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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풍속 유감
 
   우리집엔 아들만 셋이 있다. 아내가 막내를 가졌을 때 아내와 나는 딸이기를 무척 바랐다. 애들 어릴 적엔 잘 모르겠지만 다 자라고 나면, 집안에 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또 아들을 낳고 말았다. 아내가 출산했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갔더니, 아기를 받은 간호사가 아들 낳고 우는 산모는 생전 처음이라며 내게 신경질을 냈다. 그만큼 딸 갖기를 원했다. 그러나 세상 일이 그렇게 바라는 대로 풀려 나가는 건 아니지 않은가. 결국 딸 갖는 걸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애들 커서 장가들면 딸 셋을 얻을 수도 있을 터, 거기에 희망을 두고 살았다.
 
   그 아이들이 모두 장성하여 결혼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큰 놈은 아직까지 나라밖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어 마땅한 색시를 만나지 못하였고 그래서 혼인을 계획할 상황이 아니다. 둘째는 형을 제치고 이미 결혼하였다. 그리고 막내가 지금 교제하고 있는 동창과 내년 봄에 다시 맏이를 추월하여 결혼 하겠다고 한다. 요즈음 같은 시절에 아이들 혼인에 무슨 순서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어 허락하였다.
 
   사실 둘째 놈 결혼을 서둔 이유는 내게 있다. 2000년 봄 나는 늦은 나이에 미국회사에 취업하여 뉴욕으로 갈 기회가 생겼다. 여러모로 생각한 끝에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자고 결심하고 다니던 회사를 사임하고 그 계획을 추진하였다. 그 때는 이미, 큰 놈 미국유학이 결정되어 어차피 떨어져서 살아야 할 상황이었고, 막내는 대전에서 대학원 공부 중이어서 집을 떠나 있었다. 내가 미국으로 가지 않았다 해도 당시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둘째만 우리 내외와 함께 살아야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나마저 서울 집을 떠나기로 작정하는 바람에 결국 우리집안 다섯 식구는 서로 다른 네 곳으로 각기 흩어지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 뿔뿔이 흩어지는 건 자연의 이치이고 그런 독립이 좀 빨리 이루어진다고 괘념할 일은 아니어서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했으나, 서울에 남겨두어야 할 둘째가 좀 걱정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외로움 잘 타는 둘째 놈만 동그마니 혼자 남겨놓고 떠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마침 학교에서 가까이 사귀어 온 후배가 있다는 말을 들었던 터여서 이 애들의 의견을 물어보기로 하였다. 일주일동안 상의한 둘은 좀 이르기는 하지만 혼인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얼떨결에 며느리를 맞게 되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색시에, 그렇게 전격적으로 혼인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두 집안이, 불과 한달 사이에 혼인식을 갖게 되었으니 뭐 한가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건 뻔한 일이었다. 또 우리 집안도 그렇거니와 넉넉한 살림이 아닌 사돈댁에게도 서로 부담이 되어서는 좋지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통상적인 모든 절차와 격식을 생략한 채 혼인식이나 성스럽게 올리고 기거할 집 한 칸 마련하여 살게 하자고 합의하여 정말 간소하게 일사천리로 혼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로 혼수와 예단 등 모든 게 생략되었다. 그리고 그 애들은 소꿉장난 같은 신혼 살림을 차렸다.
 
   우리집에 들어 온 며느리는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늘 웃음을 간직하고 있고 또 분수를 지키는 알뜰한 살림살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우리 부부가 생각해 온 예쁜 딸을 하나 얻은 셈이다. 아마 딸이 있었다 해도 이보다 더할 수 없을 만큼 서로 스스럼 없이 임의롭게 잘 살고 있다. 혼인의 성공 여부를 그리 간단히 가를 수는 없겠으나, 이 애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맺어진 게 정말 잘된 일로 여겨져,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다른 집의 화려하고 성대한 혼사를 부러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혼인을 앞둔 막내 놈은 상황이 좀 다른 듯 싶다. 대학원 시절부터 가까이 교제해 온 둘이 대학원을 마친 뒤, 막내는 박사과정으로 학업을 계속하고 한 애는 세계적으로 유수한 회사에 취업 되어 서울로 올라와 일년 가까이 서로 떨어져 있게 되었다. 그런데 올 여름 그 애도 박사과정에 입학하겠다고 직장을 그만두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집안에서는 우리 막내 때문에 딸이 좋은 직장을 그만둔다고 걱정하며 두 집안이 만나 혼인을 약속하지 않으면 딸을 내려보낼 수 없다고 한다는 거였다. 과년한 외동 딸을 둔 집안의 어른들 마음이 편할 리 없겠다는 생각에 날짜를 정해서 두 집안이 서로 만났다. 이른바 상견례인 셈이었다.
 
