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에게도 성탄절은 왔는가... 일자리만 준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 題下의 기사
".... 23일밤 ‘보현의 집’에서 만난 노숙자 xx(35)씨는 “스스로 잠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 일자리를 준다면 영혼을 팔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매 월 넷째 일요일마다 나는 청소년 시절의 학교 친구들과 건강을 위해 산행을 한다. 이 날도 여느 때 처럼 산행에 참석하러 가는 동안에 무료한 전철 안에서 신문을 읽었는데 휴일이라 당일 신문은 없었고 하루 전 날짜인 2004년 12월 25일분 이었다. 평소에 나는 나 자신을 그저 열심히 살아 온 아주 평범하고 아둔한 일개 소시민으로 자평해 왔다. 신문을 읽으면 대개 “이런 기사가 났구나!” 하곤 했으나 이번에는 도저히 비분강개(?)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 친구들도 알겠지만 나는 17년 가까이 조그만 규모의 고무제품 제조공장을 운영해 왔고 그동안 거래해온 거래처 중 제법 일반에 상호가 알려진 곳도 몇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애들 키우고 그저 밥 먹고 살아 왔다. 허나 최근에 이르러 나는 건강도 별로였고, 재주가 없고 업종도 3D업종이라서인지 아니면 불황 때문인지 몇 달여 전에 업을 접었고, 지금은 그 뒷치다꺼리 잔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마무리에 골치가 아프다. 불황 탓이겠지....
내 경험에 의하면 노숙자 이야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
지금 노동 시장이 어떤가? 외국인 불법 체류자도 월급 90-100만원 이하는 구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아니! 왔다가도 붙어 있질 않는다. 내국인? "어느날 어느날이 노는 날인가?"부터 따진다. 내가 아는 동료 소규모 제조업자가 말했다. “구직? 그건 눈높이 나름이다. 말은 잘 안 통하는 수가 있어도 외국인이 편하다."
맞다. 나는 동의한다. 그들은 대부분이 분에 넘치는 대우를 요구한다.
정부는 분배의 중요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얼마 전엔 현정부 경제정책의 골간이 되는 이론을 주창한 분이 그랬다. 다른 방법으로의 경기 부양을 제시한 분도 있었으나, 현재는 전자의 이론이 방향타를 움켜 쥐고 있다.
나는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고 외국인 노동자를 쓸 땐 비행기에서 갓 떨어 진 친구를 주로 고용 했었다. 어떤 친구는 나에게서만 7년을 일 했다. 그러다보니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살 때는 의례 내가 데리고 다녔기에 그들의 한 달 식품비, 피복비, 교통비, 통신비등 생활비 파악이 어느 정도가능했다. 식사는 육류,쌀, 감자,생선,야채 였고 육류는 거의 주식이었는데도 식비는 일인당 월15만원 내외였다. 숙소는 물론 무상이었고.... 하물며 내국인이랴! 못 보았는가? 며칠전 신문에서 모 정유회사 노조의 어처구니없는 파업을.
언론은 어떤가?
“일자리만 준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
사회 목탁임을 망각했나? 기사 제목이 어찌 그리도 자극적인가. 그 옛날 삼류 극장의 간판 글귀인가?
설사 근로자가 그런 표현을 썼어도 조금은 순화된 보도 문구가 바람직 하지 않은가?
얼핏 보기엔 정부의 실정을 의도적으로 강조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각설하고, 바라건대 새해엔 사회 어느 부문에서나 바람직한 일 만 전개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