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미소의 신비를 푸는 열쇠는 사람의 착시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라고 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사람이 어떤 부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세세한 부분을 식별하는 능력은 뛰어나나 명암에 대한 식별 능력은 감소한다. 명암은 이미 두뇌의 잔상의 영향을 받으므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위 보다는 초점 주위의 부분의 명암이 더 뚜렷하게 남는다. 모나리자의 입 주위를 쳐다보면 웃지 않는 듯하다가 이마 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그 신비의 미소가 뚜렷이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사진을 찍다 보면 사람이 눈으로 보고 인식하는 대상과 카메라의 눈으로 보는 대상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하고 놀라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눈 앞에 펼쳐진 겹겹의 능선을 바라보는 감동 때문에 그 힘든 등산의 과정을 거쳐 정상에 오른다. 능선 중턱에 흰 구름이라도 슬쩍 걸쳤으면 정말 예술이다. 열심이 셧다를 눌러 대도 십중 팔구 그 사진 들은 실망이다. 시야 각도의 차이도 있겠지만 산 위에서 본 풍경은 이미 눈이 아닌 머리로 본 것이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것 들만 잔상으로 남아 재 편집 되어 머리에 남은 풍경이, 있는 대로 보여 주는 카메라에 담긴 풍경과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각 자 자기 나름 대로의 환상만을 보는 착시 현상 속에 사는 지도 모른다.
정직한 카메라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때로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본 현실이 더 환상적이고 몽환적이기도 하다. 다음의 사진 몇 장은 특수한 촬영 기법을 동원 한 것이 아니다. 그저 물위에 투영된 대상의 모습을 빛의 각도와 물결의 높이, 그리고 노출 시간의 조정으로 얻은 것 들이다. 대상은 남산 한옥 마을의 연못에 비친 한옥과 내가 사는 곳 근처 한강에 매어둔 수상스키장의 가(假) 건물 두 곳이다. 별 것도 아닌 사진 몇 장을 올려 놓고 설명이 장황하게 되어 쑥스럽다.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들을 물 위에 비추어 보면 이렇게도 보인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 몇 장 올릴 뿐이다.
여기를 때리고 들어 가면 사진 앨범이 나옵니다
http://www.zoomin.co.kr:80/album/InviteURL.asp?InviteFrom=Album&AlbumNumber=44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