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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최근 모 문예지에 실린  졸작입니다. 박영섭 동문 사무실에서 신문 만들 때 만난 참새를 보고 그저 끄적인 것입니다.
 
 유리벽 속의 참새
                                                       
옛날 신라의 유명한 화가 솔거가 황룡사 벽화에 소나무를 그렸는데 어찌나 사실적으로 그렸는지 참새가 앉으려고 날아왔다가 머리를 부딪치고 떨어졌다는 얘기를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난다.
그것은 솔거가 얼마나 그림을 잘 그렸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일화였다. 어리석은 참새 쪽의 입장이 아니라 오직 화가의 천재성을 강조하고자한 것이다.
며칠 전, 내가 잘 아는 시내 어느 사무실에 간 일이 있다. 빌딩 숲 속에 자리한 작은 빌딩의 조그만 사무실인데, 들어서니 어디선가 참새가 짹짹 우는 소리가 들렸다. 직원 말이 아침에 출근해보니 참새 소리가 들려서 찾아보았으나 실패했다고 한다. 책상이 네 개뿐인 그 사무실에는 사방 벽이 온통 붙박이 된 큰 유리벽이고, 환기를 위해 작은 유리창이 몇 개 아래쪽에 있지만 대형 공기정화기가 설치돼있기 때문에 그 작은 유리창을 여는 일은 없다. 복도 쪽의 출입구만이 참새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인데 잠그고 퇴근한 문으로 어떻게 밤새 들어왔는지 불가사의하고 신기한 일이다. 그와 나는 둘이서 업무에 방해가 되는 소리 때문에 참새를 잡으려고 구석구석 집기들 사이를 살폈는데 작은 참새 한 마리가 한 순간 갑자기 솟구쳐 날아올랐다. 우리는 작은 창들을 모두 열어놓고 그놈을 잡아 내쫓으려고 애쓰며 쫓아다녔다.
거기서 우리는 참새의 어리석음을 보았다. 참새는 높이 날면서 동서남북 유리창을 허공으로 알고 맨 위쪽만 찾아가서 나가려고 시도하다가 머리를 부딪치고 아래로 떨어지다가 다시 다른 방향의 유리창 꼭대기로 날아가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손으로는 닿을 수 없는 높이로 날아가기 때문에 잡을 수도 없었고, 열린 작은 창 쪽으로 유도해도 참새는 작은 창은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높은 창 꼭대기만 찾다가 머리를 부딪치기만 되풀이했다. 그러기를 5분 이상 하다가 마침내 참새는 현기증이 일었는지 출입구 꼭대기에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이때 직원이 손을 뻗쳐서 아무 저항이 없는 참새를 잡았다. 아마도 그 참새는 잠시 뇌졸중 증세가 있었나보다. 잡은 참새는 작은 유리창 밖으로 날려보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잠시 참새의 어리석음과 인간의 어리석음을 생각했다. 인간인 내가 보기에 참새는 열린 문으로 날아가지를 않고, 닫힌 유리만을 찾아 위로 또 위로 오르는 치기 어린 동작만을 반복하는 미련한 동물이다. 투명한 유리를 허공으로 착각하는 것은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어리석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역시 동물이라 인간보다 지능이 낮은 건 분명하다. 솔거의 벽화에 머리를 부딪치고 떨어진 참새도, 솔거의 그림이 너무나 리얼해서 소나무로 착각한 가능성이 분명하지만 한가지 더, 참새는 어리석어서 실물과 허구의 사물을 잘 구별 못한다는 이유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말하자면 솔거의 천재성에 참새의 단순 무식함이 어울린 결과가 아닐지.
우리는 생각이 짧은 사람을 흔히 새대가리라고 비하한다. 새는 분명히 위의 참새처럼 단순 무식하다. 주위에서 보면 자기는 지혜롭고, 슬기롭고 영리한 양 자만하고 남을 새대가리라고 폄하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인간은 과연 얼마나 지혜로운가. 한 꺼풀 벗기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인간 역시 새보다 나을 게 없는 어리석음의 덩어리가 아닌가한다.
