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고 힘들어하며 오르는 산행의 기쁨은 무엇일까. 거친 숨 몰아쉬며 정상에 올라 저 멀리 굽이굽이 요동치고 있는 강줄기 산줄기와 오르막 내리막이 절묘한 스카이라인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맑은 물 흐르는 숲 속, 깨끗하고 건강하게 자란 나무 곁에 서 있으면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산길을 가다보면 지나간 삶의 짜릿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산모퉁이 돌다보면 문득 그리워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산에는 사랑스런 마음만 있는 모양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모아 남한산을 끝으로 2004년 산행을 마칩니다. 2004년 열 번의 등산모임에서 연 인원 330명이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였습니다. 모든 모임에 한번도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지만 강기종, 박정애, 이성희 세분이 개근 하였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2005년에는 보다 멋진 산행 계획을 세워 보다 즐겁고 안전하며 몸과 마음을 건전하게 하는 산행을 하겠습니다. 꽃 피는 봄의 오면 꽃의 환상을 찾아가고 여름엔 강 따라 물 따라, 가을엔 단풍 구경에 취해도 좋고 억세 풀 언덕 넘어 파란 하늘 보이는 늦가을의 산행도 좋겠지요. 내년에는 눈꽃 속을 누며보는 겨울 산행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동안 우리는 서로 격려하며 씩씩하게 산에 올라 꼭대기에 자리 깔고 친구를 위해 준비해 온 술과 안주를 꺼내고 둥글게 모여 앉아 정상 주 한잔씩 돌리며 즐거웠지요. 여학생들이 남학생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부고 남학생만의 행복입니다. 어느 모임보다 더 친구를 배려하는 등산모임에서는 우리 여학생은 모두 공주이고 애인이지요. 우리가 모이면 어찌 그리 쉽게 동심으로 돌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2005년에는 우리 모두 더 신나는 등산모임이 되도록 노력하십시다. 친구가 준비한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새로운 시도가 즐거움 하나를 더 보태기를 바랍니다. 내년 봄가을에는 평일 산행을 몇 번 기획해 보기도 하겠습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우리끼리는 동심 어리고 기쁨 넘치는 천진남만한 등산모임이 될 것입니다. 2005년에 어느 산을 가보고 싶습니까. 산행 계획에 대한 좋은 의견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