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40분이 좀 너머서야 청계산역 로비에 16명(남자 13, 여자 3)이 모두 모여 역 건너편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 인릉산을 오른다.
옛골 버스 종점에서 이 산을 오른 적은 몇 번인가 있었으나 우리 동기 전체 모임이 이렇게 역에서 곧장 아파트 단지로 난 길을 따라 인릉산을 오르기는 처음이다.
인릉산은 건너편 북쪽 대모산에 있는 순조의 능인 仁陵의 朝山이다. 朝山이라?
아마 대부분은 낯설은 단어로 느낄 것이다. 좌청룡, 우백호는 많이 들어 보았으리라. 명당의 기운을 보호하는 남쪽 위치의 산이다.
아무튼 6, 7분을 아파트 단지의 조용한 길을 따라 걷다가 곧바로 산행 시작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청계산과는 달리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을까? 할 정도의 호젓한 산길이다. 다만, 꼭 열흘 전에 이곳에 오를 적만 해도 아카시 꽃 향기가 진동했는데 지금은 그 꽃들이 바닥에 질펀한게 좀 아쉬울 뿐이다.
아카시 꽃을 밟으며 계단 길을 오른다.
선두엔 강기종, 남득현, 민일홍, 박정애가 씽씽 오른다. 바짝 뒤쫓아 올라 4사람의 선두 주자 사진 한 커트 찍는다.
곧바로 남영애, 진영애, 김두경, 이재상, 신해순 회장이 뒤따른다.
청계산보다는초입이 좀 가파른 경사이지만 오늘 산행 멤버들은 완연한 여름 날씨임에도 쉽게 쉽게 오른다. 정상에 거의 다 올라 본인을 뺀 15명 전원이 녹음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찍는다.
빙 둘러앉아 간식을 든다. 참외, 쵸콜릿, 아몬드, 일본산 과자, 수미 감자칩 등등이다. 푸짐하다. 다만 알콜은 달랑 소주 한 병뿐이라 술 좋아하는 신 회장은 물을 술처럼 마신다.
12시가 너머가고 있기에 하산 시작이다.
이 길은 옛골에서 올라와 본 적이 있는 익숙한 길이다. 새정이 마을 표시를 따라 내려간다.
새정이 마을은 원터골 (驛站)에 있는 말들의 발굽 징을 만들고 수리하던 곳이란다.
지나가는 길의 찔레꽃과 마을에 피어 있는 탐스러운 장미 꽃들이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하는 듯 해서 한커트씩 찰칵.
새정이 마을 앞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고 원터골 남원 추어탕집에 들어가 마침 미국에서 온 최진석과 함께 시원한 막걸리와 맥주를 추어탕과 미꾸라지 튀김 안주로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오늘 산행 참가자
여자 동문 : 남영애, 박정애, 진영애
남자 동문 : 장용웅, 이상훈, 이재상, 박찬홍, 이명원, 박효범, 민일홍, 변병관, 김두경,
강기종, 남득현, 신해순, 심항섭
특별 게스트: 최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