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찍 잠이 깼다. 숙소 밖으로 나갔다.
아직 여명이 있기 전인데 낮에는 볼품 없던 버스 정류장이 길 앞에 근사하게 서 있다. 삼각대도 준비 하지 않은 엉터리지만 일찍 깨어 보게 된 산 속의 새벽 빛을 그냥 보내기 아까웠다. 숙소로 올라 가서 주섬 주섬 카메라를 챙겨 들고 다시 나온다. 와, 무지 흔들린다. 등산용 스틱을 세워 놓고 땡겨 본다. 지나가는 차랑의 불 빛으로 간신히 한 장 찍어 낸다. 씨름하는 사이 벌써 아침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흔들렸던 거리도 다시 한 장, 정류장도 훅백으로 다시 한장..... 아침 식사도 놓칠 뻔 했다.
8시 정각, 전원 버스를 타고 유일사 매표소로 향한다. 복장과 장비를 점검하고 모두 모여 증명사진 한 장 찰칵..... 6장을 찍었는데 여기 올라 앉아 있는 사진은 버스 기사가 찍어 준 사진이다^^ 내 얼굴도 하나 쯤 들어 가야지.
태백산은 유난히 낙옆수들로 뒤 덮인 산이다. 완만한 능선이 줄기만 드러난 나무들로 빽빽히 덮여 있다. 무성한 잔 가지들로 뒤 덮여 무거운 카메라를 지고 올라 갔는데도 건너편 능선을 제대로 바라보고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