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부터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 |
강효주(53) 미술평론가 겸 한국문화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974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해 최연소 종합기획부장, 은행 지점장의 꽃인 ‘명동 지점장’, 그리고 강북·강남 법인영업 본부장을 역임한 소위 ‘잘 나가는’ 은행원이었다. |
강효주(53) 미술평론가 겸 한국문화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974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해 최연소 종합기획부장, 은행 지점장의 꽃인 ‘명동 지점장’, 그리고 강북·강남 법인영업 본부장을 역임한 소위 ‘잘 나가는’ 은행원이었다. 은행장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그는 지난 2000년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이유는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서였다. 강소장은 회사에 입사한 뒤 27년간 줄곧 낮에는 금융인으로, 밤과 주말에는 문화애호가·미술평론가로 살았다. 그는 “건강하려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듯 정신도 마찬가지”라며 “대학(연세대 행정학과)에서 공부하지 못한 문화·예술 분야의 교양을 쌓기 위해 안 다녀본 전시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취미생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감상을 고시공부하듯 철저하게 했다. 지역별로 전시 일람표를 만든 뒤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훑고 다녀 주요 전시회는 죄다 섭렵했다. 이론 공부도 병행해 80년대 후반부터는 미술전문지에 기고하고, 틈이 나면 강연도 다녔다. 그가 모은 자료도 방대해 5만여권의 미술서적 및 팸플릿을 데이터베이스 개발업체에 기증하기도 했다. 강소장은 또 샤갈·피카소 등의 판화와 국내 작가 작품 등 수백점을 소장하고 있는 수집가이기도 하다. 대신 그는 골프와 바둑·낚시 등은 포기했다. 토요일은 어김 없이 그만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 지금 미술 평론가, 서울시립미술관 운영위원, 세종문화회관 이사로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말하자면 ‘선택과 집중’을 분명하게 실천한 셈이다. “인생은 세 토막으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내 뜻대로 살 수 없는 25세까지, 절반만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50세까지, 그리고 정말 나로 살 수 있는 75세까지, 그 이후엔 보너스로 사는 것이구요. 50세부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25세부터 50세까지 내 삶을 준비해야 합니다. 제2의 인생을 사는 데 필요한 백업(back up)을 해놔야 해요. 당구를 치든 노래를 하든 상관 없습니다. 25년만 꾸준히 하면 50세 이후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어요.” <<박 성 원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