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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시일 내에 집수리를 하기 위해 집안 정리를 하던 중 책꽂이에서 낡고 누런 작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일제 시대에 발행된 국내 최초의  잡지 '少年'의 창간호다. 어디서 이 귀한 책이 입수됐을까. 한참 생각하다가 어릴 때 할머니가 읽던 것임을 알았다.
할머니는 부잣집 둘째 딸로 어려서부터 집에 독선생(개인 교수)를 두고 학문을 익혀 사서삼경은 물론 온갖 학문에 통달해 서당 훈장이시던 할아버지보다 학문이 더 깊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집올 때 책을 바라바리 실어 갖고 오셨고, 78세로 우리 집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상당한 양의 책을 남기셨다. 나는 그 할머니가 갖고 계신 장화홍련전 심청전 흥부놀부전 숙영낭자전 박씨부인전 사씨남정기 등 고전 소설과 온갖 일제시대의 월간 잡지를 취학 전에 다 읽었었다. 옛날 문체라 읽기 어려운 곳이 많았지만 할머니한테 물어서 그런대로 뜻은 알 수 있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6.25가 나서 피난 가는데 책을 모두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오산 비행장 쪽으로 피난 갔다가 3년만에 집으로 왔다. 그 후 어느 날 동네 친구 집에 갔는데 그 집에 내가 다 읽었던 할머니 책들이 아주 많이 있는 게 아닌가. 불쏘시개로 쓸 작정이었나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집은 피난을 안 가고 부역을 산 집이었고, 환도 후 그 친구 아버지는 국군에게 총살을 당했다. 나는 그 책들이 우리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모두 되찾아왔다. 이렇게 그 책들과 할머니, 나의 인연은 각별했다.

반대로 책이라면 싫어하던 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마자 책들을 몽땅 고물 장수한테 주어버리고, 내가 몇 권을 겨우 가졌는데 그후 43년이 지나는 동안 나머지는 그 동안 내 무관심으로 잊어버리고 이 소년 잡지 한 권만 남은 것이다. 이 책을 보며 늘 편찮아서 고생하는 중에도 나한테 많은 책 얘기를 들려주시던 할머니 생각에 한없이 눈물이 났다.

국판 크기의 이 책은 정가가 14전, 창간일은 융희 2년 11월 1일. 출판사는 新文館.으로 돼있다.
속 표지를 넘기면 일본에 볼모로 잡혀있던 어린 영친왕 이은 공이 이등박문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는데 사진 설명은 일본 유학중인 황태자라고 쓰여있다.
 이책의 발행인은 崔南善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 나라 최초의 新詩로 알려진 六堂 崔南善의 시 "海에게서 少年에게"가 화보와 창간사, 목차 다음 첫 작품으로 2쪽에 실려있는데 웬일인지 필자 이름이 없다. 일제시대하에서 자유롭지 못해서인지 다른 시와 기행문 등 많은 글에도 필자 이름이 한 군데도 없다.
 
원문 그대로 '海에게서 少年에게'를 소개한다.
 
                        一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ㅅ다린다, 부순다, 문허바린다  
泰山갓흔 놉은 뫼, 딥태갓흔 바위 ㅅ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큰힘, 아나냐, 모르나냐, 호통ㅅ가디하면서
ㅅ다린다, 부순다, 문허바린다
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二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내게는, 아모것, 두려움업서,
陸土에서 , 아모런, 힘과權을 부리던者라도,
내압해와서는 ㅅ곰 ㅅ댝 못하고,
아모리큰 ,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디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압해는,
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三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나에게  뎔하디, 아니한者가,
只今ㅅ가디 , 업거던, 통긔하고 나서보아라
秦始皇, 나팔륜 너의들이냐,
누구누구누구냐 너의亦是 내게는 굽히도다
나허구 겨르리 잇건오나라
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四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됴고만 山모를 依支하거나,
됴 ㅅ 쌀갓흔 뎍은섬 손ㅅ벽만한 ㅅ당을 가디고,
고속에 잇서서 영악한톄를,
부리면서, 나혼댜 거룩하다하난者,
이리둄 오나라, 나를보아라,
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문학사적으로 매우 귀한 이 책을 이제부터 나의 보물 1호로 삼아야겠다.  나는 아직 값나가는 패물을 걸친 일이 없고 , 가보로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다.  나의 영원한 이상형의  할머니가  남긴 이 책을  죽는 날까지 간직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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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12.31 00:00
    가보로 간직해야겠네요.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자손에게 물려줄 귀한 책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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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상 2002.12.31 00:00
    정말 눈물이날 정도로 귀한것이 나왔군요,잘 간수하시고, 새해에 아주 좋은 소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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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선 2002.12.31 00:00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가 귀중한 새해 선물을 주셨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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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욱 2002.12.31 00:00
    향숙씨의 문학적 자질은 할머니의 영향이 큰 것같군요. 나도 유충렬전,숙영낭자전 등등을 들려주시던 나의 할머니가 새삼 그리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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