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酉生이 乙酉年까지 살면 回甲이 되는 것이야 말하나 마나겠지만 이제는 그것이 내 얘기가 되는 모양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복 마고자에 호박 단추 달고 앉아 계시던 어린 시절의 回甲 어르신의 모습과 나를 비교할 수는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보다는 가수 김수철의 “젊은 그대”라는 노래 속의 “거치른 들판으로 달려가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 어쩌구”하는 가사와 곡조가 아직은 나에게 더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살다가 한바퀴 획 돌아 버린 회갑인 모양이고 두 바퀴 다 돌 자신은 없으니 숙연하기도하다. 이제 와서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들 말씀대로 못산 것을 후회할 나는 못 되지만 그 동안 사는 동안 정신없이 돌아버렸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 또 돌면 언제까지 도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이가 인생은 이제부터라고 했다는데 만약 환경 좋은 여건에서 태어나 현명한 노력으로 명예와 부를 키우고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너그러워 주위에 친구도 많은데 거기에 로또복권까지 당첨이 되었다면 그 인생 참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아내 옆 자리에 누워 깊이 잠들었는데 새벽녘에 몇 년 전 세상 떠난 친구를 만나 생시처럼 얘기하다 깜짝 놀라 일어났다.
인생 새옹지마라 어떻게 돈것이 잘 돈 것인줄은 신 만이 아시겠고.
한바퀴 돌아보았으니 인생은 알송달송하고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듯 싶으이. 하나님 품안에서 사랑으로 살면 모든것이 풍족하지 않을까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