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앨범

  • 사진영상

  • 옛 사진첩

행사앨범
  • thumbnail
    0
    2025-05-13
  • thumbnail
    0
    2025-03-25
  • thumbnail
    0
    2024-12-17
  • thumbnail
    0
    2024-11-29
  • thumbnail
    0
    2024-11-29
  • thumbnail
    0
    2024-05-22
  • thumbnail 2024-04-09
  • thumbnail
    0
    2024-04-09
  • thumbnail
    0
    2024-04-09
  • thumbnail
    0
    2024-04-09
  • thumbnail 2024-04-09
  • thumbnail 2023-12-16
  • thumbnail
    0
    2023-10-26
  • thumbnail 2023-06-28
  • thumbnail
    0
    2023-05-18
  • thumbnail
    0
    2023-05-18
사진영상
  • thumbnail
    0
    2024-07-25
  • thumbnail
    0
    2024-04-03
  • thumbnail
    0
    2023-07-31
  • thumbnail
    0
    2023-07-02
  • thumbnail
    0
    2023-04-26
  • thumbnail
    0
    2023-03-30
  • thumbnail
    0
    2023-03-30
  • thumbnail
    0
    2022-03-24
  • thumbnail
    0
    2019-03-18
  • thumbnail
    0
    2018-05-04
  • thumbnail
    0
    2017-08-16
  • thumbnail
    0
    2016-12-22
  • thumbnail 2016-05-20
  • thumbnail
    0
    2016-05-17
  • thumbnail
    0
    2016-05-17
옛 사진첩
  • thumbnail 2013-12-09
  • thumbnail
    0
    2013-12-03
  • thumbnail
    0
    2013-11-25
  • thumbnail
    0
    2013-11-04
  • thumbnail
    0
    2013-11-04
  • thumbnail
    0
    2013-11-04
  • thumbnail
    0
    2013-11-04
  • 2013-10-30
  • 2013-10-30
  • thumbnail
    0
    2013-05-14
  • thumbnail 2013-05-13
  • thumbnail 2013-04-29
  • 0
    2013-04-28
  • 0
    2013-04-28
  • 0
    2013-04-28
  • 0
    2013-02-25
자유게시판
조회 수 332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햇 땅콩이 없어 오래 묵은 쪄든 땅콩 하나 올린다. 너무 오래 전에 볶아서 맛이 변했겠지만, 친구들과 나누는 데 뭐 부끄러울 건 없으리라 생각하면서...
 
- 여성중앙에 게재되었던 오래전 치기어린 시절의 글이다.
 
 

소나타가 무엇입니까?

 
   지금은 은퇴하여 댁에서 쉬시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 이름보다 ‘월락산 호랑이’로 더 잘 알려졌던 권혁채 선생님께 끌려가 벌을 서가며 배웠던 ‘사냥꾼의 합창’이 나의 고전음악과의 첫만남이었다고 기억한다. 말 배우기가 무섭게 동네 피아노 교습소에 끌려다니며 옆집 꼬마보다 진도가 늦을까 안달하는 엄마들의 극성 속에 자라고 있는 요즈음 아이들과 비교하면 정말 옛날 얘기이다.
 
   어렸을 적부터 시작된 음악과의 만남이 성장과 더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보고를 읽은 일은 없으나 적어도 음악을 이해하고 좋아하는데 나쁜 영향을 주게 될 리는 없지않을까 생각한다. 어린 나이부터 적어도 한가지 이상 악기연주를 배우고, CD 플레이어가 중학생들의 필수품이 되고, 스위치만 켜면 잡음 하나 없는 음악이 흐르는 FM 방송이 있고, 원하는 곡을 연주자까지 골라가며 구입하여 감상할 수 있는 게 요즈음의 아이들이다. 그러나 자라서까지 고전음악을 즐겨 듣고 좋아하는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마이클 잭슨의 이상한 걸음걸이와 관중들의 괴성에 가까운 고함에 미칠 듯 환호하는 10대들을 TV 화면으로 보면서, 바하의 음악에 감동 받을 젊은이들은 과연 이 군중의 몇 퍼센트가 될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이런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은 듯 싶다. 출장 길에 들러 본 몇몇 해외 유명 연주장에서도 나보다 젊은 관객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 세대를 마지막으로 몇 세기를 면면히 이어져 내려 온 고전음악의 명맥이 끊겨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그러면 왜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모짤트나 베토벤에게 등을 돌리는 것일까? 디스코 리듬에 온 몸으로 반응하는 이들이 왜 브람스를 들으면 하품을 하게 되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간단히 답할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오늘 날의 인스턴트적 생활방식, 감각위주의 문화풍조, 순간만을 중시하는 의식구조, 물질만능의 가치체계, 등 이런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살펴보면 만화와 통속소설이 많이 읽히는 시대라 해도 쉐익스피어의 가치가 훼손된 일은 없었다. 오히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인기소설이 있음으로 쉐익스피어의 희곡이 더더욱 그 빛을 찬란히 발한다. 일시적인 흥분에 취하는 걸 부정적으로만 말 할 수는 없겠지만, 고전을 따 돌리고 오로지 당대의 유행에만 온통 정신을 빼앗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자기술에 힘입어 우리 귓가를 자극하는 음향효과에 현혹되어 몸을 흔들고 땀을 흘리며 즐기더라도 고전음악이 갖고있는 무게와 힘과 향기도 아울러 느낄 줄 아는 것이 균형 잡힌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을 알아야 음악을 듣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노랫말의 뜻도 모르면서 최신 유행가는 잘도 따라 부르다가 고전음악 얘기만 나오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으로 안 듣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모든 예술과의 만남이 그러하듯 고전음악도 스스로 체험하는 길만이 그것을 좋아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평론을 먼저 읽고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소설의 장르, 시대적 배경, 문학적 조류, 표현기법, 이런 것을 모른 채 어떻게 소설을 읽으라는 얘기냐고 따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이런 것을 안다면 그 소설을 분석적으로 선명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어쨋든 소설이 지닌 맛을 알려면 직접 읽어보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데 반론을 제기할 사람을 없을 게다. 오히려 어떤 때는 그 작품에 앞서 읽은 평론 때문에 감흥이 반감되는 수도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소나타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소나타를 듣지 못할 이유가 없다. 작곡자가 누구인지 아는 게 음악을 듣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더구나 그것이 낭만파 음악인지 고전파 음악인지가 왜 그리 중요한가. 론도 형식이면 어떻고, 제1주제가 어디까지이든 또 그것이 어떻게 반복되든 음악을 듣고 즐기는 데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음악이 귀에 익기 전에 이런 이론에만 구속되면 오히려 음악을 좋아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제1주제가 무엇이고 제2주제는 어디부터이며, 이것이 어떻게 전개되어 발전되고 반복되는지를 알려고 멜로디를 난도질하지 말자. 협주곡은 교향곡과 어떻게 다른지를 아는 것이 음악을 듣기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다. 그냥 음악을 자주 들어  좋아하게 되고 난 뒤, 그런 것들이 알고 싶으면 그 때 공부하면 될 일이 아닌가.
 
