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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아
어제 네 엽서 잘 받았다.
반가운 마음에 네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전화하려다 편지가
너를 더 기쁘게 하지 않을까 해서.....
 
너하고야 고등학교때 부터 가깝게 지냈고 대학도 같았으니
간간이 만나 서로 알고 지냈지만, 얼굴도 모르던 동창, 특히
남학생들 나이들어 만나니 왜 그리 허물없이 무관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지 우리가 정말 사대부고에 잘 다녔다는 걸
늙으면서 실감한다.  서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 멀리서
잘 있다는 소식만 들어도 반가운 친구들.  젊을때는 남편한테
반하고 아이들 키우느라고 친구 좋은 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나이들어 흉허물 없는 친구가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한 빽인지 모르겠다.
 
우리 서로 멋진 노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좋은 친구, 안락한 가정, 최선을 다하는 일상들.  네 편지 받고
우리들의 우정, 우리 동창들의 우정, 우리들의 앞날.
 
산다는게 순간순간 다 경험할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 서로 멋지게, 품위있게 늙으려고 노력하자.
건강과 행복이 너의 가정에 가득하길 진심으로 빈다.
 
                                        2002년 6월 18일
                                                     멀리서 완숙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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