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26)은 우리16회 동기들의 116회 산행 그리고 2004년 등산납회하는날이다.
어제 7,80년대 수출역군으로 해외를 누비든 옛직장동료들(564세대)의 송년모임에서
386세대들의 소모적 행태를 개탄하면서 폭음을 한탓인지 눈을 뜨니(그것도 깨워서)
8시가 훨씬 지나 9시가 코앞이다.정신도 맑지 못하다.큰일이다.그래도 억지로 서둘러
한술 뜨고 등산채비를 챙겨 집을 나서니 약속시간이 반시간도 안 남았다.
차를 내몰아 탑골집에 주차하고 성불사앞(2차집결지)에 이르니 그래도 5분여 남는다.
동기들의 심신건강증진을 위해 헌시적으로 봉사해오고있는 정태영회장이 우리 홈피에
친절,상세히 안내해놓은 덕택이다.
정회장에게 H.P로 도착신고하니 선발대가 마천역을 떠났으니 10여분 기다리라한다.
이제야 여유를 가지고 성불사 아침 예불 목탁소리속에 하늘과 사위를 둘러본다.
날씨는 약간 쌀쌀하나 찬란한 햇살과 청명한 공기,겨울산행에 최고의 날이다.
절앞에서 물릴듯이 몰려오는 등산객들을 바라보며 우리팀의 등장을 기다린다.이곳이
남한산 주등산로인지 요즘 세태탓인지 참 많이들 산을 찾는다.북한산,청계산과
다를바없이 여기도 크게 붐빈다.
기다림이 지루하다 느낄 즈음 "야,영직이 왔다.여튼 양반은 못되는 군,하하"
왁자지껄 한바탕 웃음소리에 놀라 바라보니 우리 선발대가 박정애 등산회부회장,
심항섭,이재상 양대선배사관들을 앞세워 활기차게 등장한다.
반가움속에 무슨 연유냐 물으니 오늘 산행기 담당사관으로 나를 찍었는데,
마천역 집합장소에 안 나와서 제2집결지인 여기에도 안와있으면 어쩌지하고 얘기 중에
내가 보였단다.순간 딱걸린 느낌에 부담이 팍 든다.
허지만 얼른 생각을 바꾼다.아주 오래간만에 맡는 것을...저들은 자주 맡아,
열심히 잘 해오고 있는데...오랫만이니 성실히 노력하자고...생각을 바꾸니
아드레날린이 싹 가신다.정말 세상사 생각나름이다.
뒤이어 이명희 전임 동창회수석부회장(이하 호칭샐략),김윤종,강기종,김진국,정기봉,
이상훈,이승희,송인식 11인이 선발대를 맡고 본대는 뒤에 온단다.
작년까지는 연말산행이 하남시쪽 성법사에서 시작되었는데 금년은 송파구 마천동
성불사 늦은(?)아침에 본격산행이 시작되는구나.
다소 급경사의 오르막 코스가 칼로리를 제법 소모시키며 어제의 술독을 깨게하니
머리를 맑게 해준다.상쾌해진 기분에 주변을 둘러보니 속도파인 강기종,김윤종,
박정애동문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이명희동문이 옆에서 남자동문들에 뒤지지않고
활기차게 오른다.금년 동창회 살림을 맡아 참으로 열심히 수고하시고 오늘 2004년
등산모임납회에도 나와 열심인 모습이 참으로 훌륭하게보인다.
어느덧 산중턱에 이르러 앞서 올라와 쉬고있는 고속파에 합류하여 쉬면서 휘둘러보니
이등산로는 참 서민적인 생각이 든다.등산로 입구에 수많은 자그만 점포들에 까지않은
생굴,백년초열매등등,정말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장터를 방불케하고 산중 곳곳에
탁주등을 파는 노상매점과 그곳을 지나드는 많은 사람들이 서민적 분위기를 느끼게한다.
몇숨 쉬고 다시 오르는데 이제는 다소 완만한 오름새로 대체로 쉬운 코스다.정회장의
사전안내가 딱 맞는다.종전에는 쉬운 코스라고 안내해놓고 가보면 만만치않은 코스가
얼마나 많은 동문들을 골탕(?)먹였는지...ㅎㅎㅎ,오늘은 정말로 쉬운 것같다.
계속 패이스를 지켜 오르면서 생각해보니,나는 우리 등산과 바둑모임이 너무도 좋다.
