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동창들과 함께한 “사대부고 광복 60주년 기념 필리핀 탐방여행”을 다녀와서…
전윤기 (이갑순과 한방친구)씀
우선 남편따라 한국, 중국등 왔다 갔다 하다가 지난주에야 호주로 귀환하였기에 이제야 필리핀 동반 여행 수기를 쓰게 됨을 남편 친구분 모두에게 깊이 사과의 말씀 드리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여행의 상세한 내용에 대하여는 이미 김성은님께서 상세히 소개하셨기에 되도록 중복을 피하면서 쓰려하니 무척 부담이 되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당신 인생 육십 맞아?” “ 아니, 아직도 마음은 이팔청춘 이라고 !“ 혹자는 무르익은 인생은 60부터 라고 했던가??? 여전히 왕성한 젊음을 간직하고 있는 같은 방 쓰는 영원한 친구인 남편의 권유에 따라 여행에 동승하게 되었다.
어쩌면 필자가 남녀 공학생들 만의 비밀스런 아련한 추억들이 서려있을 그들만의 세계에 낯선 침입자로서(?), 혹은 외계인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여행에 참석을 하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끝내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 준비된 부페에 왠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느냐고 남편이 여자 동창들에게서 농섞인 따끔한 한마디 들었다고 하던가?
아무튼 필자도 가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지낼 때가 거의 대부분인데 무려 7 ~8년 인생 선배님들이신 천하 제일의 사대부고 16회의 모습들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태어난 지 60여 년만의 중후한 여행자들 (광복60주년 기념이라는 거창한 제목하에) 답지 않게 모두들 활기차고 젊음을 막 누리려 하는 청장년들의 모습으로 뭉쳐져 있다는 인상을 듬뿍 받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기억 속에 선명한 필리핀의 도시 변두리와 시골 정경 중 하나, 관광버스로 여행을 하면서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의 풍경은 정말 참담하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라는 듯하였다. 지난날 한국의 전쟁직후에나 볼 수 있었던 그런 안쓰러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라고 했는데…… 한국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열대의 풍부한 자연과 인적자원을 활용치 못하고 현재는 왜 이 모양인지…. 내 참 즐거운 여행수기를 이리 시작하게 만들다니….
역설적으로 앞으로 무한한 변모 가능성이 있는 거라고 강변해 본다.
허나 단 3일 여행을 통해서 본 필리핀을 평가하기는 어불성설? 일 게다 어쩌면 코끼리 코만 만져보고 모든 부분이 다 그럴 것이라고 싸잡아 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심정일지도??
첫날에 간 팍상한 폭포의 정말 깎아 지른 절벽 사이로 급류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던 한 보트에 두 명씩 짝지어 탄 우리들에게는 자연 경관의 웅장함에 대한 감탄과 함께 보트를 젓기도 하고 끌기도 하는 두 명의 안내원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깡마른 체구가 말해 주듯이 그들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한 삶의 수단일 수 밖에 없다고는 하나 연민의 정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단 몇 마디의 한국말을 구사하면서 더 많은 팁을 요구 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동시에 구경해야 하는 우리들의 마음도 함께 보트를 끌고 밀면서 올라가니 그리 즐겁고, 편안치 만은 아니하였다.
경치를 감상하랴 그들의 힘겨워하는 모습도 함께 보아야 하는 모든 관광객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우리말고도 관광객들의 대부분이 한국사람들이었다. 그만큼 한국이 부강한 나라로 떠오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일 게다???
둘째 날 히든밸리에서의 온천 욕을 즐기면서- 뜨거운 온천 욕이 아니라 미지근하여 조금은 실망되는??- 허나 물 온도야 어찌 되었던 모두들 동심으로 되돌아 가 손에 손을 잡고 수중발레?와 물속 에어로빅으로 구령을 맞추면서 웃어가며 방방 뛰는 모습들은 너무나 보기 좋은 천진난만한 모습들 그대로였다. 점심을 먹을 때 갑자기 시커매진 하늘에서 느닷없이 쏟아지는 폭우는 말로만 듣던 열대 정글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하늘도 천하부고를 환영하는 듯 막상 관광이나 여행을 즐길 때는 살짝 비껴가 주는 (빗 사이로 막가) 운 좋은 날의 연속이었다.
저녁에 있었던 노래방에서의 가창 시간에는 모두들 가수 지망생이 아니었나 ?!! 싶을 정도로 닾 다투어가며 너나없이 기막힌 가락을 뽐내었다.
셋째 날에는 말도 타고 푸에르토 아쥴 (예전에 마르코스의 영부인 이멜다의 별장으로 골프장이 함께 있는 곳)로 숙소를 옮겨 깨끗한 바닷가를 거닐며 어제의 산속과는 사뭇 다른 바다의 정경에 취할 수 있었고, 특히 그 우아한 저녁 해변가에서 필리핀 현지에 뿌리내린 이관수 동문이 송아지 바베큐로 특별히 마련한 만찬에서의 그 맛과 분위기, 정겨운 대화들, 또한 만찬과 함께 이어진 노래와 춤이 뒤섞인 광란의 파티는 모두의 마음에 지울수 없는 추억거리를 아로 새겨주었을 게다.
