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육안, 심안, 혜안, 영안, 법안 등 많은 눈을 얘기하는데, 내가 보기에 동건이는 탁월한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 누구든지 이 친구와 잠깐이라도 여행을 해 보았다면 그의 눈이 얼마나 예리하게 사물의 배면까지 꿰뚫어 숨겨있던 아름다움까지 여지없이 찾아내는가를 느꼈을 것이다.
그는 들판의 풀꽃이나 골짜기의 깨진 돌조각, 미세한 바람결에 일렁이는 호수의 수면이나 무너진 사찰의 석축에서 인간의 애환과 천년의 역사를 읽어낸다. 이번에도 바쁜 여행길에서 그는 스치듯 지나면서 우리시대 문명의 명암을 카메라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여기 그가 잡아낸 맨하탄의 사진들은 현대 문명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그곳의 빌딩들을 통해서 인간의 수직상승의 욕망이 어떻게 투사되고 있는가를 잔인하도록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