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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물

 
   나는 이지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되고 싶었다”라는 말 이면에는 이지적인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고백이 숨어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인데 스스로 내 자신을 평가해 보면 이지적인 사람보다 감성적인 사람에 가깝다. 사내라면 모름지기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교육을 끊임없이 받으며 자랐건만, 타고난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싶다.
 
   한가한 시간이 있어 TV 단막극이나 흘러간 명화 같은 프로를 보게 될 때 조금 슬픈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흐른다. 이럴 때마다 영락없이 아내는 내 얼굴을 돌아다보며 “으이구, 또 울지?”하며 놀린다. 아내와 단 둘이 있을 땐 기왕 알려진 사실이니 창피하다는 생각까지 들진 않는다. 그렇지만 TV 보다가 눈물 흘리는 장면을 며느리들에게 들키게 되면 낭패다 싶어 그 애들 있는 자리에서는 안타까운 장면이 예상되는 프로그램 시청은 되도록 피하려고 해왔다.
 
   젊은 시절 영화관에 가서 애달픈 영화를 보게 되면 어깨까지 들썩이며 울어 표시를 내지는 않았지만 영화 끝난 뒤 빨갛게 충혈된 눈물의 흔적을 남에게 보이기가 싫어 억지로 눈물을 참았던 기억도 많다. 그런데 참으려고 하면 왜 눈물은 더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럴 때마다 극장에서 나오면서 되도록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도 많이 썼다. 요즈음엔 영화 보러 극장 다니는 일이 거의 없으니 이런 걱정은 사라졌다.
 
   책을 읽다가도 감격스러운 장면이나 애처로운 얘기를 읽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핑 돌곤 한다. 사무실에서 혼자 책 읽으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순간 직원들이 들어와 당황했던 일도 있었다. 대학 교수로 있는 친구 이 아무개의 ‘결혼 이야기’란 글을 동창회 사이트에서 읽으면서도 손수건을 꺼내야만 했다. 다른 이야기는 길어서 소개하기 어렵지만, 그 친구의 글은 짧고 예뻐서 여기 옮겨 본다.
 
(인용 시작/ 글 쓴 이:서강대학교 경영대학장 이남주 교수)
 

주례 이야기—“눈물로 얼룩진 예식장”
 
   주말에 주례를 부탁하는 커플이 인사를 왔다. 그냥 처다만 보아도 눈가에 웃음이 감도는 게 보통인데, 예비 신부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엄마 품을 떠나는 것이 섭섭하냐고 물었더니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다. 아이고, 이 어린 것이 시집가서 잘 살까... 그 여린 마음이 측은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제자 녀석이 머뭇거리며 말한다. 사실은요, 은영이 엄마가 한달 전에 돌아가셨어요. 결혼식 날자는 몇 달 전에 잡아놓고, 식장예약 다 해놓고, 청첩이랑 모두 돌리고, 혼수 준비 다 해놓고 엄마는 가셨다. 연 초에 폐암을 선고 받고, 이 세상 떠나기 전에 외동 딸 출가 시킨다고 서두르던 엄마가 기다리던 그 날을 한 달여 남기고는 가신 것이다. 
 
   결혼식 날. 모든 화촉은 이미 켜 있다. 단에서 보아 왼쪽 맨 앞에도 오른 쪽과 마찬가지로 의자가 두 개 놓여있다. 정시에 식이 시작되고, 신랑이 단 앞에까지 와서 인사를 하고 뒤를 돌아 신부 맞을 준비를 한다. 웨딩 마치가 시작되고, 신부가 아빠의 인도를 받으며 걸어 오고 있다. 고개를 숙인 채, 한 발씩 떼어 놓을 때마다 어깨가 떨리고 있다. 중년부인 십여 명이 중간에 모여 앉아 있고, 또 뒤편에 십여 명이 앞뒤로 앉아 있는데 모두 고개를 숙이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신부가 의자 첫 줄까지 거의 왔을 무렵, 신랑이 계단을 내려가 신부를 맞는데, 두 사람은 주례 앞으로 오지 않고, 왼쪽으로 가더니 비어있는 의자 위에 꽃 다발 하나를 내려 놓는다. 신부는 부케와 함께 장미 꽃 한 다발을 더 들고 있었다. 이때 한복을 입고 앞 자리에 있던 부인 한 사람이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한다.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던 중년부인들 쪽에서도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장미 꽃을 바라보던 신부의 아버지도 손수건을 꺼낸다. 신랑도 눈물을 흘리고, 나도 안경을 벗을 수 밖에 없었다. 결혼식장은 눈물 바다가 된다.
 
   한동안 시간이 흐른 후 마음을 추스르고 이들이 단위에 올라와 섰지만, 훌쩍이는 소리는 아직 그치지 않았다. 나는 그 날 주례사에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늘 나라에 간 어머니가 아버지 옆에 앉아 딸과 사위가 드린 장미꽃을 가슴에 안고 웃으며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 되어 가던 식장이 이 말로 다시 울음바다가 되었다. 식이 시작될 때에는 영문을 모르고 의아해 하던 사람들도 손수건을 꺼냈다.
 
