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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번 땅콩은 '선농 16'에 팔려 나가서 여기에 올릴 수가 없음을 양해하시기 바람.

 

 

선       물
 
   마음과 정성이 담긴 선물은 받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모든 선물이 언제나 기쁨을 주는 건 아니다. 값 비싼 선물이나 부탁 같은 전제가 붙은 선물은 오히려 부담이 된다. 받아서 부담스러운 선물은 안 받는 게 좋다. 정 안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받게 되면 꼭 이에 맞서는 선물로 갚는다. 이것이  선물에 대한 내 생각이고 나 혼자 정해놓고 지키는 나만의 법칙이다. 그런데 최근 나는 두 친구로부터 정말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고등학교 동창이면서 졸업 후에도 가까이 지내는 심 아무개가 얼마 전 내게 전화를 걸었다. 간단한 안부에 이어 우리집 주소를 물어왔다. 주소를 가르쳐 주고 애들 혼사가 있나, 혼자 생각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며칠 뒤 청첩이 아니라 선물 보따리가 하나 배달되었다. 산지가 표시된 잣과 호도였다. 이 친구가 보낸 선물이었다.
 
   선물을 받아서는 안될 서먹한 사이는 아니지만 이 친구에게 이런 선물을 받아야 할 무슨 이유도 없고 또 서로 이런 걸 주고 받아 온 사이도 아니어서 혹 배달 사고가 아닐까 생각하였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해서 전화를 걸어 갑자기 웬 잣을 보냈냐고 물었더니, 식사나 한번 같이하고 싶었지만 서로 시간을 맞추지 못했는데 마침 좋은 햇과실을 보고 생각이 나서 보냈노라고 말했다. 매일 땅콩만 볶지 말고 가끔 잣도 먹어보라는 농담까지 덧붙였다. 내 시원찮은 글 나부랭이를 동창회 포탈사이트에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시리즈로 올리는 바람에, 동창들이 붙인 ‘땅콩 장사’란 내 별명을 빗댄 얘기였다. 그제서야 언제부터인지 서울 오면 밥이나 한번 같이 먹자던 이 친구 말이 생각났다.
 
   몇 달 전 이 친구와 통화하다가 지나가는 얘기로, 사업하다가 그만두고 쉬고 있는 친척이 하나 있는데 어디 직장을 좀 구할 수 없을까 하는 얘기를 들었다. 이 친구의 평소 품성이나 행태로 보아 자기가 잘 알고 추천할 만한 상대가 아니면 절대로 이런 이야기 꺼낼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아는 나는, 아는 사람이 경영하는 회사에 천거하였다. 천거라야 혹 이런 자질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면 한번 만나보라는 정도였지, 웬만하면 써 보라는 얘기도 하지않았다. 그런데 마침 서로 조건이 잘 맞아 떨어져 취업이 성사되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전화 한 통화 걸어 부탁도 아닌 소개를 한 것에 불과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오히려 그 회사 사장으로부터 좋은 사람을 추천해서 아주 일을 잘 하고 있다고 고맙다는 칭송까지 들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이 일을 두고 무슨 큰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밥이나 한번 먹자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었다. 아무 일 없어도 가끔 만나서 끼니때가 되면 어떤 식당에라도 스스럼 없이 같이 갈 수 있는 친구라서 그러자고 약속해 놓고 아직까지 지키지를 못했다. 그런 일을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잊지않고 선물을 보낸 친구가 좀 얄밉기도 했지만, 그 정성에 탄복하여 보내준 호도와 잣을 고마운 마음으로 맛있게 아껴가며 먹고 있다.
 
   바로 며칠 전, 시인이자 대학교수로 대구에서 활약하는 고등학교와 대학 겹 동창 이 아무개로부터 또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 집 주소를 묻는 전화였다. 심 아무개 일이 생각나서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렸지만, 이 친구는 내게 털끝만큼도 부탁 비슷한 일이라곤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래서 주소만 일러주고 또 이유를 묻지 않았다. 친구 사이에 집 주소 묻는데 왜 그러느냐고 꼬치꼬치 되묻는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나서 한 주일쯤 지난 엊그제 집에 퇴근해 보니 책 한 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친구가 보낸 책이었다. 책 갈피에 그림엽서까지 끼워 간단한 사연까지 적어 넣었다.
 
