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연말,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게 지난다더니, 과장이 아닌 듯하다.
가끔 이곳에 들어오면 친구들의 눈빛이 얼마나 깨끗한지, 그들의 음성이 얼마나 정겨운지....
정말 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해 지는 곳이다. 사대부고가 자랑스럽다.
나도 목소리 하나 남겨야 할 텐데.... 하다가, 근래에 쓴 글 한 편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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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와 굴종
먹이사슬 꼭대기의 호랑이는 멸종되어 가는데 인간에게 충성! 하는 개는 번성하고 있다 실리를 쫓아 주인에게 굴종하는 개와 고고하게 도태되는 호랑이의 지조, 어느 쪽이 더 현명한 것일까
가을 들판에 일렁이는 황금물결을 보라 인간에게 몸을 바치는 대가로 풍부한 물과 영양가 높은 비료를 듬뿍 받아 살찌는 벼를 심산유곡의 산삼에 비교하여 굴종과 지조를 떠올리는 것은 죄스럽다 그러나 분명히 야생의 독수리는 줄어드는데 양계장의 닭은 오늘도 수없이 알을 낳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란 종족은 누구에게 추웅성!하여 이처럼 번성하고 있는 것일까 재배와 사육으로 견고한 먹이사슬의 질서를 깨뜨리고 이룩한 그들의 성채는 눈부시다. 그러나 오늘 눈부심의 안 쪽 승리의 마당에는 호랑이도 개도 사라지고 지조와 굴종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불안의 나무가 고독한 그늘만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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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위한 산문)
번성과 멸종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환경문제일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60년대 초에 나온 한글사전에는 공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70년대 초만 해도 매우 낯설게 들리던 그 말이 불과 한 세대가 지나자 일상언어가 되어있다. 환경이 오염되어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많은 동식물들이 멸종되고 있는데 그 주범이 인간이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별종이다.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몸무게가 40kg이상의 대형동물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인간이라고 한다. 1만년 전 원시농업시대에 500만이던 인구가 1세기경에는 2억5천만, 1650년대에는 5억, 1950년에는 25억 그리고 1987년 통계에는 50억이며 2025년쯤에는 100억을 예상한다고 한다. 반면에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8종에 10만마리 쯤 살았다는 호랑이는 근래 70년 동안 3종이 멸종되고 현재는 전 세계에 5000-7000마리 정도가, 그것도 1975년 세계야생동물보호협약에 의해 겨우 살아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이 사육하는 소나 양의 숫자는 상당할 것이다. 오늘날 지구상의 동식물이 인간에 의해서 어떤 종은 번성하고 어떤 종은 멸종하는 것을 보니 불안하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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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에 역행하며 번성하는 것이 파멸의 시작이라면 정말 불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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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창조한 것은 몰라서 저지른 하느님의 실수였을까, 알면서 지으신 하느님의 섭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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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할 수 있는 권리를 주창한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을 읽고 한참 생각했는데 진흥이의 시가 다른 생각거리를 만드네... 그러나 생각만하며 시간보내는 새해가 되면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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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할 수 있는 권리? 그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태의 냉소적인 풍자가 아니었나? 아부는 그 자체가 거짓일텐데 그것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것은 궤변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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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냉소적 풍자였지만, 그 소설 속 친구의 주장은 뭔가 생각해 볼 구석이 있지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