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안식년을 맞어서 일상에서 빠져 나가서 살어 보기로 하고, 옛날 유학시절 있던 미네소타에서 6개월 지내고 왔어요.
반바지에 헐렁한 티셔츠에 가방 메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다녔죠.
땅이 넓고, 사람이 적고, 하늘이 터져 있어서 저녁이면 아파트 잔디 광장 너머로 공원의 나무 위쪽 하늘에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펼쳐 지다가 스르르 주홍빛이 사그러지면서 보라빛으로 변하는걸 창밖으로 쳐다 보고 있으니 너무도 고요해서 시간이 내 어깨 위로 잠- 잠- 잠- 하면서 내려 앉는것 같어요.
70년대 후반에는 미국서 공부가 끝나고도 한국으로 귀국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었어요.
그래서 대부분 그것도 미네소타에서들 job을 잡었기 때문에 알던 분들이 꽤 많이들 계셨어요.
참 우리 민족이 대단하다는 생각 했죠.
2세들을 정말들 훌륭하게들 키웠더라고요.
아마 그분들 비록 한국말은 서툴더라도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크게 쓰일 분들이 될 거라고 믿어져요.
그리고 모두들 열심히들 살어서 북쪽 호숫가에 별장 하나쯤은 갖고들 계셔서 주말이면 석양에 낚싯배 드리우고 팔뚝보다 더 큰 고기들을 낚기도 했어요.
반딧불이가 너무 귀엽게들 촐랑거리며 반짝 거리고 밤에는 별이 주먹만하게 보이는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나이 들어서 그런지 그렇게도 철 철 넘쳐 대는 쇼핑에는 관심이 없고,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은 더 커지는것 같었어요.
참 축복 받은 나라고 아름답지만 내가 살곳은 시정 잡배가 우굴거려 대는 곳이라 하더라도 내 형제 내 친구들이 있는 곳이란 생각을 하면서 돌아 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