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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전 국민일보에서 벌린 '친절 캠페인'에 실렸던 글이다.

- 물론 실화다.

- 지금도 전화 속 충청도 사나이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살 맛나는 세상

 
   마땅히 갈 곳도, 한가히 쉴 곳도 없어 집에서 책이나 읽으며 여름휴가를 보냈다. 나는 편해서 좋았지만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다고 방학도 아랑곳 없이 대학 입시 준비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막내 놈 학교 바래다 주는 일을 자청하였다. 그래서 매일 아침 일찌감치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던 휴가 마지막 날 새벽, 미처 잠에서 덜 깨어 눈 비비며 학교로 가던 중 길가에 세워둔 에스페로의 후사경을 깨뜨리는 조그만 사고를 냈다. 하는 수 없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전화번호와 이름을 적은 쪽지를 남긴 채 학교로 향했다.
 
   아침나절 걸려올 줄 알았던 차주인의 전화는 오후 늦게야 걸려 왔다. “대개 그냥 가버리잖남유. 그런디 메모를 냉겨놔서 고마워유. 고급은 3만원짜리도 있구 보통은 2만원쯤 한다는디, 비싼걸루 할 수 있남유. 참 살 맛나는 세상이네유.” 은행계좌번호를 받아 2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조그만 부주의로 2만원을 날렸다는 후회보다 전화 속의 그 ‘살 맛나는 세상’이라는 표현에 현혹되어 무슨 거창한 선행이나 한 것처럼 내 마음은 우쭐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망발인가.
 
   실수로 생긴 손해를 보상하고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도리가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일이 어떻게 ‘살 맛나는 세상’을 만든 것 같은 엄청난 착각을 일으킨 것일까, 혹 우리가 너무 무례한 사람들 가운데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막무가내로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이웃을 생각하고 자기 잘못을 뉘우치며 사과할 줄 아는 사람도 많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을 정말 살 맛나게 해주는 고마운 분들이 어디 한둘인가. 숨어서 불쌍한 이웃을 돕는 사람들, 평생 절약한 돈을 몽땅 후학들의 교육을 위해 희사하는 사람들, 보이지않는 곳에서 봉사하는 많은 분들, 이런 사람들이 진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 맛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건널목에서 신호 바뀌기를 기다리는 운전자들, 등산로에 널린 쓰레기를 모아 가지고 내려오는 등산객들, 땀 냄새가 날까 봐 버스 안에서 마음 쓰는 공사판 노동자들, 바쁜 길 멈추고 약도까지 그려가며 길 가르쳐주는 행인들, 언덕에 오르는 무거운 수레 밀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혹 폐나 끼치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나타나지 않는 곳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살아가는 분들도 우리 세상을 살 맛나게 만드는 분들이 아닐까.
 
   또한 남의 실수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작은 쪽지에서 살 맛을 느끼는 충청도 사나이가 있는 한, 이 세상은 정말로 ‘살 맛나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했다.
   
                                                   ( 1993. 8. 6.)
                                                   (1993. 9. 18.자 국민일보 ‘국민일보 친절운동을 보며’ 칼럼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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