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전 옛제자에게서 온 편지>
정말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이렇게 제 홈을 방문해주실줄은..
지금 가까이에만 계시다면 선생님을 뵈러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글월로 올려야겠지만..
지금 제 마음이 너무 앞서서 이곳에 먼저 답글을 올립니다.
예..
맞습니다.
밤 10시까지 자율학습하게 하셨고,
다음날 아침 7시 30분에 출석체크..
야간 자율학습시간에는
선생님께서 항상 교실한복판에 책상과 의자 갖다놓고 공부하고 계셨지요.
쉬는시간 10분, 저녁시간 40분외에는
꼼짝못하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 시간이 무려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저로서는
집에 가서 씻고 책 조금 보다보면 잠자는 시간이 불과 4시간 남짓했던,
정말 끔찍한 고3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저도 지금 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당시 선생님께서 가정생활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하면서
매일밤 그렇게 남아서 학생들 자율학습 지도를 하는 것이
정말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더 그립고 존경! 스러웠습니다.
지금 저희학교 학생들에게도 선생님께서 저희들에게 해주셨던 것
절반만이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제가 대학 수석입학했다는 소식 전화로 제일 먼저 알려주셨던 것 기억하십니까?
선생님 특유의 그 낮은 목소리로..
"너 임마, 수석했더라. 더 좋은 대학 갈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지만.. 하여튼.. 축하한다!. 대학 가서도 열심히 해야한다!" 그러셨지요.
그 말씀이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1, 2학년 때 중간 아래에서 맴돌던 제 성적이 고3때 치솟았던 것,
제가 대학을 수석으로 들어가 4년간 장학생으로,
그리고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생님 덕분입니다.
선생님께서 제 고3 담임이 아니셨다면
지금과는 아마도 많이 다른 모습으로 살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
이번 방학은 12월 20일부터 1월 22일까지 진주 경상대에서 연수가 있습니다.
경상대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다음에 서울 갈 때 언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도 그렇게 매일 늦게까지 자율학습 감독하고 그러시지는 ? 各맒챨憫熾?
너무 무리하시지 마시고, 건강 조심하시기를 빌겠습니다.
다시 연락 올리겠습니다.
선생님의 불초한 제자
김혜원 올림