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
갈래갈래 찢겨 낭떠러지로 사정없이 던지진 강물은 천둥소리 같은 굉음을 내며 하얗게 부서진다. 저 높은 산꼭대기에서 내려진 파랗고 하얀 폭포 자락이 나를 집어삼킬 듯이 다가서는데, 꿈틀대며 요동치던 강물은 그늘 속에서 진 푸른색으로 변하더니 나를 강바닥에 내어 던진다. 우르릉대는 물소리에 정신이 몽롱한데 저 산꼭대기에서 강물까지 쌍무지개가 사뿐히 걸쳐지고 어느덧 강물은 다시 하얀 모습으로 변한다.
Foz do lguacu(이과수폭포)라는 말에서 Igua 물을 뜻하며 cu(c 밑에 점이 있다. ssu로 읽음)는 감동, 공포, 놀램 보다 한층 더 강한 경지의 장관을 표현한 원주민의 말이란다. 원주민의 말 그대로 장관이다. 햇빛에 따라 강물의 색이 여러 가지로 변하기도 하더라. 여기에선 구경꾼들을 보트에 싣고 폭포 밑까지 가서 승객들을 작은 폭포 언저리에 갔다 들이민다. 나는 작은 공포와 함께 이 곳에서 겪은 한 여름의 더위를 다 날아가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는 구명 조끼와 함께 비옷을 나눠주던데 이곳에서는 비옷 대신 비닐 봉지를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렇게 상당히 격렬한 이벤트를 하는 것은 아마도 브라질 사람들의 취향인 듯하다.
<여기선 무지개는 흔히 있는 일>
북아메리카처럼 남아메리카에도 원래는 몽고인 인 원주민이 살아 던 모양이다. 내가 대충 알기는 16세쯤인가 스페인과 포르트갈에 의해 대부분을 점령당하고 두 나라의 협정에 따라 남미를 포르트갈은 동쪽을, 스페인은 서쪽을 나눠 가졌고 그래서 지금 포르트갈의 점령되었던 부분인 브라질에서는 포르트갈 언어를 쓰고 있단다. 지금 도시에선 원주민은 몇 안 보이고 이 곳 이과수에 오니 원주민의 전통 물건을 파는 몇 사람을 볼 수 있다. 그 중 어떤 이에게는 서양인의 모습이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어제 밤에는 혼자 있는 호텔이 무료해서 이 동네의 다운타운에 가 봤다. 다운타운이라지만 사거리 한 곳에 코너마다 술집과 음식점이 있고, 맥주 집은 길가에 의자를 놓고 장사를 하고 있을 뿐이다. 옆에 기둥에 시간과 기온을 표시하는 알림판은 32도를 나타내고 있다 . 그러나 이곳은 건조하고 바람도 불어서 온도가 높은 가을 날 정도의 느낌일 뿐이다. 관광지라 각별히 신경을 쓰는 지 몇 명의 경찰인 듯한 사람들이 보이지만 사람들은 아이들과 함께 편안히 거닐고 식당에 모여 앉아 즐겁고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맥주 가격은 작은 것 한 병에 3헤알, 그러니까 1000원쯤 된다. 원래 브라질은 그 전에는 1달라가 0.8 헤알이었단다. 그것이 몇 년 사이에 지금은 3.5 헤알이 되었다. 자원이 많아서 그런지 소비재 물가는 그 때보다 그리 많이 오르진 않았고 그래서 달라를 사용하는 외국 여행객은 지내기는 꽤 좋은 모양이다. 요즘도 관광객은 많다. 낮에 같이 버스를 타고 여행한 프랑스 청년과 에스토니아 아가씨와 맥주 파는 집에서 우연히 만나 축구 얘기도 하면서 맥주를 세 병이나 마시게 되었다. 이 친구 삼성이 일본 회사인 줄로 알고 있더라.
오늘 저녁 상파울로에 갔다가 내일 동현이와 Rio de Janeiro로 떠날 예정이다.
<자료실에 그림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