   이런 자리가 편안할 수는 없겠으나, 성사가 되면 장차 사돈이 될 그 아버지는 하나하나 따지는 푼수로 보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딸에 대한 사랑이나 자상함에서 출발한 대화였겠지만 어떤 부분에 이르러서는 받아들이기가 거북하였다. 결혼시키면 둘이 살 집은 장만할 계획이냐는 질문 같은 게 그러하였다. 셋집이든 뭐든 살 거처는 마련해줘야 할 게 아니냐고 답변은 했지만 이런 걸 거론할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그리 편치 않았다. 박사학위까지 받을 딸 자식을 우리 집안으로 출가시키는 게 마뜩찮은 듯한 인상도 받았다. 앞으로 사돈이 될 처지여서 그 날 얘기는 접어두고 잊으려 하지만 혼인식까지 그리 편안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사이 시간이 많이 흘러 마침내 날짜를 잡고 두 집안이 지금 혼사를 준비하고 있다. 혼인날짜가 잡히자 안 사돈 되실 분이 아내와 통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전갈이 왔다. 예단을 어떻게 할지 상의해야 된다는 거였다. 아내가 며칠 머무적거리는 동안, 천만원을 보낼 테니 예단은 알아서 준비하라는 연락이 다시 왔다 한다. 내 성질이 이상한지는 모르겠지만, 풍습이 어떻든 나는 이런 상식 밖의 일은 참아 넘기지 못한다. 아내에게 예단은 필요 없으니 준비하시지 말라고 정중히 연락 하라고 일렀다. 예단이 정 마음에 걸리면 애 고모와 이모에게 간단한 선물로 인사표시나 하라고 전하라고 했다.
 
   모두가 하는 걸 안 받으면 오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아내의 걱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편 아내의 마음 한 구석에는, 예단이 없으면 우리 부부와 집 애들이 혼인식에 입고 갈 옷도 우리가 새로 장만해야 한다는 현실적 부담과 함께 비싸지는 않더라도 예단이라는 걸 받아봤으면 하고 바라는 투가 역력하였다. 여기서 좀 물러서면 아내가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우리집 옷이야 우리가 해 입어야지 왜 사돈댁에서 그걸 얻어 입으려고 하느냐고 단호하게 못 박았다. 아들이 셋씩이나 있어도 남들 다 받는 예단 한 벌 못 받는다는 게 섭섭하지 않은 건 아니라며 토를 달았지만 내 성깔을 잘 아는 아내는 거기서 물러섰다. 그러나 앞으로 혼인 때까지 무슨 일을 더 겪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남 얘기 들어보면, 혼인을 앞 둔 두 집안에서 이런 일을 두고 서로 기분이 언짢아지는 경우도 꽤 있나 보다. 또 사실 혼인을 전후해서 당사자 집안이 겪을 까다로운 인사치레나 예물, 혼수, 등 우리네 결혼 풍습에 대해 내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복잡하고 형식적인 일로 서로 마음이 상하게 된다면 가장 축복 받아야 할 신랑 신부 당사자들에게 못할 짓을 하게 되는 꼴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또 살림살이에 비해 너무 부담스러운 혼인 예물이라든지 혼수를 주고 받는 걸 마치 성공적인 혼인을 했다는 표지처럼 자랑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한심스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당사자인 두 사람이 진정 원하는 짝을 맞기만 한다면 그까짓 게 다 무슨 소용이랴,하는 게 내 생각이다. 이런 물건들이야 살아가면서 형편 되는 대로 한가지씩 장만하는 것 또한 혼인해서 함께 살아가는 부부 모두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되는 일이 아닌가. 평생 한 번 뿐인 아들, 딸의 혼인에 아까울 게 뭐 있는가,하는 생각에서 준비하는 거라면 사돈댁 입장 살리며 정성껏 준비하면 될 일이다. 남에게 자랑하거나 남 집안 혼사에 어떤 혼수를 받았는지 알려고 할 일도 아니다. 이렇게 평소 얘기해 왔건만 아직도 아내는 혼사를 치룬 친구들 만나면 무엇을 했다는둥 무엇이 빠졌다는둥 귀담아 듣고 마음 쓴다.
 
   우리네 혼인 풍습은 정말 바뀌어야 한다. 얘기하다 보면 이런 생각에 공감하고 있는 사람도 여럿인데 그런데도 바뀌지 않는 걸 보면 이 또한 불가사의한 일이다. 내가 무슨 이런 일에 기치를 들고 나가 사회운동을 벌일 주제는 못되지만, 내 통제가 먹혀 들 우리집에서나마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면 나는 결국 위선자에 지나지 않을 터다. 그러니 아내가 섭섭해 한다고 해도 이런 일은 물러 설 수가 없다. 아들 장가 들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위선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쩌면 아내 말대로 이런 면에선 내 성격이 너무 모난 건지도 모르겠다.
 
   코 앞에 닥친 막내 놈 혼사를 준비하면서 문득 딸 없다는 게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들이야 이렇게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지만, 딸 자식 혼사야 그렇게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좋건 싫건 사돈댁 하자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을 터, 아들 셋에 예단 한번 받지 못하다가 만일 딸 시집 보낼 때 예단을 준비해야 한다면 아내가 얼마나 억울해 할지 생각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 200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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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건수 2002.11.28 15:25
    딸만 둘가진 내 입장에선 모든 신랑감 아빠가 네 마음만 같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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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11.29 07:01
    찾아보면 많을거다. 그렇지만 어른들 맘에드는 집으로 시집갈 딸이 없다는 게 문젤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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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2002.11.29 10:39
    막내 아들 잘 자라 성인되어 곧 장가을 드니 얼마나 대견하겠느냐.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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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11.29 11:31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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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준용 2002.12.06 05:09
    난 닥치지 않아 모르지만 구구절절히 옳은 말씀이네. 원만하게 잘 하게나. 근데 날자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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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무일 2001.12.31 00:00
    심히 공감이 가는 얘기이구나. 나도 30살이 다된 딸이 있지만 시집갈 생각을 하지 않으니,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구구절절 옳은 얘기이고, 이땅의 모든 신랑부모님들의 생각이 너같았으면 좋겠다.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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