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가보니 소요산은 아기자기한 암봉과 능선이 조화를 이룬 전형적인 원점 회귀형 산이다. 자제암 뒤에 산 오르는 들머리가 왼쪽으로 나 있었고 산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질 때마다 언제나 왼쪽 길을 택해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소요산을 한바퀴 빙 돌아 오른쪽 공주봉에 와 있었다.
소요산이란 명칭은 매월당 김시습이 이 산을 자주 소요를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실제로 이 산을 걸어보면 긴 능선 길 구비마다 특징이 있고 변화가 있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산수화 같은 능선 길 돌아서니 칼날처럼 날카로운 산길이 나타난다. 산길 오를 때 힘 드는 정도도 강약약 강약약으로 변하니 누구나 이 산을 걷다보면 소요(逍遙)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특히 공주봉은 전망이 뛰어나고 아주 넓고 평평해서 그냥 지나쳐 내려오기가 너무 아쉽다.
그래서 이번 산행에서는 박정애 부회장이 1인당 한 봉다리 도시락을 준비해준다. 지금은 5월, 그 옛날 학교 다닐 때 소풍가던 바로 그 때다. 그 때처럼 그 추억의 도시락을 앞에 놓고 죽 둘러 앉아서 김밥까먹고 사과 쪼개먹고 그렇게 놀다 내려오자. 흔들린 사이다가 터질까 걱정된다.
일기예보를 확인해서 떠나기 하루 전에 다시 정하겠지만 날씨만 좋으면 참 좋겠다. 그날 비가 오면 차는 산정호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