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영전에 찾아주신 친구들 그리고 찾아 주시지는 못했어도 조의를 표해주신 친구들에게 저의 감사한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어제 화장을 하여 서울 공원묘원에 안장을 하엿습니다.
병상에 누우신지 12년 4개월 하고도 반달이 지난 후에 화장터 습골실이라고 하는 곳에서 뼈 몇 조각과 가루로 나오시는 것을 보았을 때에 처음으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며 7남매를 키우시면서 조금 남은 땅까지 모두 팔고서도 막내 전셋돈 일부까지 퇴직금에서 떼어 주시더니, 본인은 결국 저렇게 인생을 마감하면서 몇줌의 가루로 땅에 묻히는구나 생각하니 벼라별 생각이 다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어떻게 살아 가는게 잘 사는 게 되는지 가늠이 가질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슬프고 괴롭고 언짢었던 지나 간 과거의 일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잊고 살면서
오늘을 즐겁게 살자며 노력해 왔으면서도,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이 자리에서 어제의 마음 한 조각을 나타내는 우를 범하는 약한 사람임을 드러냅니다.
여러 일을 당하면서도 그동안 그렁저렁 지내 왔었는데, 이번에 당하는 큰 일로 비로서 친구들에게서 느끼는 고마움이 이렇게 큰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 친구들의 어려운 일들에 함께 어려움을 나누지 못햇던 일들이 생각 나면서 뉘우쳐집니다.
이번 저의 슬픔에 함께 하여주신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숙여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무어라 위로를 하겠으리오만 기운은 차리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