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 끝나는 산 기슭에 막걸리와 매운탕을 파는 음식점들이 있고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모여 않아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늘은 주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는 음식점 마당에서 막걸리나 소주 잔이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 들 중에 유난히 시끌시끌하고 서슴없이 와글대는 오십, 육십 대의 또래 집단이 보인다.
삐딱하게 쓴 등산모 사이에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모습이 지급 막 산행이 끝난 모습이다.
세월이 만든 주름진 얼굴들에 장난스런 웃음을 웃어 제키고 점잖은 나이에 이놈 저놈 하는 모습이
어릴 때 같은 학교를 다니던 동기들인 모양이다.
그들 중에 유난히 목소리가 큰 몇몇 중에서도 뭐니뭐니해도 이재상이가 가장 으뜸이다.
그 놈, 그 옛날 유난히도 작아서 옳게 사람 노릇할 수 있을지 걱정되던 녀석이었는데….
어느 세월에 나보다 목 하나는 더 커지고 저렇게 떠들썩한 걸물이 되었는가?
그 옛날 그 어린 시절, 그 때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나이인 60나이. 어느덧 환갑.
육십갑자, 우리 인생의 이렇게 한 바퀴를 도는것이 이토록 쉬울 줄은 정말 몰랐다.
사는 것이 아는 듯 모르는 듯 그저 세월에 떠밀리며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속 다른 얘기하며 어제 만나 오늘 헤어지기도 수 없고, 오늘 다시 만나면 고개 돌려야 하는
실없던 일도 있었구나. 하찮은 욕심에 매였던 상처를 인간이라는 변명으로 감춰가며 살아온 육십갑자.
우리는 그런 걸 내놓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다 헤아리는 동병상련의 동갑내기들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알고 하는 얘긴가, 모르고 하는 얘긴가. 인생은 60부터 라고 서슴없이 말하는구나.
그렇다. 이제부터는 두 바퀴째임엔 틀림없구나. 다시 한 바퀴 다 돌릴 힘은 없다만 그래도 새로운 운행이다.
두 번째 바퀴에 너희들은 무얼 어떻게 할거냐? 새로운 둘째 바퀴는 시작부터 잘 돌리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