넷째 날에는 마닐라 시내의 리잘 공원과 산티아고 요새등을 방문하며 식민지로서 서럽게 살아온 필리핀 사람들의 과거 일면을 살필 수 있었다, 리잘등 몇몇 선각자의 정신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졌더라면 조금은 다른 모습의 필리핀을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잠시 상념에 젖어 보았다. 이후는 정해진 코스인 면세점에 강제로? 인도되어 몇몇 선물들을 샀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 필자는 마사지를 받는 팀과 함께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이 일로 약간의 소동이 있었으나 부디 언급하지 않겠다. 나중에 중국 가서 알게 된 일이지만 그 비용은 너무 비싼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단 $5 이면 숙련된 마사지사의 전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던데 필리핀에서는 어린 초년생들이 하고 있었다. (우리 방 경우 -한방에 4명씩으로- 들어온 아이들은 이론과 실습을 통틀어 이제 6개월이 되었다고 함) . 이 또한 그들의 생계 수단중의 하나라고 하니 이에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이다.
여행 지에서 보다 더 잊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관광버스 내에서 일어난 일들이었다. 파안 대소하며 모두가 정말로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배꼽이 떨어져 도망갈 정도로….
처음에는 관광가이드 아가씨가 있어서 필리핀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들어 차분히 공부하는 듯 하더니만, 혜성처럼 나타나 마이크를 독차지 하다시피 한 이변님(이원구변호사님)의 그 유창하고 그칠 줄 모르는 EDPS(Y담)에 피곤함도 졸리움도 모두 던져버리고 매료되어 박장대소하며 너나없이 즐거워하던 모습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필자는 비행기 값 뽑겠다는 알뜰 파 연장그룹인 골프 팀과 합류하여 3일을 더 머무르게 되었다. 골프는 아니치고, 사업상의 일로 남아 있어야 하는 서방님의 배려(?)로 여기저기 주로 마닐라 시내를 다니게 되었다.
호화로운 필리핀 시내 호텔, 서울보다 더 크고 화려한 상점가와 몰 그리고 대단한 저택들로 집단을 이룬 지역에 총 가진 경비원을 두고 특권과 여유를 누리면서 호화롭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관광버스 차창 가에 비쳤던 마닐라 변두리와 시골에서의 인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었다. 생필품 등의 물건값은 아주 싼 편이었고… 이 극을 이룬 두 모습이 섞여 평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된다.
빈부의 차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아마도 후진국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과제이리라. 그렇다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이 결단코 이리 가지 아니하도록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는 남편 동창 이관수씨의 배려로 많은 도움을 얻게 됨을 감사 드리며 더욱이 그 댁에서의 저녁식사는 정말 일류 레스토랑에서나 맛 볼수 있는 해산물을 주로 한 훌륭한 것들이었다.
떠나는 날 저녁에는 골프 팀에 합류한 이명희씨 부부가 바다위 호화 선상 식당에서 저녁만찬을 주선해서 환상적인 마무리를 갖게 해 주었다. 홍콩에서 옮겨온 배라고 했던가???
이번 여행에서 16회 사대부고 팀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보게 된 셈이다. 항상 선농지가 오면 내가 남편보다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읽고는 기사내용을 알려 주었는데 이를 통해 멋지게 느껴졌던 일들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게 해 주었다. 또한 남편이라는 존재를 더욱 소중하게 일깨워주는 계기도 되었다 (진심이에요).
천하부고 16회 파이팅!! 계속 건강미와 영원한 젊음의 낭만을 잃지 마시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추신 : 동창들만의 여행 모임에서 (특히 남녀공학 동창들의) 혹여 저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불편하셨거나 어떤 면으로든 폐가 되었다면 이 글을 통해 사과의 말씀을 전하니 널리 이해하시고 예쁘게 봐 주세요. 밝고 활기차게 사시는 모습들 내내 간직하시기 다시 한번 빌며, 또한 모쪼록 지속되는 아름다운 관계가 더욱더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저도 관계 있음에 영 표를 해도 될는지 ????
여행 정말 즐거웠습니다.
덤으로 필리핀 여행중 습득한 몇가지 정보 안 가셨던 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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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넛= 야자수 : 이것은 버릴것이 아무것도 없다.
1. 잎 – 말려서 지붕으로
2. 뿌리 – 코코시럽
3. 열매 – 물 :쥬스
안껍질 : 젤리
밖껍질 : 기름(식용유), 크림 (출산후 배가 튼곳에 바른다)
4. 야자는 원숭이가 열매를 딴다. 이때 머리에 맞으면 즉사할수도 있슴..…
* 말루 = 오리 부화하기 바로전에 삶은 것
한국에서 메밀묵, 찹쌀떡 하고 다니듯이 필리핀에서는 말루 하고 다닌다.
2알만 먹으면 남자는 잠을 못잔다….정력제라고 하니 그 이유는 상상에 맡김
* 결혼
- 결혼선물은 list를 만들어서 축하객들이 적어놓는다.
- 여자 부모가 함께 서서 들어감
- 한국에서의 부케(꽃) 대신에 스타킹을 던져준다.- 당일 신었던 스타킹을 신랑이 벗겨서 던져준다.
신부가 걸었던 길을 꼭 같이 걸으라는 뜻
* 장례식
- 7일장이다. 방부제로 파라핀을 넣어둠
-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서 볼수 있도록 방에 두고 유리관을 씌운다.
- 땅위에 관을 놓고 콘크리트로 씌운다.
- 가족 공동묘지를 계단식으로 차곡차곡쌓음. 4 ~ 5층으로 올린다. 그후 그 옆으로 계속..
* 필리핀 섬
- 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 ( 한국- 1977개 )
- 필리핀에서는 잘 사는 형제가 못사는 형제들 모두 먹여살린다.
마음을 담어서 쓴글 정말 감사합니다.
내 참으로 엣날부터 주장해온 바지만 우리 동창 남학생들 장가들은 하나같이들 근사하게 갔어요.
그 인물들 진작 알어 보지 못한 내 소견이 그저 원망 스럽다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