   결혼 며칠 전 두 사람이 나를 찾아 왔을 때, 양가모친의 화촉은 엄마대신 이모가 하고, 아빠 옆에는 이모가 앉아 계시도록 한다고 했다. 나는 촛불은 식전에 모두 켜두고, 신부는 엄마가 생시에 좋아하던 꽃 한 다발을 가져와 신랑과 함께 빈 의자에 놓아 드리고, 엄마 자리는 비워두자고 제의했다. 그 자리는 엄마가 앉아야 하는 자리이니까.
 
   그 날 제일 먼저 울음을 터뜨린 이는 이모였고, 중년 부인들은 엄마의 대학교 동창, 고등학교 동창들이었다.
 
(인용 끝/ 이 짧은 글을 읽으며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을 흘렸던 기억에 옮겨놓고 다시 한번 읽어보니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승리의 감격에 눈물을 흘렸던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때는 슬픔이나 감격과 전혀 상관 없는 장면에서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눈물이 날 때도 있다. 그런데 막상 진짜 슬픔이 솟구쳐야만 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는 그 많던 눈물이 다 어디로 사라지고 두 눈이 보송보송하여 민망했었다. 남 울 때 같이 울고 남 웃을 때 같이 웃는 게 정상일 터인데 내겐 그 슬픔에 대한 감각이 특이한 건지 뭔지 모를 일이다.
 
   아내는 평소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가끔 들었다고 한다. 비단 아내를 통해 들은 것 뿐만 아니라 사귄 지 오래되어 친밀해진 사람들에게 내가 직접 들은 얘기 또한 비슷하다. 처음 인사를 나눈 사람들이 내게서 받는 첫인상은 한마디로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 의미는 그냥 좋을 대로 냉철한 사람쯤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엔 몰인정한 사람, 냉정한 사람,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는 의미를 깔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아내더러 그런 사람과 어떻게 한집에서 숨쉬며 사는지 궁금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한다. 다른 사람에게 비춰진 나의 이런 첫인상은 어쩌면 내가 젊었을 적부터 추구해 온 ‘이지적인 사람’이 잘못 구현된 때문이 아닌지 모른다. 이런 말했던 사람들이 연속극 보다가 눈물이 글썽한 내 꼴을 보게 되면 뒤로 넘어질 지경으로 놀라지 않을까 모르겠다.
 
   나이 들어 가면서 희로애락에 대한 감정이 순화되고 정화되어 밖으로 표현되는 모습이 점점 세련되어 가야할 텐데, 나는 아직도 멀지않았나 싶다. 이 나이에도 TV를 보며 흐르는 눈물을 훔쳐야 되니 말이다. 그래도 그냥 생긴 대로 살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며느리들 앞에서도 억지로 눈물을 감추지 않을 작정이다. 어차피 탈을 쓴다고 내 본색이 감추어지는 건 아닐 것인 즉, 생긴 대로 사는 게 제일 편한 노릇이리라. 또한 이쯤 나이엔 지금까지 쓰고 있던 가식을 모두 벗어 던져버려야 하리라는 깨우침도 생긴다. 그러나 지금부터 흘릴 눈물은 사사로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흐르는 잡스러운 눈물이 아니라, 이웃의 아픔을 나누거나 세상사를 깊이 번뇌하고 고민하면서 마음으로 흐느끼는 내면의 눈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작심한지 며칠 지나지 않았건만, 엊저녁에도 SBS창사 특집 2부작 “이별”이란 드라마를 보며 또 한참동안 울었다. 눈물이 많은 건 가슴속에 맺힌 자신의 서러움 때문이라고 아내는 말한다. 그 말이 맞다면 내 경우는 특이하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슴 미어지는 한이나 설움을 마음 안에 묻어둔 기억이 없다. 내게 눈물이 많은 원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 길이 없다.
   
                                                                                         (200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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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길 2003.11.14 09:00
    인용한 글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축축해져서 혼났네. 나두 눈물이 많아서 놀림을 받는 일이 잦은데 이런 점에서는 죽이 맞는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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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항섭 2003.11.14 09:04
    사람은 대부분 양면성이 있는것 같애. 겉으로 보이는 면과 실제의 면이 다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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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건 2003.11.14 10:16
    눈물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얼굴이 두껍지 않아서요 마음이 깨끗하기 때문일 게다. 한 많은 사람은 쉽게 울지 않는다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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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2003.11.15 08:09
    나는 사람은 타고난 심성이 모두 달라서 하나의 자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하지만 쉽게 울고 웃는 것도 행복한 심성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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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향숙 2003.11.16 10:31
    감정이입이 빠르고 깊은 것은 심성이 곱고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는 순수함의 상징이겠지요. 그 점이 한병근씨가 늘 예지적인 글을 쓰는 무한 잠재력의 원천이 아닌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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