그곳에 나가면 각박함이 없다.다툼도 없다.뻐김도 부끄럼도 삐짐도 없다.빼앗길 걱정도
없다.넓은 도량과 주고품이 넘친다.
간혹 뼈있는 농담,엽기적 언사도 다 참을 수있는 수양을 키워주니 산에 오르면,바둑판을
마주하면 삶이 참으로 푸근해진다.
명상속에 벌써 산성능선이다.주성의 외곽 날개 위에 선발대가 모여 쉬면서 커피등을
즐기며 본대를 기다린다.심항섭이 애장의 디카로 사진을 찍는다.
한참지나 본대가 등장하는데,멀리 인천에서 두시간이나 걸려 마천역에 이르렀다는
이명원,지하철5호선 46개 정거장을 지나왔다는 박효범,동창회 신임회장단 박미자
정영경을 위시하여 김양자,남영애,이석영,이성희,이향숙,정태영,김상건,김수관,민일홍
장용웅,주환중과 황정환 17명이다.선발대와 나 모두 29명이 오늘 산에 올랐다.
조금 더 나아가 서문아래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펴고 각자 가저온 명주,다과를
풀어 놓으니 푸짐함이 더할데 없다.승희표 얼린소주,용웅표 보드카,항섭표 호도과자,
정애표 배등등...급기야 마천역에서 사온 강냉이 뻥튀김도 나오니 먹거리가 넘친다.
한참을 먹고마시고 웃으며 쉬니 하산하잔다.
내려오는 코스도 오르막과같이 비교적 완만하다.
바위와 돌이 다소 있으나 남한산은 육산이다.약수천도 몇군데 알맞은 곳이 보인다.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40여분 내려오니 배드민튼장등 아침운동장소가 나오고
또하나의 없는것빼고 다있는 장터를 지나니 오늘 산행의 종착역 탑골집에 이른다.
이곳으로 바로온 유미희,유정순과 김성구 세동문이 합류하니 참석자수는
총32명이 되었다.
정태영 등산회장의 진행에따라 이명희 전임 동창회수석부회장의 인사(요지:임기중
매사를 무사히 아니 그냥(?)ㅎㅎ 잘 끝내게끔 협조해준 동문들에게 고맙기
그지없다)를 받아 신임 동창회장 박미자의 인사(요지:우리들의 졸업 30주년되든 해에
청계산에서 시작된 등산회를 잘 키워온 동문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키워가자)가
끝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금년 등산모임 개근상 수상자가 발표되니 영예의 수상자들은
박정애,이성희,강기종 3명이다.예쁜 등산장갑이 수여된다.
뒤이어 감사역을 성실히 챙긴 이향숙에게도 감사상이 수여되고,금년 11,12월이
생일인 동문들을 위한 케익 점화와 축가로 진심어린 생일축하를 받은이들은
이성희,박효범,심항섭과 주환중 4명이다.
드디어 SBS방송이 가장 맛있는 건강밥상차림식당중 하나로 선정한 이 식당의 손두부와
버섯전골이 백세주,탁주,소주와 일부좌석에만 돌아갔지만 정태영이 비장해온 잣잎주가
어울리니 가히 SBS의 선정을 평가할만하다.맛 있다.마싯다.
금준미주를 즐기고ㅎㅎ 일어서니 유정순동문의 송파.강동구역 퍼포먼스연습애용장소였든
등촌동 소재 SBS노래방에서의 가무안내에 따라 삼삼오오 즐겁게 나아가고,
본사관(극음치)과 2인의 당구광은 교대역 단골 당구장으로 차를 몰아 나간다.ㅎㅎ
탑골집 벽에서 본 명언한마디를 내나름대로 새기면서...'강물처럼 흘러가는 사람들을
잘 맞이하려거든 그대가 먼저 바다가 되어 그들을 기다릴줄 알아야한다!'...
천하부고16회 2004년 등산납회기를 맺는다.동문들 건강하세요.감사합니다.
P.S:1.안경을 분실한 분은 김상건 동문에게 연락하세요.
2,심사관 사진게시 부탁합니다.
영직아! 상훈 마스타님에게 사진을 보냇으니 네 글 중간중간에 얼굴들을 볼수 있을거다. 쓰느라고 수고가 많았고 앞으로도 종종 부탁한다. 그리고 제5사관을 점찍어 설득하는 노력도 아울러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