   ‘빛, 색깔, 공기’라는 책제목(아마 이 제목은 틀림없이 이 친구가 붙였을 게다)부터가 예사롭지 않았고, ‘죽음을 사이에 둔 두 신학자의 대화’라는 부제가 더욱 내용을 궁금하게 하였다.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인물 김치영 목사님에 대하여 쓴 책”이란 이 친구의 엽서 글 또한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한 몫 거들었다. 엊저녁 친구들 모임으로 서울 나들이 오가는 차 안에서 나는 이책을 단숨에 읽었다. 내용으로 볼 때 이런 책은 그렇게 빨리 읽을 책이 아니다. 행간에 생각을 정리해 가며 차분히 읽어야 할 책이다. 그런데 급한 성질에 불과 몇 시간 만에 죽 내려 읽고 말았다.
 
   간암으로 진단 받고 죽음에 이르는 넉 달 남짓 기간동안, 극한의 고통을 초극하여 아름답게 죽음을 준비하는 김치영 목사님과 그 가족들의 갈등과 심경의 변화를, 그 아들 김동건 목사님이 정리한 책이다. 나는 이 분의 삶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장례예배 설교를 구술하여 준비하는 이 분의 마지막 모습에서 경외심이 일었다. 책장을 덮으며, 자신을 꾸미는 모든 장식을 배제하고 순수한 피조물로 되돌아 가려는 이 분의 높은 뜻에 숙연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은 귀중한 책 한 권을 선물 받았고 그래서 진짜 기쁘다.
 
   어제 이 책 때문에 작은 해프닝이 하나 있었다. 서울 지하철 안에서 선 채로 책을 펴 들고 한 쪽쯤 읽고 있는데 앞 자리에 앉아있던 중년 부인이 “실례지만 그 책 좀 잠간 볼 수 있을까요?” 하고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러라며 책을 건네자, 이 부인은 생전 처음 보는 남자에게 이런 얘기 꺼낸 게 좀 멋쩍었던지 “책 제목이 특이해서요”라고 토를 달았다. 이곳 저곳을 들춰보던 그 부인은 작가가 아나운서 김동건씨냐고 다시 물었다. 동명이인인 목사님이 쓴 책인데 내용이 아주 좋다고 내가 얘기하자, 자기도 한 권 사서 읽겠노라고 묻지도 않는 말로 화답했다. 나는 서 있고 그 부인은 앉은 채로 달리는 지하철 소음 속에서 나눈 몇 마디 안 되는 대화였지만, 오래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온 듯 마음이 편안했고, 대화진도가 조금 더 나갔더라면 내가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게 아쉬울 뻔하였다. 아무튼 그 부인 덕분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책 선전은 잘한 셈이다.
 
   나는 책 선물 받는 걸 제일 좋아한다. 읽어보려던 책을 선물 받으면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만, 혹 전혀 의외의 책을 받아도 기쁘기는 마찬가지다. 선물이 아니라면 그런 책은 내 손에 잡힐 리 없어서 이런 기회에 새로운 분야를 잠시 넘겨 볼 수 있어서다. 이미 읽은 책을 모르고 선물하는 이도 있지만, 이 때에는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선물하면 되는 일이어서 내게 소용이 없다 해서 묵히거나 썩이는 일도 없어 또한 좋다.
 
