 생활로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소원을 이루었다 할 것이다.
세번째는 "어느 소녀의 노래듣기" 다.
나는 종암초등학교에 1 학년 입학하여 졸업하였는데 2 학년때였다.
학년이 거의 끝나가는 3 월( 그때는 새학기가 4 월이었다.)쯤에 담임선생님이 다른 행동을 보였다.
코가 높고 예쁜 여선생님이었는데 오후가 되면 창밖을 물끄럼이 내다 보는데 20 분 혹은 30 분 아무말도 없고 움직이지도 않았다.우리도 모두 숨 죽이고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그러다가 선생님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다.
" 얘, 수자야. 노래 한곡 불러 주렴."
그러면 수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소리가 얼마나 맑고 고운지 우리 모두 그 노래소리에 빠져 들었다.
하여튼 담임선생님의 창문밖 내다보기와 수자의 노래는 학년이 끝날때까지 계속되었다. 아이들은 선생님 애인이 전쟁중에 전사했거나 다쳐서 그렇다는둥 수근거렸지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3 학년으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3 학년 부터는 남녀 각반으로 갈라져 수자는 다른반으로 가서 졸업할때까지 본일도없고 잊고 지나갔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보니 그 애도 우리학교에 입학한 것이었다.
그때 초등학교 2 학년때 노래가 생각나고 ,언젠가는 다시 노래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다.
고등학교때는 1 년에 한번씩 음악 경연대회가 있을때면 혹시 참가하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한번도 강당에서 그애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십년이 지나 년말 송년회 때마다 한두명이 노래를 부르는 순서가 있는데 이때도 그애의 노래는 들을 수 없었다.
금년에도 12 월이 되면 동기회 송년회가 열릴것이다.나는 금년 송년회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고,꼭 참석할 것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송년회에 참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수자에게 이렇게 부탁해 본다.
" 얘, 수자야. 금년 동기회 송년회때 노래 한 곡 불러 줄래?"
담담한 글 꼬옥 와닿습니다, 몇 안돼는 바께스 리스트가 이뤄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