   음악이 갖는 수학적인 논리성이나 그 테마의 철학적인 사유를 알아야 음악을 들들 수 있다고 얘기한다면 문학평론을 읽기 전에는 소설을 읽을 수 없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음악은 따지고 이해해야 하는 게 아니라, 많이 들어서 좋아져야 하는 것이다.
 
   꼭 비싼 오디오 시스템이 필요하지도 않다. 또 돈과 시간을 따로 투자할 필요도 없다. 눈을 감고 폼을 잡을 필요도 없다. 하던 일을 멈출 필요도 없다.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 스위치를 켜고 귀와 마음을 열어 놓기만 하면 된다. 사명감을 가지고 힌데미드나 쇤베르그 같은 어려운 음악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좋다.
 
   귀에 익은 멜로디가 나오면 콧노래로 흥얼거려도 좋고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볼륨을 높여도 좋다. 음악을 듣는데 무슨 절차나 순서가 있을 이유도 없다. 실내악이 좋은 사람은 실내악을 들으면 되고 교향곡이 좋은 사람은 교향곡을 들으면 된다. 음악은 우리 생활 가운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다 보면 자연히 작곡가도 알게 되고 좋아하는 연주자도 찾게 된다. 작곡의 뒤안에 숨은 에피소드에도 관심이 생기고 이론도 궁금해진다. 이런 궁금증을 해설한 책이 얼마나 많은가. 관심이 생기면 그 때 이런 책을 읽어 보거나 물어보면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주 만나야 사랑도 싹트듯 자주 들어야 좋아지게 된다. 모든 예술에서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체험하는 게 요체이며 체험하지 않고 좋아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보통 사람들이 예술을 이론이나 학문의 대상으로 삼으면 거기서 즐거움을 찾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또한 내 생각이다.
 
   크로이첼 소나타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그것을 연주하는 연주자도, 연주회 평을 쓰는 평론가도, 그 구성을 연구하는 음악학자도 아닌, 객석에 앉아 가슴으로 바이올린의 떨림을 듣고 감동을 느끼는 관객이다. 누구나 객석에는 앉을 수 있다. 왜 이런 기쁨의 자리를 포기 하는가. 이젠 “소나타가 도대체 무엇입니까?”하고 묻지 말고, 그냥 들어보자.
   
                                                   (1984. 4. 14.)
                                                   (월간 여성중앙 1984. 6월호(?) OL을 위한 명곡 감상법에 게재)

  • ?
    심항섭 2002.10.09 06:00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사는것도 이렇게 살아야 좋은것이다라는 것은 없다라는 것을 알면서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796 주홍글씨 8 남순우 2002.10.07 3260
» 심심풀이 땅콩(25)- '소나타가 무엇입니까?' 1 한병근 2002.10.07 3329
794 먼저 가본 가을 여행 <사진 작가- 장국현> 정만호 2002.10.02 2755
793 회장님 감사! 감사! 뉴질랜드에서 .... 1 신건철 2002.09.30 3326
792 남가주 16회 월례 선구회 일자 변경 Lee suk-kyu 2002.09.28 3182
791 秋來不似秋 1 이향숙 2002.09.25 3603
790 <독일의 세 친구를 만난 즐거운 여정> 4 김풍자 2002.09.21 3782
789 풍요로운 한가위 되시기 바랍니다. 2 이종건 2002.09.20 3194
788 추석(秋夕) 1 전행선 2002.09.19 3330
787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3 이상훈 2002.09.18 3198
786 청춘예찬 3 이호설 2002.09.17 2990
785 중부 유럽 여행기 3 최현근 2002.09.16 3510
784 다른 이의 눈에 비친 ... 부다페스트의 초생달 최현근 2002.09.24 3516
783 심심풀이 땅콩(24)- '낚시에 얽힌 에피소드' 6 한병근 2002.09.16 3373
782 바둑이 얘기 1 정태영 2002.09.16 3048
781 심심풀이 땅콩(23)- '이론골프 싱글 변(辯)' 5 한병근 2002.09.13 3319
780 성 프란체스카의 기도 1 송인식 2002.09.13 3260
779 선농16 20주년 축하!! 2 이상훈 2002.09.11 3308
778 심심풀이 땅콩(22)- '우리를 열 받게 하는 것들' 7 한병근 2002.09.09 3157
777 가을 노래 주환중 2002.09.06 2677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