   나는 내가 책 선물 받기 좋아하는 만큼 책 선물하는 것도 좋아한다. 뭔가 성의 표시는 하고 싶지만 마땅한 선물 찾기가 쉽지않을 때 가장 좋은 게 책이다. 내가 읽었던 책 가운데 좋은 책들 가려 놓고 상대방에 따라 또는 때에 따라 어떤 책 선물하는 게 좋을까 고르는 자체가 즐거움이다. 특히 우리회사 사원들로부터 집안에 무슨 일이 있어 초대라도 받으면 일일이 찾아보지는 못하더라도 상황에 걸맞은 책을 사서 그 안에 몇자 정성스럽게 적어 보내곤 한다. 나처럼 모든 사람이 책 선물 받는 걸 좋아하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사서 준 사람 성의를 봐서라도 한번쯤은 읽지 않을까 싶고, 그렇게 읽고 무엇인가 작은 느낌 하나라도 받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어디 있으랴, 하는 게 내 생각이어서 이 일은 앞으로도 계속할 작정이다.
 
   책은 다른 선물에 비하여 돈이 적게 드는 게 또 큰 장점이다. 만일 내가 책 선물하듯 여러 사람에게 다른 물건을 선물해야 한다면 나는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성의를 표시하자면 1~2만원으로 살 수 있는 게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같은 사람에게 여러 차례 선물할 수 있는 게 책 뿐이라는 거다. 열 번 스무 번 선물한다 해도 알맞은 책 고르는 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책은 아주 좋은 선물이다. 혹 좋은 선물이 떠오르지않아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이 글이 하나의 힌트가 되기 바란다.
 
   친구 이 아무개가 보내준 이 ‘빛, 색깔, 공기’는 내 선물 리스트에 올리는 데 조금도 망설일 이유가 없는 책이다. 심 아무개가 보내준 고소한 잣을 한 개씩 씹으며 다시 한번 한 줄 한 줄 곱씹어 음미하며 읽어 보아야겠다. 참 고마운 친구들이다. 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책을 원체 많이 읽는 이 친구들에게는 책 선물하기도 쉬운 일이 아닐 터, 아껴둔 잣을 덜어 이 아무개에게 보내고, 심 아무개가 미처 이런 책 나온 걸 알기 전에 ‘빛, 색깔, 공기’ 한 권을 재빨리 사서 보내면 어떨까? 땅콩 한 개라도 나누어 먹는 게 진정한 친구 사이라니까 말이다.
   
                                                                                              ( 200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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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12.16 08:03
    이 글의 주연 두 사람을 모두 맞히면 신임 회장이 좋은 선물을 보낸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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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2002.12.16 10:52
    옛날에는 호두와 잣 그리고 밤이 정통적인 " 대보름의 부럼"이였지. 요즘엔 땅콩도 많이 쓰지. 장사 잘 되는데 지금 아이템을 몇 개 더 늘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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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호 2002.12.16 11:38
    이 아무개는 나와 군 동기생 이진흥이 틀림없고, 동창명부를 보니 심가는 세명 있는데 그 중 한명은 미국에 있어 두명 중 나와 초등학교 동기 심현용으로 찍었다. 신임 회장의 선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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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만호 2002.12.16 12:21
    이진흥 교수는 틀림없고 심가는 분명 심항섭 군 일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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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향숙 2002.12.16 13:25
    심항섭 이진흥 동문이 틀림없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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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12.16 14:12
    우무일 회장님, 천하부고 16회 동기회가 보통 동창횝니까? 그 영예로운 자리(12/19 당선자 보다야 훨 났지, 암!)에 당선되신 것 다시 한번 축하하며 당선 후 첫 과업을 드리니 선서대로 잘 이행하십시오. 정답자가 두 사람일 때 빨리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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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호 2002.12.16 16:16
    상은 항상 복수로 주어야 하는 법. 1등 정가, 2등 이씨 (동점이나 시간 차), 3등은 나... 상품은 3개 준비 해야지. 내용물은 모두 같아도 상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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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12.17 08:09
    회장 되기 전과 후가 너무 다른 거 아냐, 이거? 마치 상감마마 말투를 닮은 것 같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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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건 2002.12.17 10:14
    밫,색갈,공기는 www.clsk.org에서 구입 할 수 있으며 www.agow.org의 병상일기 section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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