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 하밀, 바리쿤
여행 4일차, 오늘도 여김 없이 6, 7, 8 작전이 시작 된다.
6시 모닝콜 7시 식사 8시 출발이다. 어제 밤 자정무렵 첵인하여 수면시간은 5시간 정도
이나 숙면 덕에 개운하다. 감숙성에서 신강 위그루 자치주로 넘어와 있다. 하밀이란
도시는 인구 40여만 정도의 도시로 투루판, 우루무치로 가는 길의 일직선 상에 위치하여
최근 급 성장한 도시이며 20여 소수 민족이 살고있다.
하밀은 역사의 도시는 아니지만 유명한 하밀(하미)과일의 본고장이다. 하미 과일이란 우리
에겐 고급 과일로 알려진 하니듀 멜론이다.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과일이며 부쉬 대통령도 서안 방문 때 먹었다던가? 하미 과일에 더하여 무등산 수박 모양의 싱싱한 수박을
일행 모두 원 없이 먹었다. 우리와 비교하면 가격은 거저다. 강렬한 태양아래 재배되는
과일의 맛과 당도는 사막이기에 가능한 특혜다.
아침 8시부터 서둘러 일행은 사막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대초원, 바리쿤 대초원으로
이동하여 광활한 초원 풍경을 자유롭게 만끽 할 수 있었다.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하밀에서 한시간여 달려 천산산맥의 한 봉우리를 넘으니 광활한 초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분지에 위치해 있는 대평원이다.
白石頭村 이란 동네에 도착하니 말탄 카자흐족 수십명이 일행을 포위하며 시승을 강요한다. 현지 가이드의 만류가 아니더라도 험악한 인상의 카자흐족의 등뒤에서 말탈 기분이 아니다. 그러나 그자 들은 줄기차게 우리를 뒤따르며 승마를 권유한다. 만약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이들에게 설득 당하여 승마 할 경우 이들은 30분 정도 말을 달린 후 귀환하는 대가로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기도 한단다. 하기야 그렇게 수입이라도 잡아야 생계가 유지 될 것 같다. 말로 먹고 사는 그 카자흐족 들은 공치는 날이 허다 할 것 같으니까.
대초원 경치 좋은 곳에 현대식 팬션 스타일의 휴게소도 있어 현지 한족 안내양의 시범에
따라 위그루 민속춤을 추었다. 남자들은 비교적 간단한 동작만 되풀이하면 되고 어디까지
나 요염하고 세련된 동작은 여자들의 몫이라 마음에 들었다. 나 역시 무대에 호출되었을 때 그윽한 표정으로 이동하는 상대의 눈동자만 응시하면 되었고 썬 그라스 덕분에 매우
뻔뻔스럽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였다.
대초원을 감상 한 후 귀로에 關帝亭 이란 곳에 들렀다. 관우를 모신다는 사당이다.
동대문 밖 동묘라는 곳도 관우를 모신다는 사당이라고 들었는데 관제정이라는 곳은 도처에
있는 것 같다. 관제정에서 바라보는 대초원의 탁 트인 경치와 시원하게 부는 바람은 가슴
속 까지 다 후련해지는 듯 하다.
분위기는 고조되고 일행 중 유일한 처녀, 유일한 총각이 있어 신랑 아버지의 기지 넘친
제의로 즉석 결혼식이 거행되어 모두의 축복을 받았다. 신랑 부모는 일행 중에 있었고
신부 측 명예 부모는 일행 중에서 선발되었다. 신부는 금년에 하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했다는 현지 가이드, 한족 처녀였고 이룰 수 없는 꿈 인줄 알면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명예 시부모님께 폐백까지 드렸고 기념 촬영도 하였다. 하밀 현지 가이드는 바라쿤
대초원 관광을 위해 오늘 하루만 고용된 신분이었다.
하밀 시내로 다시 돌아와 서기 1840년 경 조성 되었다는 회족의 왕과 왕비가 매장되어
있는 회 왕릉 개사묘를 들러 보았다. 7대에 걸친 하밀왕국이 있었다는 것이고 하밀왕국은
한족에게 멸망 할 때 까지 이슬람 문화권 이었으며 도처에 회교 사원 (Mosque) 있었다.
그러나 아랍어에 일가견 (실은 왕년에 중동 근무 시 주워들은 단어 몇 마디) 이 있어 유창
하게 몇몇 단어를 무슬림 (이슬람 교도) 에게 표현해 보았으나 도통 알아듣지 못해 나
혼자 속으로 이곳 무슬림들은 아랍어와는 상관 없는 무식한(?) 자 들이구나 하고 체념
할 수 밖에 없었다.
호텔로 돌아와 점심 후 약 300 Km 떨어진 투루판 (吐路番)으로 향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도로 사정이 나빠 10시간 이상 걸리던 길이었으나 최근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3시간
정도로 단축 되었다. 하밀과 투루판 사이의 경치 역시 고비와 사막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곳에 엄청난 석유가 매장 되어 있단다. 가끔 석유 시추 시 분출되는 가스를 태우는
불길을 볼 수 있어 석유 매장을 실감한다. 중동에서 흔히 보는 광경이다.
타이어 파쓰 (고온에서 차를 달릴 때 타이어가 터져 찢어지는 현상) 로 인하여 저녁 8시경
투루판 호텔에 도착하였다. 일행 중 세 명이 이번 여행 중 생일을 맞았다. 모두 여성
동무로 두 명은 해방동이 동갑에 19일과 20일로 여권이 증명하였다. 또 한명은 21일.
덕분에 오늘은 고량주 대신 발렌타인 17년과 포도주로 목을 추겼고 화려한 파티가 열렸다.
여러 사람의 축하 공연과 재롱을 감상한 후 야시장 구경까지 하였으나 야시장 풍경 중
대부분은 먹자판이고 양고기 굽는 냄새에 익숙치 못하여 호텔로 일찍 돌아와 내일의 일정
에 대비한다.
투루판에서는 2박하며 고창고성, 교하고성, 화염산, 천불동, 아스타나 고분군 등을 보게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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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젯다 간 1,400Km(?) 도로상에서 타이어 파스로 고생했던 옛날 기억이 새롭다. 무료 구경이 미안해 한마디씩 거들어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