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백두산을 항상 마음에 두듯이 일본인들은 후지산을 가슴에 품고있어서 언제고 한번은 올라 가지만, 등정길의 밋밋함, 무료함 때문에 두번가면 웃기는 사람이라고 조롱한다는 말이 있다.
5년전 한건수군이 서울은행 동경지사장으로 있을 때 같이 가려고 계획했다가
IMF사태로 취소한 후, 마침 전세기편으로 왕복하는 기획여행이 있어 거기에 참여해서 8월9일(토) 새벽3시에 떠났다가 8월11일(월) 새벽2시에 인천공항으로 만 48시간만에 돌아 왔다.

원래 계획은 8월9일 오후1시부터 등산을 시작해서 오후5시에 후지산 중턱인
8合目에 위치한 산장에 도착하여 일박하고 다음날 새벽3시에 출발하여 도중에 일출을 감상하고 5시에 정상 도착하기로 돼있엇으나, 떠나기전부터 태풍10호가 일본열도를 지난다고 해서 걱정은 했었어도,
왠 걸 등산 출발점겸 숙소인 후지미야구찌(富士宮口)의 五合目(고고메) 산장에 오전10쯤 도착하니 이지역이 태풍의 중심부라서 바람이 자심하고 비는 억수같이 퍼붓는다.
하릴없이 밥도 먹고 잠도 자며 하루종일 기다리니, 저녁부터는 비가 멎어가면서 다른team들이 우중에 등산을 시작한다.
우리team(Alpen Tour사가 모집한 등산객)은 비가 완전히 멎기를 기다렸다가,
밤12시부터 저마다 손전등을 비추며 등산을 시작하는데 언제그랬냐는 식으로 완전히 맑은 날씨에 온도도 섭씨20도 정도로 적당하고 별은 총총하고 게다가 반달까지 운치있게 하늘에 걸려있다..
역시 화산이라서 낮까지 그렇게 쏟아진 비도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어서
올라가는 길이 먼지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촉촉하고 비온 뒤 밤공기가 무척이나 신선하다. 후지산 등산에 이렇게 좋은 날씨는 정말 흔치 않을게다.
후지산의 특징은 삿갓모양과 같고 또한 2,500meter이상이면 풀한포기 없어서
맑은 날에 五合目에서 올려다 보면 정상인 3,776meter에 있는 천문대(상기 자료 사진 왼쪽 상단의 동그랗고 하얀 집)가 빤히
보이며 오르 내리는 등산객들도 망원경으로 보이는 정도라서 숲을 지나 새소리와 맑은 시냇물 소리들으며 산을 오르는 낭만적인 코스가 아니고 6 - 10시간을 無景致속에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내내 오르기만 하는 재미없고 무식한 곳(?)이라서 일본 사람들 말 마따나 “두번가면 웃긴다”는 말에 일말
동감은 간다.
허나 오르는 도중에 만난 장엄한 日出과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새벽녘의 태평양과 淸水灣일대, 후지산국립공원의 全景, 후지산 정상의 분화구의 장관등은
그인내와 끈기를 보상하고도 충분히 남는다.

< 정상 30m 전 에서 >
00:00 고고메 출발(고도: 2,400m)
00:20 록고메(六合目: 2,490m)
02:00 新七合目(2,780m)
03:30 七合目(3,010m)
04:30 八合目(3,250m)
05:20 九合目(3,460m)
06:10 九合五勺目(3,590m)
07:00 정상(3,776m)
1,376meter의 고도를 7시간에 걸쳐 올라 왔으니 시속은 물경 197meter. 分速은 3.27meter. 이는 아파트 1개층 계단을 1분동안에 오르는 것과 같고 또한 이를 최근에 다녀온 소리산과 비교하면 정상높이(479.2m)에서 출발지의 대략적 고도 150meter를 빼면 329.5meter를 선두group이 한시간에 올라 갔었으니 시속329.5meter. 이런 속도라면 후지산을 4시간10분만에 올라 간 폭이다.
이 시속 197m는 Kilimajaro등산때보다는 그래도 2배나 빠른 속도이다.
거기서는 마지막 1,000meter높이를 10시간에 걸쳐 올랐으니까.
이런 늦은 속도는 우선 대부분의 고도가 고산증이 시작되는 2,600meter이상이라서 산소부족증으로 인하여 속도를 늦추고, 자주 쉬어야 하고, 화산지역이므로 땅이 단단하지 않고 모래로 인해 미끄러워 걷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일행중에 한사람은 八合目에서 고산증으로 두통이 오고 심한 구토를 하여 매점에서 산소통을 4개(약300cc/bottle: 개당 1,500옌=15,000원)를 사서 계속 흡입하면서 등산을 무사히 마쳤다.
후지산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첫째: 7월과 8월만이 공식적으로 개방하여 그안의 산장(매점겸 숙박소)은 상기 두달만 개점한다는 것이고,
둘째: 높이를 10등분하여 一合目에서 十合目으로 나누어 五合目이상의 매目
마다 산장과 간혹 진료소도 두고 있다는 것,
셌째: 자연보호가 등산객들의 협조하에 매우 철저히 시행되고 있어 빈can외에는 모든 쓰레기는 각자 도로 갖고 가야하는 것.
넸째;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분화구 밑이 까마득히 보이며 무슨 악귀의 입속같이 무서움을 준다. 백두산같이 품고 있는 물은 전혀 없고 잡목만 무성히 자라있다.
여하튼 약10분을 호흡에 맞춰 천천히 걷고 2-3분 쉬면서 거북이 마냥 계속 올라 7시간만에 정상에 도착하니 여늬 정상과는 또 다른 감흥이 젖어 오는게 힘은 들었지만 후지산이 주는 경관을 맘껏 즐기면서 올라와서 였을까?
그래도 다음에 누가 다시 오라고 초청을 해도 다시 가고픈 삼빡한 그 무엇이 없는 곳이 후지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산주위의 국립공원 경치는 매우 아름다웠다.
비고: 갖고 간 digital camera가 고장나서 사진이 한톨도 없는 게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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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 진정한 산꾼 김윤종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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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봄에 히말라야 트랙킹을 계획하던 자네가 사정상 취소하게되어 안타까웠는데 대신 후지산 등정을 무사히 마쳤다니 축하하고 추진하고있는 1,000m 이상 우리나라 모든 산 정상에 자네의 발자국이 남겨지길 기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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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타고 내려다 보이는 후지산, 도꾜타워에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후지산의 감흥이 새롭겠구나, 훌륭허이 .. 다음 번?에 갈 때 나 동행해 주긴 틀렸네그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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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오르기 힘든 고산, 숨 고르며 오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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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후지산 등정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