참새가 밀폐된 사무실 공간 속으로 들어온 것은 인간이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불가사의한 신비와 비유되고, 실패와 혼돈을 반복하며 세상 속에서 발버둥치고 고통에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결국 유리벽 속의 참새처럼 갇힌 세상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지. 인간은 결국 지구라는 유리벽에 갇혀서 아둥바둥하면서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현재에만 시선을 두고 사는 단순 무식한 고등동물이다. 참새가 유리벽을 못 본 채 뚫고 나가려하듯이 우리 인간은 우주의 무한한 행성 중에서 작은 지구라는 공간 속에 갇혀서 지지고 볶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제한된 생명동안 살아간다. 그러니 새보다는 지능이 조금 높다고 새보다 우월감을 갖는 건 자만이 아닌가한다. 만약 화성이나 금성에 사는 천재성의 외계인이 있다면 그들이 작은 지구에서 지지고 볶는 지구인들을 볼 때, 지금 내가 참새를 어리석다고 하듯이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을지도 모른다. 결국 지혜롭다는 정도는 상대적인 것이고 인간만이 갖는 절대적 지혜는 아닌 것 같다. 인간도 넓은 의미에서는 지구라는 유리벽 속에 갇힌 제한된 삶을 누리는 좁고 상대적인 지혜를 가지고 있다. 인간도 새나 다름없이 어리석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겸손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잘난 체 할 수가 없게 된다.
참새는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삶에 한계를 일깨워준 스승이었다. 내가 남보다 조금 똑똑하고 부자이고, 잘 생겼다고 잘난 체 할 이유가 무엇인가. 크게 보면 오십보 백보인데. 그러니 내 시각으로 남을 평가하고, 무시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모두가 자기만의 능력을 지니고 나름대로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임을 깨닫는다면 결코 남을 무시하거나 욕되게 하거나 조롱할 수는 없다. 어느 의미에서는 인간도 모두 어리석고 왜소하고 나약한 존재들이다.
참새와 비교하면 천재적이고 우월한 존재들이지만, 그러나 이 지구상에는 참새보다 못한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은 그들로 인해 어지럽고, 살인 테러가 세계를 지배하고, 정치적 경제적 혼돈을 초래한다. 눈만 뜨면 중상모략이 판을 치고, 저 혼자 이 나라를 짊어질 일꾼인 양 남은 모두 깔아뭉개고, 모함한다. 재벌 총수는 거액을 숨겨놓고 해외 도피중이고, 종업원은 월급도 못 주고, 보복성 전쟁은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고, 모두가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이는 모두가 새보다 못한, 정도를 걷지 않고, 올바르게 살지 못한 인간들로 인해 빚어진 유리벽 속의 혼돈이요, 어리석음의 반복적 행위이다. 이런 일이 수없이 반복 될 때 그 결과는 자명하다. 나갈 수 없는 유리벽에 머리를 수없이 부딪치다 현기증을 일으켜 주저앉은 참새처럼 지구인들은 언젠가 뇌진탕이나 뇌졸중으로 피 흘리고, 상처받고 지칠지 모른다. 아니 이미 우리는 지치기 시작한 것 같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소비 심리가 이미 위축되고 있다. 해외여행이 크게 줄어 내가 아는 어느 여행사는 최근 매출이 30%로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전 세계인의 마음이 여유가 없고, 너그럽지 못하고 강퍅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유리벽에 머리를 반복해서 부딪치는 참새 같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각자 자기 위치에서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출구를 찾아내는 안목을 키워야한다. 남도 나만큼 존중하고, 공동으로 어려운 일들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터득해야한다. 그리고 겸손하게 남을 사랑하고 도와줄 때 혼돈을 벗어나는 출구가 보이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우리의 한계부터 깨달아야한다. 나의 지적, 육체적, 정서적인 한계, 내 가족, 내 민족, 나아가 인간 모두의 한계를 우선 바라보고 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겸손한 자아 찾기와 깨달음에서부터 출발하여 그 다음에 새로운 질서와 지식을 쌓아간다면 출구는 자연히 드러날 것이다. 그 출구 밖에는 질서정연하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넘쳐나고, 전쟁이 없고 테러도 없고, 행복한 웃음만 넘쳐나는 유토피아가 보이지 않을까.
유토피아란 불가능한 이상 세계가 아니라 유리벽의 바깥쪽 세상이고, 손바닥을 뒤집은 손등에 있는, 손에 잡힐 수 있는 가능한 희망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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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2.01.09 06:00
    이런 좋은 글을 동창들에게 신고도 않고 다른 잡지에 먼저 실어도 되는 건가요? 괜스레 나만 혼자서 안되는 줄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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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흥 2002.01.09 08:00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병근이는 요즘 안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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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근 2001.12.31 00:00
    목하 동면 중인데, 해동이 되어도 쓸거리가 있을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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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길 2002.02.04 08:01
    꿀이 있다고 믿어지는 방 안으로 들어가는 비밀스런 문을 게이트(한국어로는 "끈")라고 하나본데 아직도 나가는 문("지혜"?)을 찾는 사람은 적은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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